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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북관계 발전 ‘과유불급’ 확인한 한·미 정상회담

중앙일보 2018.12.03 00:06 종합 30면 지면보기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지부진한 북한 비핵화 협상의 동력을 되살리기로 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그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다. 양국 대통령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전까지는 강력한 대북제재를 유지하면서 내년 1∼2월 사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재확인했다. 중국 시진핑 주석도 북한 비핵화 전까지 대북제재에 동참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약속했다.
 
그동안 북한은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를 약속하고도 핵심적인 조치를 내놓지 않았다. 오히려 대북제재 완화와 때 이른 종전선언을 주장해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 그런데도 정부는 성과의 조급함 속에 대북제재 완화를 미국에 요구했다. 연내 종전선언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답방까지 추진했다. 이 바람에 한·미 사이에 엇박자와 오해가 있었다. 한반도 운명이 걸린 북한 비핵화 문제를 문 정부가 국내 정치 이벤트에 활용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국 내에선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회의론이 팽배해졌다. 그래서 북한 비핵화가 기약 없이 답보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옵션 등의 채찍을 다시 꺼낼지 모른다는 걱정이 미국 민주당에서 나온다고 한다.
 
안갯속 상황에서 열쇠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쥐고 있다. 김 위원장의 비핵화 태도는 북한의 앞날은 물론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좌우할 으뜸 변수다. 그가 실질적이고 진정성 있는 비핵화 조치에 나서지 않으면서 서울을 답방해 봐야 무슨 소득이 있는가. 김 위원장이 그토록 원하는 제재 완화는 털끝만큼도 이뤄지지 않을 게 뻔하다. 남북이 철도 사전 공동조사를 한들 공사 착공도 어려울 뿐이다. 북핵 해결이 최우선이라는 얘기다. 정부는 조급한 남북관계 ‘과속’ 대신 건설적인 한·미 공조 위에 김 위원장이 확실한 비핵화에 이르도록 인내심을 갖고 설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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