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강경화 왜 文수행 대신 멕시코 갔나···거기 김영남 있다

중앙일보 2018.11.28 11:10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미국,파나마, 멕시코 출장을 위해 28일 오전 인천공항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미국,파나마, 멕시코 출장을 위해 28일 오전 인천공항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바비쉬 체코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순방 일정에 돌입한다. 그런데 문 대통령 곁에서 보좌할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다. 
강 장관은 2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신임 대통령 취임식에 경축 특사 자격으로 참석하기 위해서다. 대신 문 대통령 순방에는 조현 외교부 1차관이 수행 중이다.
외교장관이 대통령의 순방을 수행하지 않고 단독 일정을 소화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강 장관은 뉴욕을 경유해 파나마를 먼저 방문, 양국 외교장관회담 등을 한 뒤 1일 멕시코시티로 건너가 취임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오브라도르 신임 대통령을 예방해 양국 관계 강화를 희망하는 문 대통령의 친서도 전달한다.  
정부가 외국 정상 취임식에 보내는 경축 특사의 급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양자 관계와 참석자 수준 등을 고려해 여당 국회의원이나 전직 외교장관 등 다양한 인사들이 임명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취임식에는 20여개 국가의 정상급 인사 등 경축사절단 2000명이 참석한다. 멕시코는 2005년 중남미 최초로 우리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한 핵심 우방국으로, 최상의 협력 관계를 계속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취임식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한다. 급을 맞추기 위해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하는 방안도 있지만, 대통령 해외 순방 중에는 총리가 자리를 비울 수 없다.
북한에서는 헌법상 국가 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취임식 경축 특사로 온다. 공식 면담은 아니더라도 강 장관이 김 총리와 행사장에서 조우할 가능성은 있다. 김 총리는 지난 2월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식에 북측 대표단장으로 참석, 강 장관과는 구면이다. 정부 당국자는 “현재로썬 북측 인사와 접촉할 계획은 없지만 가능성은 타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장관이 뉴욕을 경유하면서 미측 인사들과 만날지도 주목된다. 강 장관은 현지시간으로 28일 오전 뉴욕에 도착해 만 하루 정도 머문다. 외교부 관계자는 “국무부 인사들과의 회담이나 면담은 잡힌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강 장관의 카운터파트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해 주요20개국(G20) 회의가 열리는 아르헨티나로 이동하기 때문에 만남이 어렵다. 다만 강 장관은 친정인 유엔을 찾아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 등 고위급 인사들을 만나 북핵 문제 등을 논의한다. 제재 문제가 거론될 가능성도 있다.  
문 대통령이 북핵 외교를 펼칠 주요 G20 정상회의 현장에 외교부 수장이 ‘부재중’이라는 데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한 전직 외교관은 “아무리 멕시코가 중요하다지만, 북핵 문제를 청와대가 주도하고 주무부처인 외교부는 배제되는 듯한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볼 여지도 없는 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