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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점프는 계속됩니다

중앙선데이 2018.11.24 02:00 611호 6면 지면보기
최근 내한공연을 가진 마린스키 발레단 수석무용수 김기민이 지난 9월 S매거진과의 인터뷰 촬영을 위해 공중도약 테크닉인 ‘그랑 주떼’를 시연해 보이고 있다. ⓒPhotographer BAKI

최근 내한공연을 가진 마린스키 발레단 수석무용수 김기민이 지난 9월 S매거진과의 인터뷰 촬영을 위해 공중도약 테크닉인 ‘그랑 주떼’를 시연해 보이고 있다. ⓒPhotographer BAKI

최근 내한한 러시아 발레 스타들의 공연을 연거푸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볼쇼이 발레단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와 데니스 로드킨, 마린스키 발레단에서 주역으로 활약 중인 김기민과 빅토리아 테레슈키나의 무대였습니다.  
 
특히 두 발레리노는 놀라운 힘과 기예로 남다른 점프를 선보여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을 탄성케했는데, 공중에 정지해 있는듯한 그 찰라적 아름다움은 가히 숨을 멎게 할 정도였습니다. 저런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도대체 얼마나 많은 연습을 했을까-.  
 
하지만 제아무리 훌륭한 무용수라 할지라도 공중에 계속 떠 있을 수는 없습니다. 그저 최선을 다해 점프를 하고 최대한 아름다운 포즈를 취하면서 그 순간의 정적을 즐길 뿐이죠.  
 
S매거진 마지막 호를 만들면서, 그 무대가 계속 제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심호흡을 하고 넓적다리와 정강이에 힘을 잔뜩 주고 달려나가 도약한 뒤, 허공에서는 최대한 힘을 빼고 아름다운 몸짓과 표정을 지었다가 착지하는 발레리노의 삶이, 역시 나름의 질주와 도약과 착지를 매주 반복하는 주간지 편집장의 삶과 문득 겹쳐 보였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2007년 3월 18일 창간한 국내 유일의 일요일 신문이었던 중앙SUNDAY의 문화·스타일 섹션이었던 S매거진은 지난 11년 여 동안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뛰어왔습니다. 2008년 12월 27일부터 중앙SUNDAY 문화에디터로서 S매거진 편집장을 맡게 된 저는 10년이라는 강산이 바뀌는 세월 동안 S매거진과 오롯이 함께 하는 귀하고 과분한 영예를 누려왔습니다. 중앙일보 문화부의 명민하고 감수성 넘치고 열정적인 선후배 기자들, 대한민국 최고의 식견을 지닌 문화·예술·스타일 전문가들, 무엇보다 독자 여러분들의 관심과 사랑과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의 성과는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에르메스·반클리프 아펠·까르띠에·티파니·롤렉스·리차드 밀·구찌·펜디·버버리·파버 카스텔 같은 세계 최고 명품 브랜드들의 지속적인 관심도 큰 힘이 됐습니다.  
 
매주 가장 맛있고 영양가 있는 반찬만으로 한 상 차려내고자 하는 마음가짐이었지만, 분명 부족한 점도 느끼셨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런 부분은 앞으로 중앙SUNDAY 본지 지면에서 더욱 알찬 기사로 갚아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끝까지 마무리를 함께 한 이도은 차장, 한은화 기자, 유주현 기자와 이은영 디자이너, 김성희 유럽통신원에게 다시 한번 수고했다는 말을 전합니다. “고맙다.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즐거웠어. 더할 나위 없었다!”  
 
공중에 계속 떠 있을 수는 없지만, 자주 떠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글 정형모 문화에디터 h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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