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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 반대 괘씸죄?…경사노위에서 빠진 소상공인연합회

중앙일보 2018.11.13 16:51
소상공인연합회(이하 연합회)가 새로운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에 참여하지 못하게 됐다. 법정단체인 ‘소상공인 대표 경제단체’가 경사노위에서 빠진 건 이례적이다. 지난해부터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줄곧 반대 목소리를 내 온 연합회에 이른바 괘씸죄를 적용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경총이 법정단체인 연합회 제외
활동도 없는 민간 사단법인 추천
문성현 위원장 "경총에 재고 요청"
"정부 입김에 경총 눈치보기" 비판 나와

2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소상공인 생존권 운동연대 주최 ‘최저임금 제도개선 촉구 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최저임금 인상 철회를 주장하며 손피켓을 들고 있다. [뉴스1]

2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소상공인 생존권 운동연대 주최 ‘최저임금 제도개선 촉구 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최저임금 인상 철회를 주장하며 손피켓을 들고 있다. [뉴스1]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는 최근 대한상의와 협의해 경사노위 소상공인 측 위원에 소기업소상공인연합회 소속 임원 박 모 씨를 추천했다. 청와대에서 박 씨 추천을 추인했고, 현재 경사노위가 인사 검증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정위원회에서 이름을 바꾼 경사노위는 관련 법 개정에 따라 오는 22일 출범한다. 일자리·노동뿐만 아니라 산업·경제·복지 등 사회정책으로 논의 범위를 확대했다. 위원회 참여 폭도 청년·여성·비정규직 노동자 대표, 소상공인·중소·중견기업 사용자까지 확대했다.
 
경사노위 위원은 각 분야 단체 임원 18명으로 구성된다. 위원 중 사용자 대표 몫은 3명이다. 3명 중 중소업·중견기업 대표자로는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임원이 내정됐다. 둘 다 법정단체다. 그런데 유독 소상공인 측 위원만 법정단체인 연합회를 배제하고, 민간 사단법인인 소기업소상공인연합회 임원을 추천했다. 경사노위 안팎에서는 "예상 못한 사태"라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경총은 “평판과 상시 인력 규모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며 “의도적으로 연합회를 배제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소기업소상공인연합회의 인지도가 떨어지는 데다 활동도 거의 없어서다. 연합회 관계자는 “소기업소상공인연합회의 공식 홈페이지에 나온 자료만 해도 최소 10년 전 자료”라며 “추진하는 사업도 거의 없지만, 회원 확보나 산하단체 등을 고려할 때 소상공인 관련 사업을 꾸려나갈 인력 자체가 안 된다”고 말했다.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12일 국회 환노위 전체회의에서 “연합회가 최저임금 인상 반대 운동 등 정부에 항의를 많이 해서 괘씸죄에 걸린 것이 아니겠냐”며 참석자인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을 추궁하기도 했다. 문 위원장은 “저희도 연합회가 추천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 (소상공인 측 경사노위 위원) 추천권을 가진 경총이 소기업소상공인연합회를 추천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총에 두 차례 재고를 요청했는데 다시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경사노위 위원장조차 납득하지 못하는 추천이었다는 의미다.
 
이를 두고 정부 차원의 찍어내기에 경총이 눈치보기로 동조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연합회가 경총과 줄곧 같은 맥락에서 활동해 왔는데 충격적인 일”이라며 “연합회가 배제된 배경에 대해 경총과 경사노위 관계자의 말이 엇갈리고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것을 봤을 때 정부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세종=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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