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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탄력근로 확대 땐 임금 줄어” 경영계 “협상 통해 보전 가능”

중앙일보 2018.11.22 00:18 종합 4면 지면보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내세운 총파업 이유 중 하나가 탄력근로제의 단위기간 확대와 최저임금 산입 범위의 변화다. 경영계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경영 부담을 줄이기 위해 관련 법령을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계는 실질적인 노동시간 축소는 보장받되 임금의 감소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거리 나선 민노총, 노사 쟁점은

탄력근로제란 특정 근무일의 노동시간을 늘리는 대신 다른 근무일의 노동시간을 줄여 일정 기간의 평균 노동시간을 법정시간(최대 주 52시간)에 맞추는 제도다. 예를 들어 2주 단위로 탄력근로제를 실시하면 업무량이 많은 첫째 주엔 58시간을 일하고, 그 다음 주엔 46시간을 일해 2주간 평균 법정시간을 맞춘다.
 
문제는 탄력근로제의 단위기간을 늘리면 연장근로 가산수당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이 2주에서 1개월로 늘어나면 주 40시간을 초과해 일한 시간(52시간 이하)에 대해 통상임금의 150%인 가산수당을 받지 못할 수 있다. 2주 동안 58시간씩 일했더라도 나머지 2주에 주 22시간씩 일하면 주 40시간씩 일한 셈이 돼 가산수당은 한 푼도 받지 못한다. 탄력근로 단위기간을 늘리면 늘릴수록 가산수당을 못 받을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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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는 현재 ‘3개월 이내’로 정해진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6개월이나 1년으로 늘릴 경우 실질적인 노동시간 단축의 의미가 없고, 과중한 노동으로 건강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을 앞세운다. 하지만 실제론 임금 감소를 우려하기 때문이란 게 경영계의 분석이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관계자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상황에서 에어컨 생산처럼 계절적 요인이 있거나 납기를 반드시 맞춰야 하는 업종은 현재 3개월 이내로 돼 있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늘리지 않으면 사업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노사 간 협상을 통해 임금 감소분에 대해선 적당한 타협도 가능한데 (민주노총이) 무조건 반대만 하는 것은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주장”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 산입 범위 조정에 대해서도 민주노총과 경영계는 팽팽히 맞서고 있다. 지난 5월 국회는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상여금과 복리후생비 일부를 포함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지금까지는 최저임금 계산의 대상이 되는 임금에 상여금과 식비·교통비 등 복리후생비는 포함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월 최저임금의 25%를 넘는 상여금과 최저임금의 7%를 넘는 복리후생비를 최저임금 계산 대상 임금에 포함한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경영 부담과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였지만 노동계는 극렬히 반발하는 반면, 경영계도 절반의 찬성만 하는 입장이다. 경영계는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민주노총이 총파업에 나서면서 탄력근로제와 최저임금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만 심화될 것을 우려한다. 22일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출범하지만 민주노총은 지난달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정족수 미달로 안건 심의조차 하지 못했고 결국 불참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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