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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T대통령” 트윗 … 트럼프, 기름값 떨어지자 셀프 칭찬

중앙일보 2018.11.27 00:02 경제 2면 지면보기
트럼프. [연합뉴스]

트럼프. [연합뉴스]

“T 대통령님, 감사합니다.”
 

“유가 크게 떨어진 건 대단한 일
대규모 감세처럼 좋은 경제뉴스”
OPEC 내달 회의 … 감산 논의할 듯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셀프 칭찬’을 했다. 25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유가 하락을 언급하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3인칭 대명사 ‘프레지던트 T’로 부르며 “유가가 크게 떨어진 것은 대단한 일이다. 이건 대규모 감세와도 같으며 우리에게 좋은 경제 뉴스”라고 적었다. 최근 유가 급락이 모두 본인 공이고, 이는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자부심이 드러난 발언이다.
 
저유가를 향한 트럼프의 집념은 여러 차례 트위터에 표출됐다. 그는 지난 21일 “유가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며 “사우디아라비아에 고맙다, 조금 더 (유가를) 낮추자”고 썼다. 앞서 13일에는 “사우디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생산을 줄이지 않길 바란다”며 “유가는 공급에 기반해 더 낮아져야 한다”고 했다.
 
미 대통령 입김에 힘입어 국제 유가는 기록적인 하락세다. 지난 23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 대비 7.7% 떨어진 배럴당 50.42달러를 기록했다. 2015년 7월 이후 3년 4개월 만에 일일 최대 낙폭이다. WTI는 이제 전월 고점 대비 31% 추락해 연중 최지치에 도달했다.
 
지난 2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 자신을 ‘프레지던트 T’라고 부르며 감사를 표했다.

지난 2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 자신을 ‘프레지던트 T’라고 부르며 감사를 표했다.

전문가들은 공급 과잉이 유가 추락의 근본 원인이라고 본다. 일단 미국이 원유를 쌓아두고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9주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사우디를 비롯한 주요 산유국도 증산 압력을 받고 있다. 이달 초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를 포함한 대이란 경제 제재를 시작했는데 미국은 다른 산유국들이 공급 부족분을 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 사우디와 함께 3대 산유국인 러시아도 지난달 석유 생산량이 199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글로벌 경기 둔화로 예상되는 석유 수요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OPEC 회원국을 중심으로 감산 논의가 나오는 이유다. 모하마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은 12일 “OPEC 비회원국의 석유 공급량이 과도하다는 경고음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다음 달 정례회의에서 하루평균 100만 배럴 감산에 합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칼리드 알 팔리흐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도 11일 “12월부터 하루 50만 배럴가량 원유 공급을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내달 6일로 예정된 OPEC 정상회의에 앞서 오는 30일 시작되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구체적인 유가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G20 회의에 미국, 사우디, 러시아 정상이 모두 참여한다는 점을 들어 유가 관련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다만 나머지 두 나라가 트럼프의 강력한 저유가 의지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우디와 OPEC이 은밀한 감산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감산 추진은 가시밭길이 될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미 법무부가 OPEC을 유가 담합 혐의로 처벌하는 제재안을 공식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25일 보도했다. OPEC이 증산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 법안을 공식 지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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