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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용품은 민망? 일상용품 같은 친근한 디자인이 성공 비결”

중앙일보 2018.11.22 00:02 경제 2면 지면보기
성인용품 ‘텐가’ 마쓰모토 코이치 대표가 21일 서울서 열린 기자간담회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텐가]

성인용품 ‘텐가’ 마쓰모토 코이치 대표가 21일 서울서 열린 기자간담회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텐가]

일본 성인용품 브랜드 텐가(TENGA)의 마쓰모토 코이치(51) 대표는 22일 서울 코트야드 메리어트호텔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텐가는 조악하고 민망한 느낌을 주는 성인용품이 아닌 누구나 거부감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친근한 일상용품을 지향한다”며 “이를 목표로 섹슈얼 웰니스(안전하고 위생적인 성생활), 섹슈얼 헬스케어(치료 목적 등의 건강한 성생활) 시장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점유율 세계톱 ‘텐가’ 마쓰모토 대표
작년 매출 600억 … 10%는 R&D에
2년 전 한국 진출, 작년 10만개 팔려
“치료용 섹슈얼 헬스케어 힘쓸 것”

텐가(TENGA)는 전 세계 성인용품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로 평가받는 브랜드다. 2016년 한국에 진출했으며, 지난해 한국에서 약 10만개가 팔렸다.
 
텐가는 지난 8월 신세계가 선보인 부티크호텔 레스케이프 객실에 남성용 ‘에그’ 시리즈가 비치되며 화제가 됐다. 성인용품이지만, 호텔 객실에 내놓아도 외설스럽지 않은 디자인이 강점이다. 덕분에 지난해 전 세계 60개 국에서 1034만 개가 팔렸다. 3초에 1개꼴로 팔린 셈이다. 2005년 창업 이후 누적 판매량은 7000만 개에 달한다. 특히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캔맥주 모양의 남성용 ‘스탠더드’ 시리즈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올해 ‘이로하’라는 여성용도 선보였다. 마쓰모토는 “텐가는 남성·여성의 성기를 대상화하지 않는다”며 “기능과 디자인의 융합이라는 텐가의 제품력이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텐가의 매출은 약 60억엔(약 600억원)을 기록했다. 일본의 성인용품 전체 시장 규모는 약 2100억엔(약 2조1000억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마쓰모토는 “매출의 10%를 연구개발(R&D) 비용으로 쓰고 있다”며 “어떤 성인용품 제조기업도 그렇게 많은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쓰모토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처럼 창업했다. 전문대 졸업 후 자동차 튜닝과 정비공으로 10여 년 동안 ‘기름밥’을 먹은 그는 문득 “내 것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2005년 일본 도쿄의 작은 집에서 친구와 단둘이 성인용품 디자인을 시작했다. 성인용품을 택한 이유는 “자동차와 컴퓨터 등 성숙기에 있는 접어든 제조업은 빌 게이츠라도 단기간에 혁신을 이루기 어렵지만, 성인용품 같은 틈새시장은 기회가 훨씬 많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일본에서 성인용품 사용 경험은 1%에 불과했다. 그래서 99%의 성공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봤다”고 덧붙였다. 창업 자금은 직장 생활을 하며 모은 1000만엔(약 1억원)이었다.
 
그는 한국도 일본 못지않게 성인용품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쓰모토는 “성인용품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다”며 “성인용품은 단순히 유희의 도구가 아닌 그 이상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산업”이라고 말했다. 성인용품을 통한 치료 목적의 ‘섹슈얼 헬스케어’가 한 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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