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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골프숍] 멀리 치려면 타이틀리스트, OB 줄이려면 핑

중앙일보 2018.11.16 00:04 경제 7면 지면보기
미국의 골프 용품업체인 타이틀리스트와 핑의 올 신제품 드라이버가 화제다. 타이틀리스트가 내놓은 신제품은 타구의 스피드에, 핑골프가 개발한 드라이버는 관용성에 포커스를 맞췄다. 두 제품을 들여다봤다.
 

볼스피드 대 관용성, 드라이버 경쟁
타이틀리스트 TS, 9.3야드 더 나가
핑 G400 맥스, 빗맞는 공 줄여

 
스피드의 타이틀리스트 TS
 
타이틀리스트가 ’장타를 위해 모든 기술력을 동원했다“고 주장하는TS시리즈 드라이버(왼쪽). 오른쪽은 핑의 G400 맥스 드라이버. 관용성이 뛰어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사진 타이틀리스트, 핑 골프]

타이틀리스트가 ’장타를 위해 모든 기술력을 동원했다“고 주장하는TS시리즈 드라이버(왼쪽). 오른쪽은 핑의 G400 맥스 드라이버. 관용성이 뛰어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사진 타이틀리스트, 핑 골프]

타이틀리스트의 드라이버는 그동안 소수의 매니어만 좋아하는 클럽이었다. 올해 완전히 뒤집었다. 타이틀리스트는 “멀리 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원점에서 다시 연구했다. 오직 빠른 볼 스피드만을 위해 기술력과 노하우를 집중했다”고 했다.
 
이름도 바꿨다. 이전까지 타이틀리스트 드라이버는 913, 915식으로 개발 코드를 표시하는 숫자 9에다 출시 연도를 붙였는데 올해부터는 ‘TS 시리즈’란 이름으로 바꿨다. TS는 타이틀리스트 스피드의 약자다. 스피드에 대한 집념을 보여준다.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의 마술 같은 신기술을 쓴 것은 아니다. 유선형 헤드 디자인으로 공기 저항을 20% 줄이고, 헤드 뚜껑의 두께를 20% 얇게 만들었다. 헤드 페이스를 얇게 하고, 모든 제품을 꼼꼼하게 검수한다는 정도다. 그러나 한계점 근처까지 간 드라이버 기술에서 저항과 두께를 20%나 줄인다는 건 작은 변화는 아니다. 무게 중심을 헤드의 낮고 깊은 지점에 배치해 스핀양이 줄면서 공이 멀리, 똑바로 간다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타이틀리스트는 “KPGA 투어의 남자 골퍼 43명, KLPGA 투어의 여자 골퍼 16명이 TS를 사용한 뒤 기존 제품보다 볼 스피드가 평균 시속 1.9마일, 거리는 9.3야드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이 드라이버를 사용해 우승을 차지한 김태훈은 “레이더로 측정해보니 볼 속도가 시속 2마일, 거리는 6~7야드 늘었다”고 했다. 헤드 모양이 날렵한 TS 드라이버는 디자인 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다. 오로지 빠른 볼 스피드만을 생각했기에 희생해야 할 것도 있다. TS 드라이버의 중요 기술 중 하나가 백스핀을 줄이는 것이다. 백스핀이 너무 줄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일부 선수들은 “드물긴 하지만 골프공이 갑자기 떨어지거나 휘어버리는 현상이 나온다”고 했다.
 
공에 회전이 적은 탓에 공기 흐름에 과도한 영향을 받아 탄도를 예상할 수 없는, 축구의 무회전 킥 같은 타구가 나온다는 거다. 조던 스피스는 최근 TS2 드라이버와 우드로 바꿨다가 일주일 만에 이전 915로 돌아갔다. 스피스는 “공에 스핀이 거의 없었다. 최적화될 때까지는 이전 제품을 쓰겠다”고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주말 골퍼는 백스핀이 과다해 회전을 줄여야 효율성이 좋아진다. 타이틀리스트는 "저스핀 문제는 피팅으로 해결할수 있다”라고 했다.
 
 
관용성의 핑 G400 맥스
 
골프계에서 ‘관용성’이라고 해석하는 ‘forgiveness’의 원래 뜻은 ‘용서’다. 빗맞아도 용서해줘, 정타를 때린 것과 비슷하게 공이 날아간다는 의미다. 전통적으로 관용성이 높은 제품을 만드는 핑은 올해 G400 맥스 드라이버를 출시했다. 이 회사 마케팅팀 차효미 차장은 “G400 맥스는 역대 제품 중 관용성이 가장 좋다. 기존 G400보다 비틀림이 8% 줄어들었다”고 했다.
 
회사 측 주장대로 G400 맥스는 역대 모든 브랜드의 드라이버 중 관용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미국 조사기관의 측정 결과 G400 맥스는 시판되는 25개 드라이버 중 관용성이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차효미 차장은 “OB가 날 정도로 심하게 빗맞은 공도 경계선 안쪽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서 아마추어 골퍼들의 호응이 높다”고 했다.
 
올 시즌 PGA 투어에 데뷔한 캐머런 챔프는 지난달 첫 승을 거둘 때 G400 맥스를 사용했다. 워낙 장타를 치기 때문에 1도의 오차에도 큰 변화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그는 관용성이 좋은 제품을 쓴다.
 
G400 맥스와 기존 G400의 주요 차이는 헤드 크기다. G400의 헤드 용적은 445cc였는데 G400 맥스는 460cc로 커졌다. 헤드가 커지면서 무게중심을 뒤로 보내 최대한 관용성을 높이는 것이다. 물론 헤드 크기가 크면 이에 비례해 공기 저항도 커진다. 기존 G400 보다 볼 스피드가 줄어든다고 말하는 골퍼도 있다. 핑골프 김진호 전무는 “G400 맥스는 헤드 페이스의 가운데에 잘 맞히는 골퍼보다는 가운데에 잘 맞히지 못하는 골퍼에게 권할 만하다”며 “G400 맥스는 최고의 볼 스피드를 보장하는 드라이버는 아니다. 그러나 아마추어는 정타를 때리지 못할 경우가 많으므로 결과적으로 가장 공을 멀리 칠 수 있는 클럽”이라고 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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