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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로 7명이 사망한 서울 종로구 국일고시원 앞에서 11일 한 시민이 추모 테이블에 음료수를 놓고 있다. [중앙포토]

화재로 7명이 사망한 서울 종로구 국일고시원 앞에서 11일 한 시민이 추모 테이블에 음료수를 놓고 있다. [중앙포토]

몇 달전 방을 구하러 다니면서 겪었던 일입니다. 서울 신촌 등지에서 보증금 500만원을 가지고 방을 찾으려 하니 보증금 액수를 들은 부동산 중개업소는 언덕 위로 올라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보증금 500에 월세 40이 얻을 수 있는 방은 5평에서 6평 사이, 창이 없거나 화장실이 없는, 무엇 하나는 빠진 방뿐이었습니다. 술집이 즐비한 신촌 사거리와 여유로운 연트럴 파크에서 조금 위로 올라가니 그제야 뒤안길에 그득그득 들어선 무엇 하나는 부족한 방들이 보였습니다. 
 
새삼스러운 풍경이었습니다. 저만 모르고 지나쳤던 풍경인지도 모릅니다. 9일 터진 서울 관수동 고시원 화재 사건 이후 현장에는 시민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고시원 화재의 희생자 대부분이 고시생 아닌 중장년층이라는 사실에 시민들은 뒤늦게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인터넷에는 고시원이 도시 신빈곤층의 거주지라는 사실이 그리 새삼스럽지 않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서울 빈부격차 이제야 알았나”, “예상하고 있었던 것 아닌가. 알면서도 모르는 척” 이라며 고시원이 제2의 쪽방촌으로 전락한 건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라고 말합니다.  
 
도심의 신(新) 쪽방촌, 빈민촌이라며 고시원에 쏟아지는 관심을 두고 우려를 표하기도 합니다. 일각에서는 고시원을 금지해 주거시설의 최소 수준을 지키자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한편에서는 “그런 곳이라도 있으니 없는 사람 가는 거다”, “빈민촌 몰아내 살 곳 없어지는 것 아닌가 걱정”이라며 가난한 이들의 마지막 선택지마저 사라지진 않을까 걱정합니다. 하루 1만원 남짓으로 냉난방과 수도, 전기, 식사가 해결되는 고시원은 현재 이들에게 가장 현실적인 주거시설이라는 거지요.  
 
500에 40짜리 방에서 화장실을 포기해야 했다면 보증금 없는 30짜리 방에서는 안전을 포기해야 했던가 봅니다. 한 기사에 따르면 어느 희생자의 가족은 “아버지가 오피스텔에서 지낸다고 했었다”며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다고 합니다. 가족들이 걱정할까봐 고시원 거주 사실을 차마 말하지 못했나 봅니다. 살던 오피스텔의 월세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어 고시원 행을 택한 그가 고시원이 위험에 취약하다는 걸 모르지는 않았겠지요. 다만 “고시원 말고는 갈 수 있는 곳이 없다”는 네티즌들의 말처럼 선택지가 없을 때 안전은 차 순위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것이겠지요. 고시원 화재로 인명 피해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대책이 세워져야 할 때입니다. ‘e글중심(衆心)’이 네티즌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 어제의 e글중심 ▷ “티셔츠 문제 아냐” 한일 갈등 재조명한 BTS 나비효과
 
 
* e글중심(衆心)은 '인터넷 대중의 마음을 읽는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 커뮤니티 글 제목을 클릭하시면 원문을 볼 수 있습니다.
* 반말과 비속어가 있더라도 원문에 충실하기 위해 그대로 인용합니다.
 
#네이버
“여러분이 길 가다 보는 사람 100명 중 한 명은 고시원에 살고있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평균 32만 원이면 작은 월세방이라도 구해서 살 수 있을 것 같죠? 고시원은 하루 1만 원 남짓으로 냉난방과 수도, 전기, 식사까지 해결되는 일반인 상식으로 보면 비현실적인 주거시설입니다. 왜 고시원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고시원 주거인 중에는 기초생활수급자들도 많습니다. 7-80만 원 수급비 받아서 30만 원 정도 고시원비 내고 나머지 돈으로 생활하는 거죠. 그리고 이제 노령인구가 고시원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정부는 뭐했죠?”

ID ‘figh****’

#다음
“50 넘으면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생활이 급작하게 바뀌지는 않지. 그런 사람이 집을 산다는 건 엄두도 안 나고 살 능력도 유지할 능력도 없지. 더군다나 어디 수입 좋은 곳에 취직하기도 어렵고 몸은 안 따르고... 진정 정부에서 도와줘야 할 계층은 이 40~50대. 재취업과 월 수입을 끌어올려줘야 중산층도 두터워지는 거다. 이거야 말로 밑빠진 독에 물 붓기가 아닌 진심 나라의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걸거다.“

ID ‘진순’

#네이버
“고시원장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무단 점거한 걸 건물주 탓할 수는 없지요. 게다가 법원 결정 나서도 꽤 시간이 지난 상태에서 스플링클러를 건물주 동의 없이 설치하려는 것도 잘못된 겁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한 행동을 돈 없는 사람을 위해 한 것으로 둔갑시키지 마시기 바랍니다.”

ID ‘khou****’

#뽐뿌
"부동산 투기와 비정상적인 인프라 몰빵... 그냥 안타깝네요... 저 사람들 일자리 때문에 도시의 부품 생활하는 저소득층들인데 사망한 7명중 4명은 기초생활수급자라네요. 누구는 불로소득 부동산 신화로 몇천이 몇십 억이 되고, 누구는 노동으로 살아도 고시원에 살다 화재로 생을 마감하고.. 생활공간이 투기공간으로 변질된 우리 사회의 문제 아닐까요. 전 세계적인 문제이기도 하지만 인프라 몰빵을 차곡차곡 시전하고 님비, 핌피한 결정권자나 정책권자 모두 공범..."

ID ‘첫코의중성요’

#다음 아고라
“또 이 나라의 이름 없는 민초들 소중한 생명 일곱 분이 고시원 화재로 세상을 떠났다. 전 세계 사고 없는 나라는 없겠지만 고시원 화재같은 우리나라에서 서민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희생을 강요하는 부패한 사회구조 정말이지 역겹다. 화재에 대비한 사전 점검에 의한 불의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사회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이런 질문은 이제 지겹다. 언제 이 나라는 힘없는 민초들 희생을 강요하는 부패한 사회구조 정글에서 벗어나게 될까“

ID ‘아나트만의꿈’

#디시인사이드
“돈 없으면 죽음 또한 그냥 당할 수밖에 없구나. 나도 고시원에서 살았던 적이 있고, 고시원 거주 대부분 도와주는 가족 없이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일 텐데 왜 세상은 힘든 사람들을 잠시라도 가만 내버려두지 않을까. 돌아가신 분들 확인해보니까 생계형 근로자라네. 다른 화재 죽음에 비해 생각보다 화제가 안 되는 것 같아. 부디 배고픔도, 힘겨움도 없는 곳에 가시길 바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ID ‘ㅇㅇ’

#다음
“외제차가 주차장에 많이도 주차되어 있다는 현실. 하기야 집 몇 채씩 있으면서도 공공 임대주택에 사는 사람들, 재산·돈 차명으로 관리하면서 거주하는 사림들, 그런 사람들 때문에 진짜 가난하고 거주해야 할 사람들이 피해보는 대한민국에 현실. 가짜가 진짜보다 더어 진짜같은 사회!”

ID ‘계룡도사’

 

변은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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