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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제·황교익 논란의 그들…'황금 도피처' 유튜브로 간다

중앙일보 2018.12.01 08:00
tvN '수요미식회'에 출연한 황교익 [사진 tvN]

tvN '수요미식회'에 출연한 황교익 [사진 tvN]

 
유튜브를 찾는 ‘이슈 메이커’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하나같이 논란을 겪은 후 유튜브를 ‘비상구’처럼 찾고 있다는 점에서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가장 가까운 예부터 보자면,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이 있다. 그는 1일 유튜브에 ‘황교익 TV’를 개설할 예정이다. 우선 짠맛ㆍ단맛 등 인간이 느낄 수 있는 5가지 맛에 대한 에피소드 ‘맛 시리즈’를 12월에 올린다는 계획이다. 앞서 그는 막걸리 맛을 구분하는 실험 과정을 담은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비판해 논란의 한가운데 섰다. 이 과정에서 “혼밥은 사회적 자폐 현상”, “떡볶이는 맛없는 음식” 등 과거 발언까지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최근에는 tvN ‘수요미식회’에서 하차 통보를 받기도 했다.
 
대중의 비판이 여전한 상황에서 방송에 출연하는 것 자체가 부담인 상황이다. 결국 그의 선택은 유튜브였다. 30일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황교익은 “내 마음대로 열심히 떠드는 것만으로는 하고 싶은 말이 전달이 잘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랫동안 1인 방송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논란 치른 황교익, '수요미식회' 하차 후 유튜브로
조덕제 유튜브 채널. 스스로를 '의병대장'이라 주장하며 자신의 무고을 주장하고 있다. 오른쪽 상단에는 자신의 후원계좌를 공개했다. [사진 유튜브]

조덕제 유튜브 채널. 스스로를 '의병대장'이라 주장하며 자신의 무고을 주장하고 있다. 오른쪽 상단에는 자신의 후원계좌를 공개했다. [사진 유튜브]

 
배우 조덕제도 논란 후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는 면에서 보자면 흡사한 경우다. 조덕제는 영화 촬영 중 배우 A를 성추행한 혐의로 지난 9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조덕제 측은 사전 협의가 된 부분이었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대법원 확정판결 후 조덕제도 ‘유튜브’를 선택했다. 현재 그의 유튜브 채널은 5000여명이 구독하고 있다. 그는 첫 동영상에서 자신과 관련된 기사에 비판 댓글을 단 젊은 세대를 향해 “저런 정신 빠진 것들이 그냥 눈이 뒤집혀서 정의니 도덕이니 외치면서 설쳐대는데도 누구 하나 나서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호통쳤다.
 
‘극우 만화가’란 비판을 받으며 각종 논란을 몰고 다녔던 윤서인은 지난 6월 본격적으로 유튜브 채널을 시작했다. 첫 동영상 ‘내가 오죽하면 유튜브를 시작했겠어’에서 그는 “지금은 5공화국 시대보다 무서운 독재시대인 것 같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윤서인의 유튜브 채널은 현재 6만여명이 구독 중이다.
 
만화가 윤서인 유튜브 채널 [사진 유튜브]

만화가 윤서인 유튜브 채널 [사진 유튜브]

3달간 유튜브서 1600만원 벌어들인 윤서인
매체 환경 변화로 매스미디어의 영향력은 약화되고 있지만, 반대로 오픈 플랫폼의 영향력은 높아지고 있다. 그렇기에 주류 미디어에서 선택받지 못한 이들이 활짝 열린 오픈 플랫폼을 찾아 떠나는 모습은 자연스럽다. 점차 무대를 잃어가던 개그맨들이 개인 방송을 통해 활로를 찾으려 했던 게 대표적이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예전에는 영향력이 강력했던 매스미디어의 선택을 받은 후 대중에게 사랑받기를 기대했다면, 이제는 직거래를 통해 자신의 콘텐츠를 증명하려는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유튜브는 다른 어떤 오픈 플랫폼보다 매력적인 플랫폼이라 할 수 있다. 동영상 사업을 먼저 시작한 건 1999년 인터넷방송 기업 '브로드캐스트'를 57억달러(당시 약5조6000억원)에 사들인 ‘야후’였지만, 결국 살아남은 건 광고 수익을 콘텐츠 창작자에게 직접 주는 수익 구조를 창출해, 양질의 콘텐츠를 끌어모은 유튜브였다. 윤서인의 경우 지난 11월 2일 구독자 5만7000명 달성을 기념해 수익을 공개했는데, 지난 3달 동안 벌어들인 수익이 1만4386달러(수수료 포함 1600여만원)였다. 채널을 잘만 운영한다면, 유튜브가 '트러블메이커'들의 ‘황금 도피처’인 셈이다.
 
‘트러블 메이커’들의 유튜브 행, 그 자체를 비판할 수는 없다. 다만 우려가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일부는 유튜브 채널을 자신의 입장을 호소하기 위한 일방적 창구로 활용하며 2차 피해와 확증 편향 심화를 불러오는 모습을 보인다. 조덕제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가하는 행위도 서슴지 않는다. 그럼에도 해당 영상에는 그를 응원하는 댓글만 달린다. 윤서인도 자신의 채널을 통해 “형은 페미니스트 너무 안타깝다. 막 화가 나도 사진이나 외모를 보면 고개가 끄덕끄덕”과 같은 주장을 통해 페미니즘 운동을 지속적으로 조롱하는데, 역시 동조하는 댓글이 대부분이다.
 
자연스러운 현상, 그러나 우려는 …
조덕제 유튜브에 달린 댓글. 응원 댓글이 대부분이다. [이미지 유튜브]

조덕제 유튜브에 달린 댓글. 응원 댓글이 대부분이다. [이미지 유튜브]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자기 합리화를 위해 확증 편향이라는 경향을 이용하고 이를 통해 돈까지 벌려는 모습도 일부 보인다"며 “특히 유명인의 경우 영향력이 적지 않아 배타적인 구독자 집단을 형성하며 소통의 단절이 심화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김교석 평론가는 “확증 편향이 심화될수록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체계적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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