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본문

고교 야구 감독들 ‘해도 해도 너무한다’

일간스포츠 2006.06.08 10:13
‘해도 해도 너무한다.’

7일 경남고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청룡기 대회에서 고교 투수들의 혹사가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이날 결승전에 나선 광주 진흥고 에이스 정영일은 16이닝동안 무려 222개의 살인적인 투구수를 기록했다. 또 경남고 이상화도 13⅓이닝 동안 162개의 공을 던졌다.

특히 정영일은 결승전까지 매경기 등판했다. 5월30일 성남서고전에서 8⅔이닝 동안 121개를 던진 것을 시작으로 2일 대전고 8이닝 122개. 4일 충암고전 9⅔이닝 122개. 6일 덕수정보고전 8⅓이닝 117개를 기록하는 등 9일 동안 총 741개를 던졌다. 피칭머신도 이렇게 많이 던지게 하지 않는다. 이에 앞서 장영일은 지난 4월 대통령배 대회에서도 13⅔이닝동안 242개를 던져 한바탕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프로가 출범한 후 이렇게 고교투수들이 단기간에 많은 공을 던진 유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1960년대나 70년대에 있었던 일이 최근 들어 비일비재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프로 출신 감독들이 있는 팀에서 일어나고 있어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아직 성장중인 고교 투수들은 뼈나 근육이 완전히 여물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렇게 혹사를 하다보면 어깨 근육에 무리가 가게 돼고 결국 부상으로 이어져 선수생명이 단축된다. 1990년 초반 최고의 투수라고 평가받았던 경남상고 김건덕이 대학진학 후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 것이 이를 잘 증명해준다.

하지만 선수들은 던질 수밖에 없다. 바로 감독의 우승 욕심때문이다. 광주 진흥고 사령탑은 해태에서 오랫동안 선수와 코치생활을 했던 박철우 감독이다.

경남고 이종운 감독도 마찬가지이다. 1992년 롯데 우승 주역이기도 한 이감독은 이번대회 우승을 위해 이상화를 혹사시켰다. 본인은 ‘우승 감독’이라고 뿌듯하겠지만 박 감독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자리를 보전하기위해 어린 제자를 희생시켰다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 물론 본인들은 ‘어떻게 오른 결승전인데…’라며 반문할 수 있지만 혹사 정도가 너무 지나치다.

이제는 대한야구협회가 나서야 할 때다. 월드베이스볼 클래식 때처럼 투구수를 제한해서 어린 유망주들을 보호해야 한다. 말로만 제도적인 장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다.

이석희 기자 <seri@ilgan.co.kr>
공유하기

Innovation Lab

Branded Content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