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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막, 여자나이 50…새로운 문을 두드리자

중앙일보 2018.11.15 15:00
[더,오래] 김현주의 즐거운 갱년기(1)

전 코스모폴리탄 편집장으로 24년간 잡지를 만들었다. 20~30대 여성의 생활과 스타일에 관해 이야기했지만 퇴직 이후부터는 자신의 나이 또래 여성으로 방향을 전환해 콘텐트를 만들고 있다. 그 첫 주제가 '갱년기, 중년여성'이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호르몬의 변동기인 이 시기를 어떻게 하면 즐겁게 보낼 수 있을지 모색하며 동년배 여성들과 이야기를 나눠 본다. <편집자>

 
50세 전후라면, 직장에 다니고 있다면, 언제까지 회사생활을 할지(할 수 있을지), 그만두고 나면 어떤 일이 벌일지(벌어질지) 한 번쯤 생각해 봤을 거다. 그러나 막상 닥치기 전까지는 예상과 계획 모두 구체적이지 않다. 나 역시 그랬다. ‘즐거운 갱년기’는 50세를 앞두고 퇴사를 마주한 중년여성이 찾아가는 ‘인생 2막 모색기’다.
 
그럼 잠깐 퇴사 시점의 나를 돌아보겠다. 1994년 중앙일보 출판국의 신입 기자가 되었고, 2018년 10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는 타이틀로 회사 문을 나서게 되었다. 문화생활주간지, 리빙지, 라이프스타일지, 패션지까지 여성, 문화, 생활에 관한 기사를 기획하고 제작해왔다.
 
24년간 다니던 회사를 나오며 반납한 사원증. 아듀, 나의 에디터 시절이여! [사진 김현주]

24년간 다니던 회사를 나오며 반납한 사원증. 아듀, 나의 에디터 시절이여! [사진 김현주]

 
가위로 오린 사진을 모눈종이 위에 붙이며 디자인을 했던 때부터, 기사마다 촬영할 영상을 기획하고 SNS를 통해 공유할 시점을 의논하는 때까지 일했으니 어쨌든 잡지를 만드는 일은 여한 없이 한 셈이다. 그래서 퇴사일 페이스북에 ‘24년 다니던 회사를 졸업했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는지도 모르겠다. 회사를 나가는 게 대학을 졸업한 느낌이 들었으니 말이다.
 
얼마 후 ‘졸업 축하해. 다시 입학할 때 알려줘!’라는대학 동창의 메시지를 받았다. 재입학? 50세가 다 된 내가 다닐 수 있는, 다닐만한 학교가 있을까? 정년보다 조금 일찍 퇴사한 경우라 회사 생활에 아쉬움도 남아 있었고, 지금부터라도 ‘워라벨’을 챙기며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도모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기에 생각이 많아졌다. ‘다시 한번!’ vs. ‘이참에!’. 아마 이 나이 즈음 직장을 그만둔(그만두게 된)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민하는 지점일 거다.
 
진작부터 해보고 싶은 스토리텔링은 있었다. 혼자서라도 시작해봐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기획이다. ‘중년 여성’, 우리가 쉽게 ‘갱년기’라 부르는 그 시기의 여성을 위한 콘텐트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 나 역시 그 시기의 여성으로 신체와 심리적 상태가 이전 같지 않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20, 30대처럼 다음이 기대되는 삶을 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아름다운 뉴스' 프로젝트 공모 포스터. 뉴스와 아티스트, 데이터 전문가가 함께 모여 전달력이 강화된 뉴스를 제작한다는 내용에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었다. [사진 김현주]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아름다운 뉴스' 프로젝트 공모 포스터. 뉴스와 아티스트, 데이터 전문가가 함께 모여 전달력이 강화된 뉴스를 제작한다는 내용에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었다. [사진 김현주]

 
이 시기에 겪게 되는 어려움과 이를 극복하게 도울 정보를 함께 나누다 보면 자연스레 즐거워지는 방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마침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아름다운 뉴스’라는 프로젝트를 공모했고, 이 기획을 가지고 지원하게 되었다.
 
뉴스와 데이터, 아티스트의 작업이 함께 하는 ‘아름다운 뉴스’란 설명도 귀에 꽂혔다. 미간이 찌푸려지는 뉴스가 아닌, 마음이 따뜻해지는 뉴스, 그래서 주변을 다시 돌아볼 수 있게 하는 뉴스. 중년 여성의 현재를 이런 뉴스로 만들어 많은 사람이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쇼케이스 모바일 포스터. 11월 1일 프로젝트 결과를 발표하는 쇼케이스가 열렸다. 아트와 데이터가 함께한 융합 콘텐트답게 제작된 모바일 포스터다. [사진 김현주]

쇼케이스 모바일 포스터. 11월 1일 프로젝트 결과를 발표하는 쇼케이스가 열렸다. 아트와 데이터가 함께한 융합 콘텐트답게 제작된 모바일 포스터다. [사진 김현주]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고, 함께 작업할 팀이 꾸려졌다. 데이터 사이언스를 공부하고 있는 대학생 5명과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있는 팀, 그리고 40대, 50대 여성 기획자와 데이터 분석가. 엄마, 언니, 선배, 자신의 모습까지 떠올리며 이야기를 꾸려가기 시작했다. 
 
'인생 2막, 여자 나이 50'에 참여한 팀원들을 애니메이션으로 그렸다. 왼쪽부터 애니메이션 제작사 VCRWORKS(3인), 연세대학교 데이터 사이언스 전공 학생들로 구성된 헬로 월드(5인), 그리고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권성은과 콘텐트 크리에이터 김현주(2인). [사진 김현주]

'인생 2막, 여자 나이 50'에 참여한 팀원들을 애니메이션으로 그렸다. 왼쪽부터 애니메이션 제작사 VCRWORKS(3인), 연세대학교 데이터 사이언스 전공 학생들로 구성된 헬로 월드(5인), 그리고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권성은과 콘텐트 크리에이터 김현주(2인). [사진 김현주]

 
프로젝트 발표를 얼마 앞두고 퇴사를 하게 되었다. ‘이참에!’ 제대로 하고 싶은 이야기에 집중해봐야겠다 싶었다. 아름다운 뉴스의 타이틀인 ‘인생 2막, 여자 나이 50’이 결국 내 이야기가 되었다. 프로젝트의 구체적 소개는 다음 회에 하겠다.
 
김현주 콘텐트 크리에이터 hyunjoo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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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김현주 우먼센스 편집국장 필진

[김현주의 즐거운 갱년기] 전 코스모폴리탄 편집장, 현 우먼센스 편집장. 20~30대 여성으로 시작해 30~40대 여성까지, 미디어를 통해 여성의 삶을 주목하는 일을 25년간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자신의 나이 또래인 50대 '갱년기, 중년여성'의 일상과 이들이 마주하게 될 앞으로의 시간에 관심을 갖고 있다. ‘더오래’를 통해 여성이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호르몬의 변동기인 이 시기를 어떻게 하면 즐겁게 보낼 수 있을지 모색하며 동년배 여성들과 이야기를 나눠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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