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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화 감독이 추모한 ‘마블 대부’ 스탠 리 마지막 모습

중앙일보 2018.11.13 14:12
지난해 10월 히어로 영화 '프로디걸' 론칭 기념 행사가 열린 LA 코믹콘에서 만난 김용화 감독과 스탠 리. [사진 덱스터스튜디오]

지난해 10월 히어로 영화 '프로디걸' 론칭 기념 행사가 열린 LA 코믹콘에서 만난 김용화 감독과 스탠 리. [사진 덱스터스튜디오]

“애통하고 비통합니다. 스탠 리는 세계 영화계의 세계관을 확장한 초석을 마련한 분이잖아요. 전 세계 많은 감독, 제작자들이 더 모험 있고 신선하고 재밌는 영화에 도전하도록 귀감이 돼줬어요. 지난해 LA 코믹콘에서 마지막 뵀을 때 제 손을 꼭 잡아주시던 느낌이 아직 남아있는데…. 오늘 아침 부고를 보곤 허망했습니다.”
 
‘신과함께’의 김용화 감독은 12일(미국 현지 시각) 별세한 ‘마블 대부’ 故 스탠 리를 추모하며 이렇게 말했다. 스탠 리는 전세계 영화시장을 사로잡은 마블 히어로물의 창시자다. 김 감독은 그의 제작사 파우엔터테인먼트가 공동제작하는 부자(父子) 슈퍼 히어로에 관한 블록버스터 ‘프로디걸(Prodigal)’의 연출에 발탁돼 할리우드 진출을 준비해왔다. 지난해 미국 LA에서 열린 코믹콘 행사에서 이런 사실을 발표했다.  
 
13일 본지와 통화에서 그는 “‘프로디걸’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면서 “코믹콘에서 만났을 때 스탠 리는 자신이 쓴 많은 작품 중 ‘프로디걸’을 가장 좋아한다, 동양감독이 연출하게 돼서 기쁘다고 했다. 제 어깨를 계속 두드려주며 ‘이게 내 페이보릿이야, 페이보릿이야’ 말했던 게 많이 남는다”고 했다. “항상 엑셀시아(Excelsior), 엑셀시아라 하셨다”고 돌이켰다.  
 
엑셀시아란 ‘더욱더 높이’란 뜻의 라틴어로 생전 스탠 리가 입버릇처럼 썼던 말이다. 두 팔을 하늘로 들고 날아오르는 동작을 하며 이 말을 하기도 했다. 그의 사망이 알려진 직후 그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는 생몰 연도(1922-2018)와 함께 이 단어가 적힌 검은 바탕 사진이 올라왔다.
 
미국 현지 보도에 따르면 스탠 리는 12일 LA의 한 병원에서 향년 96세로 세상을 떠났다. 마블 코믹스 명예회장이자 수석 작가였던 그는 아이언맨‧스파이더맨‧헐크‧엑스맨‧닥터 스트레인지‧토르‧블랙 팬서 등 무수한 히어로 캐릭터를 공동 창작하며 팬덤을 일으켰다. 마블 슈퍼 히어로 영화에 40여 차례 카메오 출연하며 한국에서도 ‘스탠 리 옹’으로 불리며 사랑받았다. 2008년엔미국에서 예술가의 최고 영예로 꼽히는 ‘미국 예술 훈장’을 받았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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