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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한국 덮칠 퍼펙트스톰···그 중 금리인상 먼저 터졌다

중앙일보 2018.11.30 10:07
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한 학생이 채용게시판 앞을 지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10일 발표한 '2017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실업자는 102만8000명(9.9%)으로 전년대비 1만6000명 증가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6년 101만2000명에 이어 2년 연속 100만명대 돌파이자, 연간 통계가 작성된 2000년 이후 역대 최고치다. 2018.1.11/뉴스1

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한 학생이 채용게시판 앞을 지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10일 발표한 '2017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실업자는 102만8000명(9.9%)으로 전년대비 1만6000명 증가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6년 101만2000명에 이어 2년 연속 100만명대 돌파이자, 연간 통계가 작성된 2000년 이후 역대 최고치다. 2018.1.11/뉴스1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5%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한국 경제가 설상가상의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생산·소비·투자의 복합 부진, 주력 산업의 고전과 신성장동력의 부재, 고용 쇼크, 미중 무역전쟁 등 가뜩이나 많은 짐을 이고 진 늙은이같은 한국 경제에 아주 무거운 짐 하나가 더 얹어진 격이라서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을 양대 축으로 하는 경제 정책을 유지해오고 있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다. 혁신성장은 여전히 구체적인 그림이 그려지지 않은 채 뜬 구름 잡는 듯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소득주도 성장은 역효과에 고전하고 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을 핵심으로 하는 소득주도 성장 정책 시행 이후 오히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겪게 됐고 결과적으로 고용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민간 소비 여력을 줄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자동차, 조선 등 주력 제조업체들이 대외 경쟁력을 잃어가면서 기업도 투자를 줄이고 있다. 유일한 의지 대상이었던 반도체와 관련해서도 곧 활황 국면이 꺾일 것이라는 우울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역시 반도체에 의지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수출마저 꺾일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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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에만 해도 달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였던 연 3% 성장은 이제 꿈같은 목표치가 됐다. 한국은행은 3.0%에서 2.9%로, 2.9%에서 2.7%로 두 차례나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지만 시장에서는 2.7% 달성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넘쳐난다. 게다가 좀처럼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도 갈 길 바쁜 한국 경제의 뒷다리를 붙잡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인상이라는 아주 무거운 짐 하나가 더 추가된 형국이다. 금리 인상은 시중의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역할을 한다. 유동성이 줄어들면 기업은 투자를 더 줄이고 가계는 소비를 더 줄인다. 특히 1500조의 가계부채를 떠안고 있는 가계는 이자 부담이 커져 지갑을 더욱 닫을 수 밖에 없다. 경기 침체가 가속화할 수도 있다.  
자료 KDI

자료 KDI

 
물론 이번 금리 인상에 대해 한미간 금리격차의 해소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연 2.0~2.25%까지 높인데다가 추가 금리 인상도 예고한 상황이라 이번에 올리지 않으면 금리격차가 1%포인트 이상 벌어질 수 있었다. 금리 격차가 과도하게 벌어지면 투자자금이 고금리를 쫓아 외국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 이미 지난 10월 증시 폭락 때 외국인이 5년4개월만의 최고액인 4조6000억원을 순매도한 것이나 9월과 10월 연속으로 채권 투자 순유출을 기록한 것과 관련해 금리 격차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과의 금리차로 자본유출 우려가 큰데다가 향후 금통위의 금리인하 등 정책 여력 확보를 위해서라도 이번에 올리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허진욱 삼성증권 거시경제팀장은 “0.25%포인트 정도의 금리 인상은 시장에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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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역시 경기 둔화 우려 때문에 금리인상을 달갑지 않아하는 시각도 많다. KDI는 지난 6일 발표한 ‘2018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통화정책은 내수 경기 둔화 및 고용부진으로 인해 물가가 빠르게 상승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해 현재 수준의 완화적인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완화적 통화정책은 낮은 수준의 기준금리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금리 인상에 반대 의견을 피력한 것이다.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은 “단기적 경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책의 기조변화는 신중했으면 좋겠다는 의미”라고 부연 설명하기도 했다.  
 
정치권과 시장에서도 반대 의견이 나온다.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달 한은 국정감사에서 “성장률이 나빠지고 고용이 악화하는 거시 경제상황에서 금리를 올리면 거시 경제 부담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문제제기를 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중앙은행은 경제 주체들이 어려울 때 치어리더 역할을 해줘야 한다. 경기 상황이 나았던 상반기에 올렸다면 모르겠지만 지금처럼 경기 상황이 나쁠 때 올리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찬반 의견을 떠나 결과적으로 금리 인상이라는 짐을 하나 더 짊어진 한국 경제는 어떻게 해야 험난한 파고를 헤쳐나갈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결국 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의 경제 정책 방향 전환을 주문한다. 규제완화와 기업 투자 촉진 등의 정책 전환을 통해 소득주도 성장 정책이 불러온 고용 악화와 소비 침체, 투자 부진을 해소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미 노동비용이 상승했고 이를 낮추기 어려운 상황에서 금리인상으로 금융 비용까지 높아졌다. 그렇다면 규제 완화 등을 통해 다른 비용을 낮춰 경기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방향의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석·김태윤·염지현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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