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국인들의 두리안 사랑, 귀한 말레이 호랑이까지 위협

중앙일보 2018.11.28 01:40
 ‘열대 과일의 왕’으로 불리는 두리안을 찾는 중국인이 급증하면서 최상급 말레이시아산 두리안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중국인의 두리안에 대한 전례 없는 수요로 말레이시아가 큰돈을 벌어들이고 있다”며 “지난 5년간 값이 4배로 올랐다”고 전했다. 
두리안. [중앙포토]

두리안. [중앙포토]

말레이시아에서 두리안은 그간 가족이 꾸리는 과수원이나 소규모 농장에서 주로 재배됐는데 중국의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최근 정부가 대규모 재배를 장려하는 추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현지 부동산 기업까지 뛰어드는 등 두리안 재배 열풍이 불고 있다. 가디언은 “말레이 농업계에서 두리안은 ‘금’처럼 여겨진다”며 “두리안을 재배하는 것은 더는 취미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두리안 5년새 값 4배로 올라
“2030년까지 수출 50% 증가”…최대 수출품 등극 코앞
호랑이 서식지에 대형 농장 건설 계획도

 
이 때문에 멸종 위기에 놓인 말레이 호랑이가 서식지를 잃어가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가디언 등은 지난달 말레이 호랑이 보호구역이 위치한 말레이시아 파항주 라우부 숲이 두리안 농장으로 바뀔 계획이라고 전했다. 
 
환경단체들이 “팜오일이 오랑우탄 같은 멸종위기종의 서식지를 파괴한 것처럼 두리안이 호랑이에게도 똑같이 파괴적일 것”이라고 우려하는 이유다. 3년 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말레이 호랑이를 ‘멸종위기’ 군에서 ‘중대한 멸종위기’ 군으로 재지정했다.  
두리안.[중앙포토]

두리안.[중앙포토]

두리안은 동남아시아에서 사랑받는 독특한 열대과일이다. 껍질에 가시가 돋아 있고 냄새가 지독하지만 달고 부드러운 맛 때문에 찾는 이가 많다. 특히 중국인의 두리안 사랑은 못 말린다. 두리안이 들어간 피자, 버터, 샐러드드레싱, 우유 등이 있을 정도다. 두리안 가운데서도 향이 좋은 말레이산 ‘무상 킹’을 최고급으로 쳐 중국에서 비싼 가격으로 수입하고 있다.
 
중국의 두리안 수입 규모는 지난 10년간 평균 26% 증가했다. 2016년에는 11억 달러(약 1조2430억원)에 해당하는 두리안을 사들였다. 전체 수입의 40%는 세계 최대의 두리안 생산국인 태국에서 온다. 말레이산 비중은 1%에 불과하지만 말레이 정부가 대대적 지원에 나서고 있는 만큼 규모가 대폭 늘 것이란 예측이다. 
 
가디언은 “올해 말레이시아는 중국으로 1만4600t에 달하는 두리안을 수출했는데 2030년에는 규모가 50% 이상 증가한 2만2000t에 이를 것”이라고 전했다. 조만간 말레이의 가장 큰 수출 품목인 팜오일의 수출액을 두리안이 뛰어넘을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싱가포르에선 지하철에 두리안 반입이 금지된다. [사진 스카이뉴스]

싱가포르에선 지하철에 두리안 반입이 금지된다. [사진 스카이뉴스]

두리안은 고약한 냄새 탓에 일부 동남아의 호텔이나 공항, 대중교통 등에서 반입이 금지된다. 싱가포르에선 두리안을 갖고 지하철을 타다 적발되면 500싱가포르달러(약 41만원)의 벌금을 문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관련기사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