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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킬러 405번 수소버스, 서울도심 누빈다

중앙일보 2018.11.22 00:04 경제 1면 지면보기
서울시 정규 노선에 투입되는 현대차의 수소전기버스. [사진 현대차]

서울시 정규 노선에 투입되는 현대차의 수소전기버스. [사진 현대차]

수소전기버스가 21일 처음 서울 시내를 달렸다. 내년엔 전국 6개 도시의 정규 버스 노선에 총 30대가 투입될 예정이다. 또 이날 수소 인프라 확대를 위해 국내외 13개 업체가 의기투합한 특수목적법인이 창립총회를 열었고, 지방자치단체는 수소산업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13년을 끌어 온 ‘수소 경제 사회’로의 전환이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서울시청~염곡동 하루 4~5회 운행
울산 이어 두 번째 … 내년 전국 30대

국내외 13개사, 충전소 확대 MOU
지지부진 수소경제 본궤도 오르나

현대자동차는 이날 산업통상자원부·환경부·국토교통부 등 부처와 서울시 등 8개 지자체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내년 3월부터 6개 도시에 30대의 수소전기버스를 시범 투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서울에서는 이날부터 서울시청과 염곡동을 왕복하는 405번 버스 노선에 수소전기버스 1대가 투입됐다. 정규 시내버스 노선에 수소전기버스가 투입되는 건 지난달 울산에 이어 두 번째다. 해당 버스는 왕복 총 43㎞ 구간을 하루 4~5회 운행할 예정이다. 수소는 현대차가 운영하는 양재 그린스테이션에서 충전한다. 투입된 버스는 현대차의 3세대 수소전기버스다. 서울 시내 주행 기준 1회 충전으로 최대 317㎞를 달릴 수 있고, 최고속도는 시속 92㎞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날 수소 인프라 구축을 위한 준비도 한걸음 더 내디뎠다. ‘수소에너지네트워크주식회사(하이넷·HyNet)’ 창립총회가 열린 것이다. 하이넷은 현대차·한국가스공사·효성중공업·코오롱인더스트리 등 13개 회사가 공동으로 만든 특수목적법인이다. 국내 기업뿐 아니라 프랑스 가스 기업 에어리퀴드, 호주 에너지기업 우드사이드, 노르웨이 충전설비 기업 넬 등도 참여했다. 이들은 총 1350억원을 나눠서 투자하기로 했다. 수소충전소를 짓고 운영·관리하는 것이 주요 사업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주요 해외 기업도 투자에 참여한 것은 한국을 수소 경제 구현을 위한 글로벌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아직 일본 등에 비하면 걸음마 단계지만, 업계는 드디어 수소 사회 경제 구축에 속도가 붙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사실 수소는 이미 참여정부 때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다. 2005년엔 ‘수소 경제 원년’을 선언하며 관련 마스터플랜도 내놨다. 수소가 친환경적인 데다 기술만 있으면 원료가 무한하기 때문이다. 또한 수소차는 전기차보다 더 빨리 충전해 더 멀리 갈 수 있으며, 무겁고 큰 배터리도 필요없는데다 주행 중 공기도 정화시킨다. ‘궁극의 친환경차’로 불리는 이유다. 경제적으로도 놓칠 수 없는 분야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2050년 수소산업에서 연간 2조5000억 달러 규모의 시장 가치와 300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봤다.
 
이번 정부 역시 수소산업을 미래 핵심 산업 중 하나로 강조했다. 그러나 규제완화와 지원에는 미온적이라는 불만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관련 업체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규제도 하나둘 풀릴 기미가 보이는 등 다시 힘이 실리고 있다.
 
우선 정부는 지난달 특수목적법인의 충전소 사업 진출 제한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국회도 관련 예산을 대폭 늘려줬다. 또 충전 인프라 확충을 어렵게 한 이격거리 문제도 내년부터는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압축천연가스(CNG) 충전소는 현재 공동주택과 25m 거리만 확보하면 되지만 수소충전소는 그 두 배인 50m를 떨어뜨려서 지어야 한다.
 
지자체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수소전기버스 시범 투입 도시인 울산시와 광주시·창원시 등이 경쟁적으로 ‘수소도시’를 표방하며 산업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기계·자동차·조선 등 기존 핵심 산업들이 부진에 빠진 상황에서 수소산업을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다만 이런 투자가 계속 이어지기 위해선 지속적인 규제완화와 지원이 필요하다. 한국수소산업협회 구준모 연구원은 “셀프주유소처럼 사용자가 직접 충전할 수 있는 시설은 유럽엔 있지만 국내에선 아직 안전 문제로 허가되지 않고 있다”며 “이런 규제완화뿐 아니라 충전소의 초기 정착을 위한 지원 등도 함께 속도를 내야 수소산업이 본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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