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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강원도 지역 스키장이 일제히 개장하면서 본격적인 스키 시즌에 들어섰다. 올겨울은 평창 겨울올림픽이 끝난 뒤 처음 맞는 시즌이어서 의미가 남다르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질주했던 슬로프를 누빌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어서다. 
지난겨울의 열띤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전국의 스키장이 이전까지 선보이지 않았던 색다른 재미를 내세웠다. 슬로프를 분홍빛으로 물들이는 이벤트를 벌이는가 하면, 스키장 한쪽에 눈 테마파크를 조성하거나 산책로를 화려한 조명으로 꾸미기도 한다. 먼지 풀풀 쌓인 스키를 다시 꺼낼 때다. 아니, 스키를 안 타도 스키장으로 놀러 갈 때다.

2018∼19 스키 시즌 개막
평창 겨울올림픽 무대 스키장
올림픽 기념 이벤트 다채로워

휘닉스, 올림픽코스 5개 첫선
스타 셰프가 만든 메뉴도 출시

비발디파크 눈놀이공원 새단장
오크밸리는 산책로에 3D 조명쇼

올겨울은 평창올림픽을 치른 뒤 처음으로 맞는 스키 시즌이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질주했던 슬로프를 누빌 수 있다는 기대감에 수많은 스키, 스노보더가 스키장을 찾고 있다. 지난 24일 휘닉스 스노우파크의 앰버서더로 임명된 스무 명의 모습. 오종택 기자

올겨울은 평창올림픽을 치른 뒤 처음으로 맞는 스키 시즌이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질주했던 슬로프를 누빌 수 있다는 기대감에 수많은 스키, 스노보더가 스키장을 찾고 있다. 지난 24일 휘닉스 스노우파크의 앰버서더로 임명된 스무 명의 모습. 오종택 기자

 
2년 만에 만끽하는 평창의 겨울
강원도 평창에 자리한 스키장 세 곳은 지난 시즌 올림픽을 치르느라 손님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알펜시아리조트는 시즌 내내 영업을 접었고, 휘닉스 스노우파크와 용평리조트는 일부 슬로프만 개방했고 영업 기간도 짧았다. 올해는 다르다.
올림픽 9개 종목의 무대였던 휘닉스 스노우파크는 ‘올림픽 코스’ 5개를 최초로 선보인다. 먼저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종목에서 이상호 선수가 은메달을 딴 코스를 ‘이상호 코스’라고 이름을 붙였다. 기존 듀크 코스의 폭을 넓혔고, 중간중간 큰 웨이브를 설치해 재미를 더했다. ‘슬로프스타일 코스’는 대회가 끝난 뒤 기물을 제거하고 점프대를 깎아 중급 코스로 단장했다. 리조트 단지와 골프장까지 내다보이는 경관이 좋다. 
휘닉스 스노우파크는 이상호 선수가 질주했던 올림픽 코스를 '이상호 코스'로 이름 붙였다. [연합뉴스]

휘닉스 스노우파크는 이상호 선수가 질주했던 올림픽 코스를 '이상호 코스'로 이름 붙였다. [연합뉴스]

수준급의 스키어·스노보더를 위한 크로스·모굴·하프파이프 코스는 12월 중순 이후 개장한다. 특히 하프파이프 코스는 ‘스노보드의 황제’ 숀 화이트(미국)와 한국계 미국인 클로이 킴이 지난 올림픽에서 가장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던 현장이다. 
지난 24일 휘닉스 스노우파크를 찾은 이동영(33)씨는 “지난겨울엔 어쩔 수 없이 경기도에 있는 스키장을 많이 갔다”며 “세계적인 선수가 활강했던 코스가 열린다는 사실만으로 설렌다”고 말했다. 
슬로프 말고도 올림픽을 추억하는 공간은 많다. 알펜시아 리조트는 모노레일을 타고 150m 높이의 스키점프대에 올라갈 수 있다. 일반인이 점프를 할 수는 없다. 대신 다리가 후들거리는 하늘길을 걷고, 스켈레톤·봅슬레이 경기가 열린 슬라이딩 센터와 노르딕 스키 종목이 열린 골프장을 굽어볼 수 있다. 입장권 6000원. 리조트 매표소 2층에는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스키 역사관도 있다.
지난겨울 손님을 받지 않았던 알펜시아리조트에서는 스키점프대에 올라볼 수 있다. [중앙포토]

지난겨울 손님을 받지 않았던 알펜시아리조트에서는 스키점프대에 올라볼 수 있다. [중앙포토]

휘닉스 스노우파크는 콘도 블루동 1003호를 ‘숀 화이트 룸’으로 꾸며 12월부터 개방한다. 화이트가 지난 2월 7~16일 머물렀던 객실을 그의 미국 집처럼 내부를 꾸몄다. 캐주얼한 분위기의 가구와 집기를 들이고, 화려한 그래픽을 새긴 보드 데크를 전시한다. 
용평리조트는 스위스·오스트리아 등 NOC(국가올림픽위원회) 하우스를 꾸렸던 7개 나라를 기념하는 사진과 현판을 곳곳에 전시했다. 한일정상회담이 열린 블리스힐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의 기념사진이 걸려 있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금메달리스트인 숀 화이트(미국). 휘닉스 평창은 그를 기념하는 객실을 운영한다. [중앙포토]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금메달리스트인 숀 화이트(미국). 휘닉스 평창은 그를 기념하는 객실을 운영한다. [중앙포토]

 
무료 강습부터 해외 리조트 혜택까지
스키장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스키 바람이 일어나기를 기대한다. 올림픽이 열리기 전까지 스키 인구가 해마다 주는 추세였기 때문이다. 스키장마다 시즌권·리프트권 할인행사를 벌여 이용객을 늘리려고도 하지만, 스키 저변을 확대하려는 시도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휘닉스 스노우파크는 올 시즌 개막과 함께 ‘휘닉스 앰버서더’를 임명했다. 20~30대 스키·스노보드 마니아와 SNS에서 인지도 높은 인플루언서 20명을 앰버서더로 임명해 겨울 스포츠를 만끽하는 사진과 영상을 올리도록 했다. 이들에게는 시즌권은 물론이고 숀 화이트 룸 숙박권 등 혜택을 준다.
휘닉스 스노우파크의 앰버서더가 설원을 질주하는 모습. 앰버서더는 20~30대 스키·스노보드 마니아로 올겨울 SNS 등을 통해 왕성한 홍보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오종택 기자

휘닉스 스노우파크의 앰버서더가 설원을 질주하는 모습. 앰버서더는 20~30대 스키·스노보드 마니아로 올겨울 SNS 등을 통해 왕성한 홍보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오종택 기자

하이원리조트는 스키 강습 프로그램을 차별화했다. 중상급 스키어를 위해 데몬스트레이터(최고 등급 강사)가 숏턴·카빙턴·모굴 기술을 무료로 알려준다. 홈페이지를 통해 참가자를 선착순 모집할 예정이다. 휘닉스 스노우파크의 초등학생 이하 어린이를 위한 ‘프리미엄 키즈 강습’은 부모의 마음을 헤아렸다. 부모 전용 라운지에서 아이가 스키 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이원리조트는 다양한 어린이 강습 프로그램과 중상급 성인 스키어를 위한 무료 강습을 진행한다. [사진 하이원리조트]

하이원리조트는 다양한 어린이 강습 프로그램과 중상급 성인 스키어를 위한 무료 강습을 진행한다. [사진 하이원리조트]

이용객이 스키와 스노보드에 집중할 수 있도록 편의시설을 개선한 스키장도 눈에 띈다. 곤지암리조트는 200억원을 들여 동시에 1000대 이상을 주차할 수 있는 4층 높이 주차장을 새로 지었다. 영상을 활용한 주차 유도 시스템도 설치해 이용객이 주차장에서 버리는 시간을 최소화했다. 용평리조트는 이번 시즌 리프트권을 교통카드처럼 인식하는 RFID 시스템을 도입해 리프트 대기시간을 줄였다.
스키장이 익숙하지 않은 초보 스키어를 도와주는 곤지암 v맨. [사진 곤지암리조트]

스키장이 익숙하지 않은 초보 스키어를 도와주는 곤지암 v맨. [사진 곤지암리조트]

호텔 컨시어지처럼 이용객을 도와주는 서비스도 있다. 곤지암리조트는 ‘곤지암 V맨’이 스키장이 익숙하지 않은 고객을 일일이 챙긴다. 장비 운반부터 티켓 발권, 장비 착용, 슬로프 입장까지 모든 과정을 도와준다. 휘닉스 스노우파크는 휘닉스 호텔 투숙객의 장비를 1층 로비 전용 거치대에서 보관해준다.
해외 스키리조트와 제휴한 스키장도 있다. 하이원리조트는 시즌권 소지자에게 일본 이와테현 앗피스키장 5일 무료 이용권을 준다. 용평리조트 시즌권 소지자는 캐나다 로키산맥의 3대 스키장을 이용할 수 있다. 앨버타주 밴프에 위치한 레이크루이스, 밴프 선샤인, 마운틴 노퀘이 3개 스키장의 통합 리프트 5일권을 증정한다. 
 
컬러 라이딩 즐기고 힙합 파티까지
요즘 스키장은 스키 외에도 즐길 거리와 이벤트에 정성을 쏟는다. 이를테면 휘닉스 스노우파크는 ‘슬로프는 하얗다’는 상식을 깬다. 12월 22일 진행되는 ‘컬러 라이딩’ 이벤트 이야기다. 이상호 코스의 주인공 이상호 선수가 오륜기 색깔의 스모그를 뿜으며 분홍색·파란색 슬로프를 질주한다. 이상호 선수에 이어 일반인 400명이 컬러 라이딩을 즐긴다. 현재 홈페이지에서 참가자를 모집 중이다. 휘닉스 평창 우진홍 대표는 “평창 올림픽의 유산을 활용하면서도 참신한 이벤트를 통해 젊고 발랄한 스키장의 이미지를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휘닉스 스노우파크가 다음달 공개하는 올림픽 모굴 코스. [사진 휘닉스 호텔 앤 리조트]

휘닉스 스노우파크가 다음달 공개하는 올림픽 모굴 코스. [사진 휘닉스 호텔 앤 리조트]

휘닉스 호텔 포레스트홀에서는 컬러 라이딩 행사가 열리는 12월 22일부터 24일까지 밤마다 맥주를 마시며 스탠딩 공연을 즐기는 ‘아프레 스키(Apres Ski)’ 파티가 진행된다. 비와이·카밀라·치타 등 힙합 가수와 DJ가 ‘뜨거운 밤’을 책임진다. 비발디파크 스키월드 메인 무대에서는 무료 공연이 이어진다. 12월 24일에는 드림캐쳐, 31일 데프콘이 출연하고 2019년 1월부터는 토요일 밤마다 힙합 공연이 펼쳐진다. 마미손·제시 등이 출연한다. 
하이원 그랜드호텔에서는 12월 23일 알리·별, 24일 백지영, 1월 5일 일본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가 출연하는 공연을 연다. 12월 공연은 스키장 이용권이나 식당 영수증만 있어도 볼 수 있고, 유키 구라모토 공연은 투숙객만 볼 수 있다.
비발디파크가 지난해 첫선을 보인 눈 놀이공원 '스노위랜드'. 다음달 개장 예정이다. [사진 대명리조트]

비발디파크가 지난해 첫선을 보인 눈 놀이공원 '스노위랜드'. 다음달 개장 예정이다. [사진 대명리조트]

오크밸리리조트는 소문난 산책로 ‘숨길’에서 화려한 조명과 음악을 즐기는 ‘소나타 오브 라이트’를 선보인다. 편도 1.4㎞에 이르는 숲길에 나무·돌 등 자연을 배경 삼아 3D 조명을 쏘는 미디어 아트를 스키장 최초로 선보인다. 스키장에서 셔틀을 타고 골프 빌리지로 이동해야 한다. 12월 24일 개장한다. 비발디파크는 눈 테마파크 ‘스노위랜드’로 오르는 곤돌라를 13대에서 28대로 늘렸다. 
'냉장고를 부탁해' 등 TV 프로그램을 통해 친숙해진 이자카야 카덴 정호영 셰프가 올겨울 휘닉스 호텔에서 시그니처 메뉴를 선보인다.

'냉장고를 부탁해' 등 TV 프로그램을 통해 친숙해진 이자카야 카덴 정호영 셰프가 올겨울 휘닉스 호텔에서 시그니처 메뉴를 선보인다.

스타 셰프와의 협업도 계속된다. 지난 시즌에는 레이먼 킴 셰프가 곤지암리조트에 뷔페 ‘미라시아’를 개장했고, 올 시즌에는 일식 셰프 정호영이 휘닉스 호텔과 협업한다. 휘닉스 호텔 1층 라운지 ‘아베토’가 점심시간에 ‘우동 바’로 변신하고, 3층 ‘온도’ 레스토랑은 저녁시간 ‘이자카야’로 변신해 정호영 셰프가 운영하는 ‘우동 카덴’과 ‘이자카야 카덴’의 시그니처 메뉴를 판매한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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