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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5년 전 헤어진 男, 일베에 ‘여친 인증’이라고 올렸더라”

중앙일보 2018.11.22 09:55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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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극우 성향 온라인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 ‘여친 인증’이라는 제목의 글이 잇따라 올라와 논란이 인 것과 관련, 자신을 피해자라고 밝힌 A씨가 “내가 그 대상이 될 줄 상상도 못 했다”고 심경을 밝혔다.
 
A씨는 2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진짜 놀랐고 상상도 못 했다”며 “주변에서 알게 돼 소문이 퍼질까 봐 더 무서웠다”고 털어놨다.    
 
A씨는 이른바 ‘여친 몰카 인증’ 파문이 불거진 지난 19일,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해당 커뮤니티 사이트를 방문해 살펴보던 중 자신의 사진을 발견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처음 방문한 게시판에는 없길래 안심했다. 그런데 그 밑에 ‘짤방 게시판’이라는 다른 게시판에서 한 5년 전쯤에 사귀었던 남자친구가 (교제 당시) 찍었던 (제) 사진을 인증이라고 올린 것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기 딴에는 얼굴을 조금 가린다고 가렸는데 제가 아는 사람이 봤으면 다 알아볼 만한 수준의 사진이었다”며 “지금 남자친구의 친구들이 이거를 보고 ‘야, 네 여자친구 여기 있더라’ 이런 식으로 소문이 날까 봐 무서웠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경찰에 삭제 요청을 했지만, 경찰은 해 줄 수 있는 게 없다면서 제가 직접 지워야 한다고 했다”며 “누가 몰래 찍었다면 어떻게 조사를 해주겠는데, 어쨌든 올린 건 잘못이지만 아무래도 사귈 때 서로 동의하고 찍은 것이기 때문에 올렸다는 것만으로 처벌할 수 있는 법이 지금 우리나라에는 없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결국 A씨는 본인이 직접 해당 커뮤니티 운영자에게 연락해 본인인증을 거친 뒤 게시물을 삭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A씨는 사진에 달린 성희롱성 댓글로 인한 2차 피해를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어디가 부족하다, 뭐가 좀 어떻다’ 이런 식으로 댓글이 달렸다”며 “처음에는 댓글로 삭제해 달라고 말을 하려고 했지만, 오히려 ‘본인 등판했네’라며 지워달라는 당사자한테 욕하는 걸 보고 무서워서 지워달라고 말도 못했다”고 말했다.
 
일베에는 19일 새벽부터 ‘여친 인증’ ‘전 여친 인증’ 등 제목의 글과 사진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일상생활 중 여자친구를 몰래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부터 숙박업소에서 찍은 것으로 보이는 노출 사진 등이 다수다.  
 
경찰은 논란이 커지자 즉각 내사에 착수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일베가 이런 상황을 방치했다는 증거가 있다면 운영자에 대해서도 엄하게 조치하겠다면서 압수수색 영장도 신청했다. 
 
이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는 청와대 청원도 올라와 22일 오전 11시 기준으로 동의자 수가 14만9000명을 넘어섰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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