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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지 말라”는 일베, ‘여친 인증’ 처벌 수위는?

중앙일보 2018.11.22 20:06
일간베스트 이미지. [연합뉴스]

일간베스트 이미지. [연합뉴스]

경찰이 ‘여자친구 인증사진’이라며 여성 신체 부위 사진 등이 잇달아 올라온 극우 성향 사이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를 22일 압수수색했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일베 회원들은 “절대 쫄지 말라”며 ‘수사 대응법’을 공유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법원에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 이용촬영) 위반 혐의로 일베 서버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이날 일베에서 회원 정보와 접속기록 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해당 게시글은 상당수 삭제된 상태지만 경찰은 미리 채증해놓은 자료와 서버 기록을 비교·분석해 불법 촬영물로 추정되는 사진을 올린 게시자들의 IP 추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베에는 이달 18일부터 ‘여친 인증’ ‘전 여친 인증’이라는 제목으로 여성의 신체 부위를 찍은 사진이 잇달아 올라와 논란이 일었다. 일부 게시글에는 여성 얼굴이 고스란히 드러난 나체사진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커지자 경찰은 지난 20일 법원에 일베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은 다음날인 21일 영장을 발부했다.
 
그렇다면 일베 ‘여친 인증’에 참여한 이들이 받을 처벌 수위는 어느 정도 될까.  
 
일베에는 “여친이고 나발이고 무조건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나온 사진이라고 우겨라” “경험이 있는데 인터넷 사진이라고 주장하면 기소의견으로 올려도 절대 무혐의다”라는 등과 같은 수사 대응법이 올라오고 있다.  
 
“절대 쫄지 말고 휴대전화를 요청하면 무조건 잃어버렸다고 하라”며 “무죄 추정 원칙으로 증거 없으면 절대 기소가 안 된다”는 내용의 글도 확인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경찰이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선 만큼 벌금형 혹은 그 이상의 처벌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성폭력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14조(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에는 “카메라를 이용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를 그의 의사에 반해 촬영하거나 배포한 자”를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쉽게 말해 몰래 촬영하거나 상대방이 ‘싫다’고 거절했는데도 촬영해 유포하면 5년 이하 징역이나 1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만약 촬영 자체는 상대방과 합의하에 이뤄졌지만, 상대방의 동의를 얻지 않고 유포하면 3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 벌금을 물릴 수 있다.  
 
이날 뉴시스에 따르면 박현호 용인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불법 촬영물을 올린 이들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법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법 위반 혐의로 처벌이 가능하다”며 “노출 정도가 심하거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정도가 심할 경우 벌금형 이상의 처벌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일베 여친 인증 사건이 상당히 규모가 커지고 있고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처벌을 강하게 하면 디지털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해당 게시글에 피해 여성의 몸을 평가하고 성희롱한 댓글을 단 이들도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내용이라면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이 솜방망이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하는 시각도 있다.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불법 유출 영상 등 디지털 성범죄로 법원이 처리한 7207여건 중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건은 617건으로 8.6%에 불과하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19일 ‘경찰은 ’일베 여친, 전 여친 몰카 사건‘을 철저히 수사해서 범죄자들 처벌하라’는 청원이 올라왔고 이날까지 15만명이 넘는 서명을 받았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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