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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컬링 국가대표 “김경두, 우리 때도 그랬다…공사장 막노동도 시켜”

중앙일보 2018.11.13 08:08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컬링 국가대표 '팀 킴'의 김초희와 김선영. [사진 SBS 뉴스8]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컬링 국가대표 '팀 킴'의 김초희와 김선영. [사진 SBS 뉴스8]

여자 컬링 대표팀 ‘팀킴’에게 폭언과 부당한 처우를 일삼았다는 의혹을 받는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이 이번에는 컬링팀의 많은 부분을 사유화하려 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이동건 전 컬링 남자 국가대표 선수이자 현재 강원도청 컬링팀 선수 겸 코치는 12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팀킴이 주장한 내용이 모두 사실이며 (팀킴이 소속된) 경북체육회에서 선수 생활을 할 당시 나 역시 겪은 일들"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김 전 부회장은 컬링을 가족사업체처럼 인식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 전 부회장이 딸, 사위, 조카 등 친인척만 합해도 10명, 가까운 지인까지 하면 최소 20~30명을 경북 체육회 안에 배치했다"면서 "선수들은 마치 하청 직원처럼 이용하고 버리는 수순을 약 20년간 이어왔다"고 털어놨다.
 
이씨는 "김 전 부회장은 선수들이 성적을 내고 또 팀이 이슈가 되면, 그 팀의 언론 접촉을 엄격히 통제했다. (김 전 부회장이) 지정한 언론에서만 인터뷰했고, 김 전 부회장의 공적을 내세우고 또 정해진 시나리오대로 인터뷰하도록 강요받았다"고 떠올렸다.
 
이어 "지시대로 하지 않으면 수시로 폭언을 했다. 굉장히 큰 질책이 이어졌기 때문에 지시를 당연시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김 전 부회장이 '나는 결코 선수들에게 폭언한 적 없다'고 하시다가 녹취 파일 나오니 아무 말씀이 없으시지 않느냐"며 "선수들은 늘 그런 억압, 강압 같은 부분들에 노출돼 있은 채 선수 생활을 이어왔다. 현재도 그럴 거다. 명백한 사실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지난 2006년 세워진 경북컬링훈련원 공사장 일에 선수들이 동원됐었다는 사실도 밝혔다.
 
"당시 김 전 부회장이 선수들에게 '너희들의 꿈을 키울 장소니까 너희들 손으로 짓고 또 열정을 보태야 하지 않겠냐'면서 공사장 일을 시켰다"면서 "컬링장을 짓다 보면 밑에 파이프를 깔고 다른 사람들이 출입 못 하도록 통제하는 일부터 시작해서 어린 선수들이 고통을 많이 받은 것으로 기억한다"고 털어놨다.
 
김경두 전 대한컬링연맹 회장직무대행과 그의 딸 김민정 경북체육회 여자컬링 감독. [연합뉴스]

김경두 전 대한컬링연맹 회장직무대행과 그의 딸 김민정 경북체육회 여자컬링 감독. [연합뉴스]

이씨는 "모든 부분이 강압적인 분위기였다. 본인 (김 전 부회장)의 권한에 조금이라도 이의를 제기하면 쓰임이 다한 거라고 생각하고, 선수의 방출 수순을 밟기 시작했다"며 자신도 2006년 같은 방식으로 경북체육회를 나오게 됐다고 밝혔다.
 
"2006년 당시, '내가 너희들 이만큼 키워줬으니 앞으로 네 살길은 너희들이 알아서 살아라'는 한마디로 선수들을 방출했다. 저도 그때 그렇게 나왔다"고 했다.
 
이어 "1999년도에 국가 대표 선발전에서 우리 팀이 1위로 선발됐었다. 하지만 경북에 우리 팀보다 나이가 많은 또 다른 컬링팀을 위해 사퇴하라고 강요당했다"면서 "당시 1위로 선발됐던 우리 팀은 '국가대표 할 의사가 없다'는 동의서에 사인을 억지로 해야 했다"고 했다.
 
이씨에 따르면 당시 경북에 2개의 컬링팀이 있었고, 이씨가 속한 '아우팀'이 1위를 했지만, '형팀'이 국가대표가 되길 바랐던 김 전 부회장의 뜻에 따라 강제로 사퇴했다는 것이다.
 
또 김 전 부회장이 레슬링 감독 시절 때 만난 제자를 컬링 대표 선수 명단에 기용하기도 했다고 했다. 당시 한 선수가 김 전 부회장의 뜻에 반발하자 그를 막무가내로 쫓아내기도 했다고 이씨는 밝혔다.
 
그러면서 "김 전 부회장의 아들 김민찬 선수의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며 "사위 장반석 감독 또한 컬링 선수로서 이력이 거의 없다. 결혼 전 영어학원 원장이었다. 김민정 감독보다 컬링 지식이 없다"고 덧붙였다.
 
국제 대회 우승 상금을 제대로 정산받지 못했다는 팀킴 측 주장에 대해서도 "내가 뛸 당시에도 그랬다. 서명서를 작성하게 했다"며 "서명서에는 자세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지 않다. 기록돼 있다 하더라도 지도자가 보는 앞에서 선수들이 세세히 살피는 것 또한 부담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명백하게 액수가 드러난 돈에 대해 훈련비 명목으로 각출해 가서 덜 받은 적이 있다. 그의 친족이 20년간 회계 관리를 했다"고 덧붙였다.
 
팀킴이 소속된 경북체육회에서 8년간 몸담은 바 있는 이씨는 2003년 일본 아오모리 겨울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컬링 사상 첫 금메달을 딴 남자 대표팀의 주장이었다. 이후 경북체육회를 나와 2008년부터 1년간 부산광역시체육회 컬링팀 코치를 거쳐 현재 강원도청 컬링팀에서 선수 겸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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