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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 아웅산 수치 ‘인권상’ 박탈…“로힝야 학살 방관·비호”

중앙일보 2018.11.13 19:47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자문역. [중앙포토]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자문역. [중앙포토]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가 12일(현지시간)가 로힝야족 학살을 방관·비호했다는 의혹을 받는 미얀마의 실권자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에 지난 2009년 수여한 ‘양심대사상’을 철회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날 성명을 통해 “당신이 더 이상 희망과 용기, 인권을 향한 불굴의 저항을 상징하지 않는다는 점에 우리는 깊이 실망한다”며 수상 철회를 발표했다.
 
또 “수치는 로힝야족을 향한 잔혹행위의 중대성과 규모를 부인하고 있다”며 “이는 방글라데시와 미얀마에 있는 수십만 명의 로힝야족에 절망을 줬다”고 지적했다.
 
이에 미얀마 정부와 여당은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수치가 주도하는 여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묘 민트 대변인은 “이번 결정으로 수치는 물론 당원 모두의 명예가 실추됐다”며 “이는 음모의 일부”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에 관여한 모든 조직은 시민권을 얻기 위해 이 땅을 떠난 벵갈리(로힝야족을 낮춰 부르는 말)를 위해 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얀마 정보부의 아웅 흘라 툰 차관은 “국제앰네스티 발표에 실망했다. 수치가 불공정한 대접을 받고 있다”며 “그러나 국민은 그녀를 더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로힝야족은 이슬람을 믿는 소수민족이다. 이들은 불교국가인 미얀마에서 심각한 인권침해를 받아왔다.
 
지난해 8월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에서 로힝야족 반군 단체인 ‘아라칸로힝야구원군’(ARSA)은 오랫동안 핍박받아온 동족을 보호하겠다며 미얀마 정부에 항전을 선포했다.
 
이에 미얀마군과 정부는 ARSA를 테러단체로 규정, 대규모 병력을 동원해 소탕작전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수천명의 로힝야족이 죽고, 70만명이 넘는 난민이 발생했다.
 
로힝야 난민들은 미얀마군이 반군 토벌을 빌미로 민간인을 학살하고 성폭행, 방화, 고문 등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유엔 진상조사단은 지난 8월 최종보고서에 미얀마 군부가 인종청소 의도를 품고 대량학살과 집단성폭행 등을 자행했다며 미얀마 정부군 장성 6명을 국제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유엔인권이사회(UNHRC)는 이 보고서를 토대로 미얀마군의 로힝야족 학살과 잔혹 행위 등을 조사하고 처벌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패널 구성 결의안을 지난달 표결에 부쳐 가결했다.
 
일각에서 수치 자문역이 1991년 받은 노벨평화상도 박탈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노벨위원회는 이를 거부했다.
 
노벨위는 “노벨상은 과거에 상을 받을 만한 노력과 업적을 이룬 사람에게 주어지는 상”이라며 “수치는 상을 받은 1991년까지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해 싸워 노벨평화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노벨상 규정에 따르면 수상 철회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노벨위 측은 덧붙였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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