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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신고 미사일 기지 보도에 술렁이는 워싱턴

중앙일보 2018.11.13 13:31
12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공개한 '삭간몰 미사일 기지'등 미신고(undeclared) 미사일 운용기지의 존재에 워싱턴 조야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비핵화 진전 트럼프 주장은 거짓으로 판명" 회의론 대두
민주당에선 "이대론 2차 북미정상회담 안 된다" 주장도
"비핵화조치,제제완화 맞교환 한국 아이디어 작동 안될 것"
"새로운 내용 아니다" 반박도, 미 국무부는 일단 관망 분위기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12일(현지시간) 북한 당국에 의해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약 20곳의 '미신고(undeclared ) 미사일 운용 기지' 중 13곳의 위치를 확인했다며 이 중 삭간몰 미사일 기지를 분석한 내용을 공개했다.   CSIS 산하 한반도 전문 포털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는 북한에서 가동 중인 미신고 미사일 운용 기지에 대한 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며, 그 첫번째로 삭간몰 미사일 기지를 다루게 됐다고 밝혔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12일(현지시간) 북한 당국에 의해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약 20곳의 '미신고(undeclared ) 미사일 운용 기지' 중 13곳의 위치를 확인했다며 이 중 삭간몰 미사일 기지를 분석한 내용을 공개했다. CSIS 산하 한반도 전문 포털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는 북한에서 가동 중인 미신고 미사일 운용 기지에 대한 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며, 그 첫번째로 삭간몰 미사일 기지를 다루게 됐다고 밝혔다.

 
북한에 대한 의구심과 불신이 커져 북미 협상의 진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다,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의 '트럼프 공격' 재료로 쓰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CSIS는 보고서에서 상업용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북한이 존재 여부를 공식 확인하지 않은 미사일 기지 20곳 가운데 13곳을 확인했다며, 첫 사례로 삭간몰의 운영 실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자 당장 뉴욕타임스는 이를 인용해 "그동안 북한이 대규모 기만전술(great deception)을 펼쳐왔음을 보여준다"고 대서 특필했다. 
 
그동안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의구심을 보이던 워싱턴 내 상당수 전문가들도 이 보고서가 나오자 북한과 트럼프 미 대통령을 동시에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더 이상 북한의 핵 위협은 없다"는 주장을 펴 온 것을 반박한 것이다.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이 7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서 열린 한미동맹 60주년 기념만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13 0507 워싱턴 [ 청와대사진기자단 ]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이 7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서 열린 한미동맹 60주년 기념만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13 0507 워싱턴 [ 청와대사진기자단 ]

 
척 헤이글 전 국방부 장관은 CNN에 "(비핵화에 대한 진전이 이뤄졌다는) 트럼프의 언급들이 거짓말이라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며 "북한은 비핵화를 위해 어떤 단계를 밟을지 그 계획을 보여주는 어떠한 문서에도 서명하지 않았다. 이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에이브러햄 덴마크 윌슨센터 아시아프로그램 소장(전 국방부 아태담당 부차관보)은 AP와의 인터뷰에서 "(싱가포르)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1년 전 만큼이나 위험하다"며 "북한과의 관계 개선은 칭찬받을만한 목표이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해소됐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부질없는 기대나 의도적 기만"이라고 비난했다.

 
에이브러햄 덴마크 우드로윌슨 센터 아시아프로그램 소장

에이브러햄 덴마크 우드로윌슨 센터 아시아프로그램 소장

 
WP는 '새롭게 드러난 북한의 미사일 기지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간 정상회담의 값어치에 의구심을 드리운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보고서는 북한이 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긴 했어도 핵 시설은 절대 해체하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는 가장 최신 근거로, 실제 북한은 오히려 비축량을 더 늘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보도했다. 
 
지난 6일 중간선거에서 하원 과반을 획득한 민주당 일각에서도 "2차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에드워드 마키 의원은 CSIS 발표와 뉴욕타임스 보도 이후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 의해 놀아나고 있다. 우리는 북한과 또 다른 정상회담을 열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도, (폼에이오) 국무장관도 (회담에) 임해선 안 된다. 김씨 정권이 핵 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분명한 행동을 취하기 전까지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 민주당 간사인 에드워드 마키 상원의원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 민주당 간사인 에드워드 마키 상원의원

 
하원 외교위의 호아킨 카스트로 의원도 트위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핵 개발을 멈추거나 억제하는 데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프랭크 팰론 하원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 위협을 제거하고 있다는 주장(assertion)을 끝내야 한다. 오히려 (위협은) 더 악화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 발표의 불똥은 한국으로까지 튀고 있다.  

 
미 외교협회(CFR)의 리처드 하스 회장은 13일 트위터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제재 완화를 맞교환하자는 한국의 아이디어는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며 "필요한 것은 북한이 갖고 있는 것, 설정한 목표, 비핵화 시간표 및 단계에 대한 검사(audit)와 검증(verification)"이라고 지적했다.
 
리처드 하스 미국 외교협회 회장-박 진 전 의원 대담.

리처드 하스 미국 외교협회 회장-박 진 전 의원 대담.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트럼프 행정부는 곤혹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한을 감싸기도 비난하기도 모호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지시간 12일이 휴일이라 공식적인 브리핑은 없었지만 미 국무부 관계자는 '미국의 소리(VOA)'에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그의 약속을 이행할 경우 북한과 북한인들 앞에 훨씬 밝은 미래가 놓일 것이란 점을 분명히 밝혔다. 김 위원장의 약속에는 완전한 비핵화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폐기가 포함된다"란 원론적 메시지를 보냈다. 미 국무부 측은  "(보도된) 이런 미사일 기지가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이 싱가포르 정상회담 정신에 위배되는가"란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에는 즉답을 하지 않았다.  
 
한편 일각에선 이번 미신고 미사일 기지 보도가 과장된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핵 비확산 전문가인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이건 기만이 아니다. 김정은은 2018년 신년사에서 탄도 미사일 대량생산을 명령했다. 그(김정은)는 포기는 물론이고 생산중단 조차 지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김정은이 협상이 타결되기 전에 (미사일 기지를) 파기하고 개선 작업을 중단한다면 어리석은 일일 것"이라고도 했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프로그램의 제프리 루이스 소장도 "오히려 김정은은 핵무기를 대량생산하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이라 꼬집으면서 "김정은이 트럼프를 기만한 게 아니라 트럼프가 자신 자신을 속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6월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산책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6월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산책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CNN도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인정하진 않았지만, 미신고 시설들은 미 중앙정보국(CIA) 등 정보기관들이 오래 전부터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보도했다.
 
때문에 이 같은 보도가 나오게 된 배경을 두고도 엇갈린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북한으로 하여금 교착된 북미협상 테이블로 빨리 나오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란 주장과, 반대로 북미협상이 결렬되길 원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흘린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후속 협상이 지체됐을 때도 WP는 익명의 정보 당국자를 인용, "북한이 강선에 비밀 우라늄 농축 시설을 갖고 있다", "평양 외곽 산음동 미사일 생산 시설에선 액체연료를 쓰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제조 중인 것으로 보인다"란 북한의 핵·미사일 은폐설을 제기한 바 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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