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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산하기관 채용비리 전수 조사" 방침에 야당 "눈 가리고 아웅"

중앙일보 2018.11.14 13:15
서울시는 산하 공사·공단, 출자·출연기관, 공직 유관단체 전체를 대상으로 채용비리 조사에 나선다고 14일 밝혔다.
 

친인척 존재 여부 조사, 본인 동의 있는 사람만 대상
비리 의혹도 실명 제보 원칙…"조사 의지 있나" 비판

1차 전수조사는 14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다. 이 기간 동안 비위 가능성이 높거나 비리 제보 등이 이어진 기관에 대해서는 내년 1월까지 국민권익위원회·행정안전부와 합동으로 추가 조사를 실시한다.
서울시가 산하기관 전체의 채용비리에 대해 내년 1월 말까지 전수조사하기로 했다.[일러스트 김회룡]

서울시가 산하기관 전체의 채용비리에 대해 내년 1월 말까지 전수조사하기로 했다.[일러스트 김회룡]

 
전수조사 범위는 지난해 10월부터 추진된 무기계약직, 기간제 등 신규채용 전체와 2014년 이후 5년간 정규직 전환 전체다.  
 
기관장 등 임직원이 친인척을 채용해 달라고 청탁하거나 부당 지시한 일이 있는지 살피고, 이에 따라 인사부서에서 채용업무를 부적정하게 처리했는지 등도 조사한다. 채용 계획 수립과 공고, 필기와 면접전형 등 세부 절차별 취약 요인도 집중 점검한다.  
 
지난해 11~12월 '채용비리 특별점검' 기간에 지적된 사항들이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특히 정규직 전환의 경우, 전환 자체가 위법·부당하게 이뤄졌는 지와 함께, 이들이 무기계약직이나 기간제, 파견·용역직으로 '최초 채용'된 시점에서 위법·부당한 사안이 있었는지도 면밀히 점검한다.  
 
제보가 있거나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최초 채용'이 최근 5년 이전 시기더라도 추가로 조사할 계획이다.
 
조사는 서울시가 지난 9일 구성한 '민관합동 채용비리 전수조사 TF'에서 맡는다. 해당 TF에는 서울시 감사위원회 내 3개 담당관과 공기업 담당관을 포함해, 노무사·변호사 등 외부 민간 전문가가 참여한다.
 
또 시민이나 기관 내부 관계자가 제보할 수 있도록 '서울시 채용비리 신고센터'도 1월말까지 운영한다. 실명 제보가 원칙이지만 익명 제보라도 신빙성이 있을 경우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서울시는 이번 채용비리 의혹의 발단이 된 서울교통공사와 교통공사 자회사는 전수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들 기관은 서울시가 감사원에 직접 감사를 요청했고 감사원에서 5일부터 실질 감사를 진행 중이다. 
2018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린 18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이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2018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린 18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이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시는 신규 채용자 및 정규직 전환자를 대상으로 임직원 중 친인척이 있는지 여부에 대한 정보제공 동의서를 받을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1차적으로 정보 제공에 응한 경우만 친인척 관계를 파악할 수 있지만, 제보 등 비리 정황이 포착되면 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은 경우라도 조사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운 서울시 감사위원장은 "채용비리 의혹은 청년들에게 좌절감을 안기고 국민적 불신을 초래한 중대한 사안"이라면서 "공공기관이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 전수조사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자체 조사에 대해 야당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라며 "국정조사에 응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권은희 바른미래당 국회의원은 "어떤 것이 채용비리인지 자격이나 절차에 대한 기준이 정립되지 못한 채 자체 TF를 통해 실시되는 전수조사는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드시 국정조사를 통해 채용비리의 명확한 기준을 정립하며 조사를 실시해야 국민들이 납득하고 신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의회에서는 서울시의 비리 센고센터 운영 방식에 의구심을 표했다. 김소양 자유한국당 시의원은 "실명 제보를 원칙으로 한다는 것은 제보자들에게 엄청난 부담을 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보자들은 신분 노출을 극도로 꺼리는데 실명 혹은 구체적이고 신빙성 있는 정황을 요청한다는 것은, 서울시가 제대로 된 조사를 하겠다는 의지가 없다는 사실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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