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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42대 1 뚫고도 … ‘강남 로또’ 놓친 38명

중앙일보 2018.11.27 14:32 경제 4면 지면보기
지난달 31일 서울 송파구 래미안갤러리에 개관한 '래미안 리더스원'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이 단지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지난달 31일 서울 송파구 래미안갤러리에 개관한 '래미안 리더스원'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이 단지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지난 6일 22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뚫고 서울 서초구 서초동 '래미안 리더스원'(우성 1차 재건축) 전용 84㎡에 당첨된 이모씨. 1차 계약금 5000만원을 준비하던 중 청약 가점 계산 착오로 당첨 취소 통보를 받았다. 지난해부터 같이 사는 노부모를 부양가족 점수에 반영했는데, 이 경우 3년 이상 동일 주민등록등본에 올라 있어야 부양가족으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이씨는 "로또를 날린 기분"이라며 "가점을 계산하기가 너무 헷갈린다"고 말했다. 
 

부양가족·무주택기간 잘못 기재
당첨자 중 16% 부적격 판정 받아
기준 강화돼 청약 때 잘 살펴봐야

강남권 '로또 아파트'에도 부적격 당첨자가 속출하고 있다. 1순위 평균 4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래미안 리더스원'의 분양 당첨자 232명 중 16.4%인 38명이 부적격자로 판정됐다. 이는 지난 3월 분양한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자이개포'(개포 8단지 재건축) 부적격 비율인 11%보다 높은 수치다. 애초 90여 명이 부적격 의심 통보를 받았지만, 이 중 50여 명이 소명 절차를 거쳐 부적격 사유를 해소했다. 
 
청약자가 인터넷 청약 때 가점 항목을 잘못 입력하는 경우가 많았다. 세대주 여부, 거주지역, 거주 기간과 주택 소유 여부,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 수 등이다. 래미안 리더스원 분양 관계자는 "부양가족 수와 무주택 기간을 잘못 기재해 당첨이 취소된 경우가 가장 많았다"며 "부양가족에 청약자 본인을 넣어 가점을 매기는 사례도 나왔다"고 말했다. 중간에 집을 샀다가 판 것을 깜빡하고 무주택기간을 길게 입력하거나, 청약 1순위 해당 지역(서울) 거주자가 아닌 청약자도 있었다. 
 
실제 이런 사유로 부적격 당첨자가 되는 일이 빈번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청약 부적격 건수는 9488건로 집계됐다. 청약 가점을 잘못 기재한 경우가 7000건으로 전체의 73.8%나 됐다. 재당첨 제한 규정 위반이 1018건(10.7%)으로 뒤를 이었다. 분양대행사인 내외주건 김세원 상무는 "청약제도 자체가 기본적으로 복잡한데, 제도가 계속 바뀌고 있어 가점 계산 착오 같은 '단순 실수'가 끊이질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부적격 당첨자는 청약통장이 무효가 되거나 재당첨 제한 적용을 받지는 않는다. 그러나 당첨일로부터 1년간 청약할 수 없다. 다음 달 초 '주택 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이 시행되면 지방은 6개월간 청약이 제한된다. 부적격자 물량은 당첨자 가운데 계약 포기 물량과 함께 예비 당첨자에게 돌아간다. 래미안 리더스원 정당계약은 28일까지다. 예비당첨자 계약 이후에도 미계약분이 있으면 인터넷을 통해 선착순 분양에 들어간다. 
 
앞으로 부적격 당첨자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다음 달 청약제도가 개정되면 분양권·입주권 소유자는 유주택자로 분류되고, 주택을 소유한 직계존속은 부양가족 가점 산정에서 제외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청약자는 청약에 앞서 세부 기준 등을 충분히 숙지해야 한다"며 "국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청약 시스템을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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