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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기획]섬에서 외국인 범죄 발생하면…하늘에서 본 육해공 작전

중앙일보 2018.11.13 16:29
13일 '섬 지역 외국인 범죄 발생' 상황을 가정해 전남 진도군 조도면 일대에서 이뤄진 경찰과 해경, 소방, 지자체 합동 훈련. 조도 앞바다에서 경찰의 협조 요청을 받은 해경 경비함정 2척이 범죄 후 도주하는 외국선박을 나포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13일 '섬 지역 외국인 범죄 발생' 상황을 가정해 전남 진도군 조도면 일대에서 이뤄진 경찰과 해경, 소방, 지자체 합동 훈련. 조도 앞바다에서 경찰의 협조 요청을 받은 해경 경비함정 2척이 범죄 후 도주하는 외국선박을 나포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여보시오, 나 좀 살려주씨요.”
 

전남경찰청, 진도 조도에서 유관기관 합동기동훈련
경찰 헬기 섬에 출동하고 소방 헬기는 피해자 후송
야산 도주 용의자들 검거에 해경은 외국선박 나포

13일 오전 10시50분쯤 112에 다급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섬마을인 전남 진도군 조도면 창유리에 사는 여성의 전화였다. 신고자는 고통스러운 목소리로 “외국인들이 흉기를 들고 집에 들어와 나에게 몹쓸짓을 한 뒤 다리를 찌르고 달아났다”고 했다. 악천후에 피항 중이던 외국선박의 선원이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가정한 훈련 상황이었다. 경찰 헬기에 탑승해 경찰과 해경ㆍ소방ㆍ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섬에서 처음 이뤄지는 육ㆍ해ㆍ공 야외기동훈련(FTX)을 취재했다.
 
출동 지령 및 지원 요청은 주민의 신고 접수와 동시에 이뤄졌다. 광주공항에 위치한 전남지방경찰청 항공대 소속 헬기의 프로펠러가 굉음을 내며 돌기 시작했다. 경찰 수사관들을 태우고 사건 현장에 출동할 준비를 하기 위해서다.
13일 '섬 지역 외국인 범죄 발생' 상황을 가정해 전남 진도군 조도면 일대에서 이뤄진 경찰과 해경, 소방, 지자체 합동 훈련. 경찰의 협조 요청을 받고 날아온 소방 헬기가 구급차를 타고 조도 헬기장에 도착한 피해자를 태우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13일 '섬 지역 외국인 범죄 발생' 상황을 가정해 전남 진도군 조도면 일대에서 이뤄진 경찰과 해경, 소방, 지자체 합동 훈련. 경찰의 협조 요청을 받고 날아온 소방 헬기가 구급차를 타고 조도 헬기장에 도착한 피해자를 태우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시속 220㎞ 이상의 속도로 이동이 가능한 경찰 헬기는 광주광역시에서 이륙한 지 약 20분 만에 신안군청 헬기장에 도착했다. 전남 무안에서 미리 출발해 대기 중이던 전남경찰청 수사관들이 착륙한 헬기에 서둘러 탑승했다.
 
그 사이 섬 안에서도 경찰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파출소 순찰차가 사건 현장에 먼저 도착해 피해자의 상태를 확인한 뒤 지자체에 구급차를 요청했다. 피해자에 대한 응급처치가 이뤄졌다.
 
13일 '섬 지역 외국인 범죄 발생' 상황을 가정해 전남 진도군 조도면 일대에서 이뤄진 경찰과 해경, 소방, 지자체 합동 훈련. 외국인 선원의 성범죄 사건 신고를 받은 경찰 수사관들이 신안군청 헬기장에 도착한 헬기에 타고 현장으로 떠나는 장면. 프리랜서 장정필

13일 '섬 지역 외국인 범죄 발생' 상황을 가정해 전남 진도군 조도면 일대에서 이뤄진 경찰과 해경, 소방, 지자체 합동 훈련. 외국인 선원의 성범죄 사건 신고를 받은 경찰 수사관들이 신안군청 헬기장에 도착한 헬기에 타고 현장으로 떠나는 장면. 프리랜서 장정필

비슷한 시각, 진도 조도 헬기장에 빨간색 외관의 헬기 한 대가 접근하고 있었다. 피해자를 육지로 실어나를 전남소방본부 소속 헬기다. 천천히 착륙한 헬기는 구급차에서 기다리던 피해자를 싣고 병원을 향해 떠났다.
 
소방 헬기가 떠난 직후 이번에는 파란색 헬기 한 대가 착륙을 시도했다. 광주공항을 출발해 신안군청 헬기장을 거쳐 수사관들을 태우고 온 경찰 헬기다. 수사관들은 조도 헬기장 인근인 사건 현장으로 곧장 달려가 수사에 착수했다.
 
13일 '섬 지역 외국인 범죄 발생' 상황을 가정해 전남 진도군 조도면 일대에서 이뤄진 경찰과 해경, 소방, 지자체 등의 합동 훈련 모습. 조도 앞바다에서 도주 중인 외국선박을 나포하는 해경 경비함정 2척과 경찰 헬기. 프리랜서 장정필

13일 '섬 지역 외국인 범죄 발생' 상황을 가정해 전남 진도군 조도면 일대에서 이뤄진 경찰과 해경, 소방, 지자체 등의 합동 훈련 모습. 조도 앞바다에서 도주 중인 외국선박을 나포하는 해경 경비함정 2척과 경찰 헬기. 프리랜서 장정필

같은 시각, 바다 상황도 분주했다. 조도 창유항에는 경찰 행정선이 도착했다. 이 선박을 타고온 112타격대와 경찰관 등 수색조 15명은 미리 대기 중인 승합차 2대와 순찰차 1대에 나눠타고 사건현장 인근 야산으로 향했다. 수사관들과 합류한 수색조는 피해자의 집 인근 야산을 수색한 끝에 달아났던 외국인 용의자 2명을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아직 끝난 게 아니었다. 바다에서 나머지 1명의 외국인 선원이 배를 타고 도주를 시도했다. 도주하는 선박 나포는 해경이 주도했다. 해경 경비함정 2척이 선박의 앞을 가로 막고 뒤를 추격하며 나포를 완료했다. 육해공에서 동시에 이뤄진 입체 훈련은 피해자의 신고가 접수된 지 1시간이 조금 지나 마무리됐다.
13일 '섬 지역 외국인 범죄 발생' 상황을 가정해 전남 진도군 조도면 일대에서 이뤄진 경찰과 해경, 소방, 지자체 등의 합동 훈련 모습. 외국인에게 범죄 피해를 당한 주민이 조도 헬기장에 착륙한 소방 헬기에 실려 병원으로 이동하는 장면. 프리랜서 장정필

13일 '섬 지역 외국인 범죄 발생' 상황을 가정해 전남 진도군 조도면 일대에서 이뤄진 경찰과 해경, 소방, 지자체 등의 합동 훈련 모습. 외국인에게 범죄 피해를 당한 주민이 조도 헬기장에 착륙한 소방 헬기에 실려 병원으로 이동하는 장면. 프리랜서 장정필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1만5000대 안팎의 외국선박이 우리 바다를 드나들었다. 국내에서 고용된 외국인 선원도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해 기준 2만5301명에 이른다. 불법체류 상태로 일하는 외국인들도 적지 않다. 섬과 바다에서 외국인 강력 범죄가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섬 지역, 외국인 범죄의 특성상 초동 조치에 실패할 경우 용의자 검거는 물론 특정도 어렵다. 전국적으로 3355개의 섬(유인도 470개, 무인도 2885개)이 있다. 전남 지역에는 전국 65%인 2165개(유인도 279개, 무인도 1886개)의 섬이 있는데 유인도 가운데 절반이 넘는 143곳에 경찰관이 배치되지 않은 상태다.
 
최관호 전남경찰청장은 “섬 주요 지점 폐쇄회로(CC)TV 설치 및 순찰정 추가 확보와 함께 유관기관과 협력해 안전한 섬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진도=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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