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규호 8년 도피' 미스터리 키맨 '동생' 최규성 검찰 소환 임박

중앙일보 2018.11.13 15:00
8년 도피 끝에 검찰에 붙잡힌 최규호(71) 전 전북교육감이 지난 9일 특가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전주지법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8년 도피 끝에 검찰에 붙잡힌 최규호(71) 전 전북교육감이 지난 9일 특가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전주지법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규성(68)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의 검찰 소환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검찰은 12일 전남 나주혁신도시에 있는 그의 집무실과 서울·김제 자택 등 여러 곳을 압수수색했다. 최 사장은 복수의 지인을 시켜 수뢰 혐의로 검찰에 쫓기던 친형 최규호(71) 전 전북도교육감을 8년 2개월간 숨겨 주고 도피를 도운 혐의(범인도피교사)를 받고 있다.  
 

검찰, 농어촌公 사장실·자택 압수수색
최 사장, 범인도피교사죄 등 혐의 다수
兄 최규호 전 교육감 '도피 설계자' 의혹
조력자 중 거물급 인사 포함 여부 촉각

검찰은 최 사장이 최 전 교육감의 장기간 도피 생활을 설계한 '몸통'으로 보고, 소환 일정을 저울질하고 있다. 그간 억측이 난무했던 최 전 교육감의 '8년 도피 미스터리'가 풀릴지 검찰 수사 결과가 주목된다. 
 
13일 전주지검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오후 서울 국회 출장 중이던 최 사장에게서 그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디지털포렌식(과학적 증거 수집 및 분석 기법)으로 분석 중이다. 최 사장은 도피 기간 최 전 교육감과 계속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만성 질환이 있는 최 전 교육감은 검찰에 '자진 출두'를 약속한 2010년 9월 12일 사라진 이후에도 최 사장 명의로 꾸준히 병원 진료를 받고 약을 처방받았다. 
 
최규성(68)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의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 때 모습. 지인들을 시켜 친형인 최규호(71) 전 전북도교육감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다. [연합뉴스]

최규성(68)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의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 때 모습. 지인들을 시켜 친형인 최규호(71) 전 전북도교육감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법원에 청구한 최 사장의 압수수색 영장에는 범인도피교사죄·국민건강보험법 위반 등 여러 혐의가 기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3선 국회의원(김제·완주) 출신인 최 사장은 그동안 형의 잠적에 대해 "가족들도 연락이 닿지 않는다. 형이 잘못을 저질렀다고 동생까지 비난하는 건 연좌제(범죄자의 친족에게도 형사 책임을 지우는 제도)"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최 전 교육감이 지난 6일 인천 한 죽집에서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검찰에 붙잡히고, 최 사장 명의로 병원에 드나든 자료까지 나오자 당황해하는 분위기다. 최 전 교육감은 2008년 김제 스파힐스 골프장 확장 사업을 도와주고 3억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수수)로 9일 구속됐다.  
 
앞서 최 전 교육감은 2010년 잠적 당시 고령인 데다 만성 질환도 앓아 '나 홀로 도주'는 어렵다는 관측이 높았다. 하지만 잠적 기간이 길어지자 사망설·밀항설·권력비호설 등 소문만 무성했다. 정작 검찰이 검거하고 보니 최 전 교육감은 해외가 아닌 국내 대도시(서울·인천) 한복판에서 제3자 명의의 휴대전화와 체크카드를 쓰며 여유로운 도피 생활을 하고 있었다. 가명을 썼던 그는 수억원대 차명 아파트(24평)에 살며 테니스·골프도 즐겼다. 이 때문에 검찰 안팎에서는 "조직적 비호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많다.

 
검찰은 신분이 확인된 '도피 조력자' 10여 명에 대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조력자 일부는 이미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돼 압수수색까지 당했다. 검거 초기 전주지검 관계자는 "(최 전 교육감 도피엔) 주로 교육 분야 관계자 등 많은 사람의 도움이 있었다. 수사하다 보면 여러 명이 다칠 수 있다. 기자들도 알 만한 사람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지역 정가에선 "조력자 중 '거물급 인사'도 있다"는 얘기도 돈다.   
 
수뢰 혐의를 받는 최규호(71) 전 전북도교육감이 지난 7일 전주지검에서 교도소로 이송되고 있다. [뉴스1]

수뢰 혐의를 받는 최규호(71) 전 전북도교육감이 지난 7일 전주지검에서 교도소로 이송되고 있다. [뉴스1]

검찰은 도피 조력자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최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소환 시기는 최 전 교육감의 1차 구속 만기인 오는 19일 전후로 점쳐진다. 검찰은 한 차례 최 전 교육감의 구속 기간(10일)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 전주지검 관계자는 "지금은 수사 단계상 (최 전 교육감의) 도주 부분을 확인하는 게 초점"이라며 "골프장 뇌물 사건 외에 그간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도 범죄가 되는지 면밀히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이 밝힌 최 전 교육감의 초기 행적은 그의 '입'에서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최 전 교육감은 검찰에서 "(2010년 9월 12일) 잠적 직후 며칠간 전주에 머물다 서울로 올라가 주로 찜질방 등을 전전하다 2012년 인천에 눌러앉았다"고 말했다. 그의 진술이 사실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전주지검 관계자는 "(도주 경로는) 수사의 본류가 아니어서 별도로 추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검찰은 최 전 교육감 잠적 당시 현상금 200만원을 걸었지만, 공개 수배는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 전 교육감의 인상착의가 담긴 수배 전단을 전국 일선 경찰서에 배포하지 않아 잠적 기간이 길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관련기사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