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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들은 똑똑하고 수렵견은 지능 낮다?…그건 인간 생각

중앙일보 2018.11.21 13:01 종합 20면 지면보기
[더,오래] 신남식의 반려동물 세상보기(13)
돌고래는 지능이 높은 동물로 알려져 있다. 동물의 지능을 이야기할 때 돌고래의 지능을 사람과 많이 비교한다.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돌고래는 지능이 높은 동물로 알려져 있다. 동물의 지능을 이야기할 때 돌고래의 지능을 사람과 많이 비교한다.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동물의 지능을 이야기할 때 ‘돌고래는 사람의 몇 살 때 지능을 가지고 있다’는 식으로 사람과 비교를 많이 한다. 반려견에서도 인간의 나이로 표현하기도 하고, 어떤 품종이 머리가 좋고 어떤 품종이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한다는 등 품종에 따라 평가하기도 한다. 모든 사람이 영리한 아이를 원하듯이 대부분의 보호자는 똑똑한 반려견을 소유하기 바란다. 그렇다면 어떠한 것이 영리한 반려견일까?
 
개의 지능(IQ)에 대한 것을 검색해보면 품종별로 순위가 매겨져 있는 자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거의 모든 자료는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의 개 심리학 교수인 스탠리 코렌(Stanley Coren)이 1994년에 발간한 ‘개의 지능(The Intelligence of Dogs)’이라는 책에서 나온 것이다.
 
138개 품종을 선정해 지능의 정도를 6단계로 나누었는데, 최상위 등급에는 보더콜리, 스탠더드 푸들, 저먼 셰퍼드, 골든래트리버, 도베르만 핀셔의 순이고, 최하위 등급에는 보로 조이, 차우차우, 불도그, 바센지, 아프간하운드로 되어있다.
 
양치기 개 보더콜리가 조련사의 지시를 받아 양을 모는 모습. 순위를 매겨 알려진 개의 지능은 본능과 적응 능력을 제외하고 사람의 명령에 따르는 능력을 평가한 것을 인용하여 마치 그 품종의 지능 전체를 평가한 것처럼 판단하게 하고 있다. [중앙포토]

양치기 개 보더콜리가 조련사의 지시를 받아 양을 모는 모습. 순위를 매겨 알려진 개의 지능은 본능과 적응 능력을 제외하고 사람의 명령에 따르는 능력을 평가한 것을 인용하여 마치 그 품종의 지능 전체를 평가한 것처럼 판단하게 하고 있다. [중앙포토]

 
그렇다면 목양견이나 사역견으로 분류되는 품종이 지능이 높고, 수렵견이나 여타 목적으로 육종된 품종은 지능이 낮다는 것인가?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는 옳지 않다.
 
코렌 교수는 이 책에서 개의 지능은 3가지 관점 즉 사냥, 목양, 회수, 추적 등 품종 특성을 나타내는 본능적인 지능과 그들의 앞에 놓인 새로운 것을 해결하는 능력인 적응 지능 그리고 사람으로부터 배우는 능력인 명령어에 따르는 복종과 행동 지능을 아우르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순위를 매겨 알려진 개의 지능은 그중에서 명령어에 따르고 행동하는 능력에 대하여 평가한 것을 수록한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자료는 본능적인 지능과 적응하는 능력을 제외하고 사람의 명령어에 따르고 행동하는 능력만 갖추고 평가한 것을 인용하여 마치 그 품종의 지능 전체를 평가한 것처럼 판단하게 하고 있다.
 
사람의 명령어에 따라 지능을 평가하는 방법은 매우 단순하다. 새로운 명령어를 몇 번 반복했을 때 알아들으며, 배운 명령어 중 첫 번째 명령에 복종하는 확률이 어느 정도인가를 가지고 평가한다. 반복횟수가 적고 명령에 복종 확률이 높으면 지능이 좋고, 반복횟수가 많고 복종확률이 낮으면 지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최상위 등급은 새로운 명령어를 5회 이내에 알아듣고 첫 번째 명령에 95% 이상 따르고, 최하위 등급은 명령어는 80~100회, 명령에 따르는 것은 25% 이하이다. 보더콜리나 골든래트리버 같은 목양견이나 사역견 그룹의 품종은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기본적인 요구에 충족되어야 하기에 일반적으로 다른 그룹의 품종보다 교육하기에 쉽게 육종되었다.
 
아프간하운드의 사진. 아프간하운드나 보로 조이같은 수렵견 그룹의 견종은 본능을 발휘해 고집스럽게 행동한다. 복종 확률이 높은 품종은 높게 평가되고 자율성이 요구되는 품종은 낮게 평가되었다. 평가 방법은 인간의 관점에서 평가된 것이기에 진정한 평가가 될 수 없다고도 한다. [사진 pixabay]

아프간하운드의 사진. 아프간하운드나 보로 조이같은 수렵견 그룹의 견종은 본능을 발휘해 고집스럽게 행동한다. 복종 확률이 높은 품종은 높게 평가되고 자율성이 요구되는 품종은 낮게 평가되었다. 평가 방법은 인간의 관점에서 평가된 것이기에 진정한 평가가 될 수 없다고도 한다. [사진 pixabay]

 
반면에 아프간하운드나 보로 조이 같은 수렵견 그룹의 견종들은 추적의 본능을 그대로 발휘해야 하는 특성상 고집스럽게 행동하기 때문에 명령어에는 익숙지 않게 된다. 따라서 복종이 강조되는 그룹의 품종은 높게 평가되고, 자율성이 요구되는 그룹의 품종은 낮게 평가될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전문가도 이 같은 테스트는 본능적인 것과 적응하는 지능이 포함되지 않은 평가이기 때문에 개의 지능을 왜곡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더욱이 정서적인 면, 기억과 인지 능력에 대한 것도 포함되어야 올바르게 지능을 평가할 수 있다고 한다. 한편 모든 평가방법은 개의 입장보다는 인간의 관점에서 평가하는 것이기에 진정한 평가가 될 수 없다고도 한다.
 
동물의 지능을 인간과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조금만 멀리 떨어지면 자기 집도 못 찾아가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주인을 찾아간 개 이야기가 있다. 사람 개개인의 능력과 재능이 각각 다르게 나타나는 것처럼 반려견의 본능과 능력도 품종과 개체마다 다양한 형태로 다르게 나타난다. 그래서 ‘모든 개는 다르다’는 말도 있다.
 
보호자는 똑똑한 반려견을 소유하고 싶어하고 그렇게 평가받기를 원한다. 그러나 그러한 반려견은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보호자에게는 자신의 상황과 환경에 적합한 품종을 선택하여 그의 특징과 품성을 이해하고 애정을 가지고 교육하고 교감하려는 노력이 더 의미가 있으며 영리한 반려견을 소유하는 지름길이 된다.
 
신남식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명예교수 nsshin@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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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남식 신남식 서울대 명예교수·(주)이레본 기술고문 필진

[신남식의 반려동물 세상보기] 동물원장과 수의과대학 교수를 지냈다. 반려동물인구가 1000만이 넘고, 동물복지에 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시대에 반려동물 보호자는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동물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새로운 시각이 요구된다. 동물의 선택, 보호자의 자격, 예절교육, 식사, 위생관리, 건강관리 등 입양에서 이별까지의 과정에 보호자가 해야 할 일을 알아보고 사람 삶의 질을 높여주는 반려동물의 세계를 구석구석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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