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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지원 판사 6명 “사법농단 의혹 연루판사 탄핵 촉구하자”

중앙일보 2018.11.13 16:42
지난 8월 법관사찰 등 의혹 문건 다수를 작성한 의혹을 받고 있는 김모 창원지법 마산지원 부장판사(전 법원행정처 심의관)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대구지법 안동지원 전경. [뉴스1, 다음로드뷰]

지난 8월 법관사찰 등 의혹 문건 다수를 작성한 의혹을 받고 있는 김모 창원지법 마산지원 부장판사(전 법원행정처 심의관)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대구지법 안동지원 전경. [뉴스1, 다음로드뷰]

판사 탄핵소추를 각급법원 대표판사들로 구성된 전국법관대표회의(법관대표회의)가 먼저 촉구하고 나서자는 제안이 일부 판사로부터 나왔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과 재판 거래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현직 판사들이 대상이다.  

 
13일 권형관·박노을·박찬석·이영제·이인경·차경환 판사 등 대구지법 안동지원 판사 6명은 최근 대구지법 관내 대표판사들에게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연루 판사들에 대한 탄핵 촉구 결의안’을 법관대표회의에 발의해달라고 요청했다. 경북 안동시에 위치한 안동지원의 판사는 모두 6명이다.

 

권 판사 등은 “형사 절차에만 의존해서는 형사법상 범죄 행위가 성립하지 않는 재판 독립 침해행위에 대해서 아무런 역사적인 평가가 이뤄지지 않고 넘어갈 수밖에 없게 된다”며 “법관 탄핵 발의 안건이 법관회의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그에 따라 채택돼 결의되기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법부 구성원 스스로 행한 명백한 재판 독립 침해행위에 대해 형사법상 유무죄의 성립 여부를 떠나 위헌적인 행위였음을 우리 스스로 국민에게 고백해야 한다”며 “이러한 노력은 사법부를 인권과 정의의 최후의 보루로 여기는 대부분의 국민에 대한 법관들의 최소한의 실천적인 의무”라고 주장했다.

 

법관 탄핵촉구 결의안이 오는 19일 열리는 2차 정기 법관대표회의에 상정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법관대표회의에 안건을 상정하려면 대표판사 5명 이상이 동의해야 하는데, 안건 발의 기한인 12일 오후 12시가 지나도록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안건 발의 기한이 지난 뒤에는 대표판사 10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발의가 가능하다. 19일 정기회의 당일에도 현장에서 대표판사 10명 이상이 동의하면 안건 상정이 가능하다.

 

경기 고양 사법연수원에서 열리는 2차 정기 법관대표회의에서는 법관의 사무분담 기준에 관한 권고와 근무평정‧전보인사, 법원행정처 업무이관 관련 의안 등이 논의된다. 회의가 끝난 뒤 김명수 대법원장과 대표판사들이 사법연수원 구내식당에서 만찬을 할 예정이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전국법관대표회의 결의안 발의 제안>
존경하는 대구지방법원 및 관내 지원 판사님들께.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 판사 일동입니다. 작금의 사태로 인해 법원의 권위는 물론 전체 판사들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무너진 신뢰가 언제쯤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지도 가늠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러한 시기에 저희 지원 법관 일동은 평정심을 가지고 재판에 임하고자 각자 노력하고 있지만, 그에 더하여 어떻게 하면 무너져 버린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에 관하여 법관으로서, 사법부의 일원으로서 깊은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고, 향후 특별재판부에서든 일반재판부에서든 법원의 재판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형사 절차가 종료되기까지는 아직 요원하기만 하고, 무엇보다 형사 절차에만 의존하여서는 형사법상 범죄 행위에는 포섭되지 않는 재판 독립 침해행위에 대해서 아무런 역사적인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고 넘어갈 수밖에 없게 됩니다. 이러한 결과는 오히려 국민들로 하여금 사법부에 대한 불신만 더 커지게 하고 그 신뢰회복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는 11월 19일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국민들의 신뢰 회복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아니 해야만 하는 행동은 무엇일까요? 이에 관하여 법관들 각자 여러 의견과 가치관이 있으시겠지만 저희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 법관들은 오랜 고민 끝에 “명백한 재판 독립 침해행위자에 대한 국회의 탄핵 절차 개시 촉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대표적으로 “① 특정 재판에 관하여 당사자가 아닌 정부 관계자와 비공개적으로 회동하여 재판의 진행방향에 관하여 논의하고 의견서 작성 등 자문을 하여 준 행위, ② 특정 재판에 관하여 일선 재판부에 연락하여 특정한 방향의 판결 주문을 요구하거나 재판절차 진행에 관하여 의견을 제시한 행위” 등은 명백한 재판 독립 침해행위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재판부가 사건 처리에 관하여 동료나 선배 법관에게 조언을 구하고 이를 참고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합당한 결론을 도출하기 위한 순수한 의도의 조언이 아니라 ‘(헌법재판소 등과 비교하여) 법원의 위상 제고에 유리한지 여부’나 ‘행정부와의 원활한 협력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지 여부’를 고려하면서 특정 사건의 재판에 관하여 조언이나 요청을 하는 것은 어떠한 선의의 의도나 명분을 갖다 대더라도 헌법이 요구하는 재판의 독립을 침해하는 행위를 사법부 스스로 자행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사법부 구성원 스스로 행한 명백한 재판 독립 침해행위에 대하여 형사법상 유무죄의 성립 여부를 떠나 위헌적인 행위였음을 우리 스스로 국민들에게 고백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태에 대하여 형사 절차의 진행과는 별개로 헌법이 예정하고 있는 사후 교정 절차인 탄핵 절차 진행을 촉구해야만 합니다. 이러한 노력은 우리 사법부를 인권과 정의의 최후의 보루로 여기고 있는 대부분의 국민들에 대한 법관들의 최소한의 실천적인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사법부 스스로의 자정의 노력 없이 검찰과 같은 외부조직의 도움을 받아 사법부의 신뢰를 회복하고자 한다는 것은 법관들 스스로 사법부의 독립을 외면하는 방관자적인 처신이라고 생각됩니다.

 
 
 아무쪼록 이와 같은 법관 탄핵 발의 안건이 전국법관대표회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그에 따라 채택되어 결의되기를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 판사 일동은 강력히 희망합니다.  
 
 
  2018. 11. 9.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 판사(가나다순)

         권형관, 박노을, 박찬석, 이영제, 이인경, 차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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