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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리샹위의 미련 때문에

중앙일보 2018.12.03 00:02 경제 7면 지면보기
<16강전> ●신진서 9단 ○리샹위 5단
 
11보(130~150)=상변 흑 대마는 안형을 찾은 게 거의 확실하지만, 다른 길을 찾지 못한 리샹위는 계속해서 공격을 이어간다. 하지만 사실은 무의미한 희망 고문일 뿐이다. 지금은 그가 선택할 수 있는 다른 방도가 없으니 어쩔 수 없이 가던 길을 계속 가야 한다. 희망이 없는 어둠 속을 더듬을 수밖에 없는 그에겐 이래저래 괴로운 순간이다.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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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샹위는 갑자기 138로 우상귀에 치중했는데, 이는 본래 속내를 숨기고 다른 곳을 치는 '성동격서'형 공격법이다. 사실 리샹위가 노리는 건 여전히 상변 흑 대마다. 우상귀를 공격하는 척하다가 다시 상변 흑 대마를 공격하려고 하는 것이다. 
 
참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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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나온 141이 신진서의 훌륭한 맥점. '참고도' 백1로 나와 반발하면, 이후 수순으로 백은 꼼짝없이 망하게 된다. 백5까지 후수가 되기 때문에 흑6을 당했을 때 백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가 곤란하다. 실전에서 백은 반발하지 못하고 수비적인 자세를 취하며 뒤로 물러섰다. 
 
149로 확실하게 한집이 나면서 흑은 탄탄한 생명력을 얻었다. 이제 흑은 정말 백의 위협으로부터 도망 다녀야 하는 상황이 완벽하게 사라졌다. 사실상 승부는 지금 시점에서 신진서의 승리로 종료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한 리샹위는 150으로 다른 곳을 노려본다. 그의 미련으로 반상의 초읽기는 계속해서 흘러간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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