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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와해 첫 공판’…삼성 측 “불출석 배려” 재판부 “朴도 출석”

중앙일보 2018.11.27 17:55
27일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의혹과 관련해 서울중앙지법에서 첫 공판이 열렸다. [중앙포토]

27일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의혹과 관련해 서울중앙지법에서 첫 공판이 열렸다. [중앙포토]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 의혹 첫 공판이 27일 열린 가운데 삼성 측 임원이 ‘피고인이 법정에 출석하지 않고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재판부는 피고인의 법정 출석은 ‘의무’인 동시에 ‘권리’라며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김태업)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최평석 전 삼성전자서비스 전무 등 32명이 참석했다.
 
이 의장은 “지금 법정에 있는 피고인 대부분이 삼성 관계사에서 일하고 있다. 사람이 많으니 재판 횟수도 많을 것”이라며 “재판장께서는 모두 재판에 참석해야 한다고 했는데, 가능하면 저희 직원이 일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형사재판에서 피고인 출석은 의무”라며 “본인 재판에 출석하지 않겠다고 하면 ‘왜 출석하지 않냐’고 하는 게 아니라 구인할 수 있고,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는다면 구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출석으로 인한) 불편함 때문에 있는 게 (피고인이 없는 상태에서 진행하는) 궐석재판”이라면서도 “이는 후진적인 제3세계에서나 하는 재판으로, 피고인이 출석한 상태에서 공개된 재판을 받을 권리가 보장되는지는 선진국의 척도”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자리(대법정)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도 밤늦게까지 졸면서 재판을 받았다”며 “재판 출석은 피고인의 권리이자 의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의장 등은 삼성 미전실 인사지원팀 주도로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공작인 이른바 '그린화' 전략을 기획하고 실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들이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설립 움직임이 본격화된 2013년 6월 종합상황실을 꾸리고, 신속대응팀을 설치 및 운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협력업체 폐업 및 조합원 재취업 방해, 차별대우 및 노조 탈퇴 종용, 조합활동 이유로 임금 삭감, 한국경영자총협회 단체교섭 지연 및 불응, 재산관계, 임신 여부 등 조합원 사찰 등을 한 혐의도 있다.
 
이와 함께 노조 와해 전문으로 알려진 노무컨설팅업체와 경찰 정보관을 동원하고, 노조 탄압에 반발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 염호석씨 부친을 회유해 노조장이 아닌 가족장으로 장례를 치르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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