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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일고시원 화재 생존자들, 건물주 등에 손해배상 소송키로”

중앙일보 2018.11.13 18:12
지난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관수동 국일고시원 앞에 화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꽃이 놓여 있다. [뉴스1]

지난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관수동 국일고시원 앞에 화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꽃이 놓여 있다. [뉴스1]

서울 종로구 국일고시원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의 생존자들이 건물주와 관리자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뉴시스에 따르면  이춘산(64)씨 등 국일고시원 2ㆍ3층 거주자 7명이 최근 법률대리인과 접촉했으며, 이 고시원 건물주와 고시원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법률대리인 측에 따르면 생존자 대부분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일용직 노동자로, 호흡기 질환과 화상 피해, 정신적 피해 등을 호소하고 있다. 손해배상 청구 액수는 생존자의 직업, 부상 정도 등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법률대리인 측은 “생존 피해자 중 한 명이 지인”이라며 “민사소송을 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 법적 지식이 없는 분들이기에 도움을 주자는 차원에서 맡게 됐다”고 뉴시스를 통해 밝혔다. 이어 “약자인 피해자들 권리를 찾아주고 건축주나 고시원주의 책임 부분을 명확히 해야 한다”면서 “변론은 무료로 진행되지만 건물주 등으로부터 손해배상을 받게 되면 소송비용 일부만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12일 국일고시원 건물주인 하창화(78) 한국백신 회장에 대한 소환조사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건물의 지분은 하 회장이 40%, 하 회장의 여동생이 60%를 보유하고 있다. 
 
하 회장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건물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서울시가 스프링클러 설치를 제안한 것이 2015년인데 당시 건물을 팔기 위해 이미 부동산에 매물을 등록해 둔 상태였다”며 “스프링클러 설치 지원금을 받을 경우 진행 중인 세입자 퇴거 소송에 영향이 있기 때문에 설치를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일이 일어날 줄 알았다면 절대 반대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당시엔 공사를 할 여건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스프링클러 설치를 제안했을 뿐, 세입자와 건물주의 계약에는 관여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하 회장은 건물의 용도를 ‘고시원’이 아닌 ‘기타 사무소’로 등록했다는 의혹도 부인했다. 그는 “건물에 총 3명의 세입자가 있고, 업종(음식점 2곳과 고시원 1곳)과 각 세입자의 이름, 사용면적 등을 구체적으로 종로구청에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달픈 생활을 해 온 분들이 비명에 갔다는 게 참담하다”며 “경찰 조사에 성실히 응할 것이고 그 외에 도의적 책임을 지는 일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 화재가 고시원 301호 전기히터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301호 거주자 A씨에게 실화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이다. A씨는 사고 당일 새벽 전기난로를 켜두고 화장실에 다녀왔더니 방에 불이 나 있었고, 이불로 끄려 했으나 불이 크게 번져 탈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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