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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남북합의 법제화하자는 정부, 남북관계 법은 지키지 않아

중앙일보 2018.11.22 16:42
 정권이 바뀌어도 남북 관계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남북 합의의 법제화를 요구해온 정부가 이미 만들어 놓은 남북관계 법은 지키지 않은 것으로 22일 드러났다. 남북 관계의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이하 법)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남북관계에 대한 기본계획을 만들었어야 했는데 이같은 계획 없이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법에 따르면 정부는 5년마다 남북관계 발전 방향 등을 담은 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정부는 기본계획을 국무회의에서 심의해 확정한 뒤 국회에 보고하게 돼 있다(13조). 이에 따라 정부는 2007년 1차 기본계획(2008~2012년 적용)을 만들었다. 이어 2014년에는 2차 기본계획(2013~2017년 적용)을 마련했다. 단 2차 계획은 2012년 수립해 다음해부터 적용해야 했지만 2년 늦어졌다.
이달 2일 북측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열린 남북체육분과회담. [사진공동취재단]

이달 2일 북측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열린 남북체육분과회담. [사진공동취재단]

정부는 따라서 올해 3차 기본계획을 만들어 확정했어야 했는데 담당 부처인 통일부 안에서도 미확정 상태다. 정부에서 미확정 상태이니 국회 보고도 되지 않고 있다. 국회는 정부가 2차 기본계획을 뒤늦게 만들어 보고했던 사례를 감안해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의에 따라 지난 3월 법을 개정해 정기국회 개회(9월3일) 전까지 기본계획을 국회에 보고토록 했다. 그런데 이미 이를 넘겼다. 또 법에 따르면 기본계획을 실행하기 위한 연간 시행계획도 수립해야 하는데(13조 4항), 올해 시행계획은 한 해가 한 달 남짓밖에 남지 않은 이달까지도 마련되지 않았다.  
이때문에 남북 합의가 정권의 성향에 따라 무시되는 사태가 재발해선 안된다는 정부가 실상은 법을 무시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익명을 요구한 대북 전문가는 “기본계획, 시행계획은 치밀하고 영속성있게 남북한의 신뢰 구축과 남북 관계 발전을 추진하자는 취지”라며 “기존 법을 지키지 않으면서 북한과 새로 합의한 남북합의서(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을 요구하는 건 순서가 뒤바뀌었다”고 지적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기본계획이나 시행계획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다양한 검토를 진행했다”며 “올해 남북 관계가 급변하다 보니 이를 반영해야 했고, 이 과정에서 국회에 제출하지 못했지만 조만간 계획을 수립해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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