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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묶이고 금리 오르고 … 지방 부동산 더 타격

중앙선데이 2018.12.01 00:02 612호 15면 지면보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경고등’이 켜졌다. 금리 인상 신호가 꾸준히 있었고 인상 폭도 크지 않아 대형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은 작지만, 집값 하락 압력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울 등 수도권보다는 지방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기준금리 인상 후폭풍
수요자 관망세 심해져 거래 감소
강남 아파트값 하락세 지속 전망

3분기 가계부채 1500조 넘어서
소상공인·자영업자들도 직격탄

통상 부동산 시장에서 금리 인상은 악재로 꼽힌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시중금리와 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부동산 시장 위축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미 서울 주택시장은 9·13 부동산 대책 여파로 움츠러드는 분위기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05% 떨어졌다. 3주 연속 내림세다. 낙폭은 지난주(-0.02%)의 두 배가 넘었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가 6주 연속 하락하며 약세를 주도했다. 거래량도 감소세다. 이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0일까지 518건(계약일 기준)으로, 지난달(2480건)의 20.9% 수준이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다만 서울 집값 하락세를 키울지에 대해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기준금리 인상분이 크지 않아 실질적인 가계 부담보다는 심리적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대출 이자가 느는 건 부담스럽지만, 이자 압박에 못 이겨 집을 팔 정도는 아니라는 얘기다. 대출 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2억원을 빌린 사람은 이자가 1년에 50만원, 월 4만원가량 늘어난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출 규제로 이미 돈줄을 묶어놓은 상태라 수요에도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등 대출 규제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이자까지 늘게 되면 수요자의 관망세가 심해져 거래 감소와 집값 조정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경기 침체와 입주 물량 과잉에 시달리는 지방 주택시장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분양시장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중도금 집단대출 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신규 분양 계약자에게도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금리 민감도가 높은 수익형 부동산 시장도 관망세에 접어들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집값의 30% 이상 빚을 내는 것은 자제하는 등 시장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부동산 뿐 아니라 가계와 자영업자의 대출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은에 따르면 가계부채는 올 3분기 1514조원에 이른다. 대출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이자율이 낮은 주택담보대출마저도 연 4% 문턱을 넘은 지 오래다. 5%를 넘보는 중이다. 투자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기를 맞아 ‘대출 다이어트’에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국 금리 인상, 전망이 불투명한 미·중 무역 전쟁, 신흥국 경기 우려 등이 맞물려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힘든 지금 재테크를 고려하기보다는 대출금, 이자 부담 줄이기에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은 추산에 따르면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시 가계의 이자 부담은 약 2조5000억원 증가한다. 김인응 우리은행 테헤란로금융센터장은 “쓰지도 않았는데 수조원 가처분소득이 사라져 경기 둔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600조원에 달하는 자영업자 대출도 문제다. 570만 자영업자 1인당 1억원 이상의 빚을 안고 있는 셈이다. 대출 금리가 0.25% 오르면 자영업자가 부담해야 할 연간 이자는 1조5000억원 이상 늘어난다. 게다가 대부분의 자영업자가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돌려막기’로 충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금리 인상으로 가장 취약한 계층인 소상공인·자영업자가 가장 큰 타격을 볼 것”이라며 “정부가 최근 부동산·최저임금·일자리 정책에 대한 잇따른 실책을 금리 인상으로 덮으려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도 “최근 늘어난 자영업 대출은 장사가 잘돼 확장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반대로 버티기 위한 것”이라며 “정부는 자영업 탈출 대책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영주·조현숙·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숫자로 본 경제] 98.4
◆경기동행지수=10월 기준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 7개월 연속 하락해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 5월(97.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전월보다 0.4포인트 떨어져 98.8이 됐다. 올 10월에 생산(0.4%), 소매(0.2%), 설비투자(1.9%)가 모두 늘어났지만 동행지수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은 “생산·소비·투자 등 대부분의 지표가 전월보다 개선됐지만 개선 흐름이 아주 강하지는 않아 경기 지표가 하락에서 상승으로 전환하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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