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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병사 1명, 폭파한 GP 지역으로 귀순

중앙일보 2018.12.03 00:02 종합 8면 지면보기
지난 20일 북한이 시범철수 대상 GP 폭파 장면에 나선 모습. 지하갱도를 따라 산등성이 80m 길이 구간 폭파가 목격됐다. [사진 국방부]

지난 20일 북한이 시범철수 대상 GP 폭파 장면에 나선 모습. 지하갱도를 따라 산등성이 80m 길이 구간 폭파가 목격됐다. [사진 국방부]

지난달 30일 남북이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를 10곳씩 모두 20곳을 완전히 없앤 뒤 처음으로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었다. 공교롭게도 귀순 지역이 지난달 북한군이 GP를 철거하고 병력과 장비를 철수한 곳이었다.  
 
2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7시56분쯤 강원도 동부전선에 북한군이 귀순했다. 귀순 북한군은 10대 후반 또는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하전사(병사)다. 귀순 당시 MDL 이남으로 이동하는 북한군 1명을 한국군이 일반전초(GOP)에서 감시장비로 발견한 뒤 절차에 따라 신병을 확보했다. 현재 관계기관에서 북한군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군 당국에 따르면 귀순 북한군은 남북 간 GP 시범철수 사업에 따라 북한이 철거하고 한국은 보존키로 한 강원도 고성 지역 GP 인근에서 월남했다. 남북은 9·19 군사합의에 따라 11곳씩 모두 22곳의 GP를 시범적으로 철수·철거하기로 했다. 그러나 ‘보존 가치가 있는 GP는 남겨두자’는 여론이 일면서 1곳씩 모두 2곳은 병력과 장비만 빼고 건물은 그대로 뒀다.
 
북한이 보존한 GP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3년 6월에 방문했던 중부전선의 까칠봉 GP다.  
 
한국이 남기기로 한 고성 지역의 GP는 과거 ‘369 GP’로 불렸던 곳이다.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직후 최초로 만든 GP 중 하나로 산 정상에서 북한의 해금강 지역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국방부는 “역사적 보존 가치가 있고, 동시에 금강산·동해안·감호 등과 연계해 평화적 이용 가능성이 매우 높은 곳”이라며 “동해선 남북도로와 근접해 접근성 또한 뛰어난 장소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북한군이 월남할 당시 한국군 GP는 병력과 장비가 없는 빈 건물이었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 측은 아직 별다른 반응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앞으로 남북이 DMZ 내 GP 완전 철수를 논의할 예정이어서 이번 귀순을 놓고 반응을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북한군이 MDL을 넘어 귀순한 건 지난해 12월 21일 북한군 병사 1명이 중서부 전선으로 넘어온 뒤 1년 만이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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