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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트럼프 정부, 오바마 때와 달리 한·일 역사 갈등에 중립”

중앙일보 2018.11.13 01:00 종합 8면 지면보기
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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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한·일 간 위안부 문제에 적극 개입했던 오바마 행정부와는 달리 강제징용 문제를 놓고 트럼프 행정부는 ‘엄정중립·불개입’ 자세를 유지하려 한다고 도쿄의 외교 소식통이 12일 전했다.  
 

오바마 정부 땐 위안부 합의 종용
내퍼 대행은 징용 판결에 말 아껴
펜스, 오늘 아베와 대화 내용 주목

이 소식통은 “과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겉으로는 중립을 표명하면서도 일본 아베 정권의 역사수정주의에 매우 비판적이었고, 위안부 문제 해결을 강하게 요청했다”며 “하지만 현재의 미국 정부는 한쪽 편을 들지 않는 것은 물론 한·일 과거사 문제 자체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으려는 자세”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이 같은 입장을 한국과 일본 측에 직간접적으로 알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실제로 한국 대법원의 징용 판결 직후 일본을 방문했던 마크 내퍼 미 국무부 한·일 담당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은 1일자 일본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과 한국이 (양국 관계가) 전진하는 길을 찾기를 마음으로부터 기원한다”며 말을 아꼈다. 판결 내용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도 “섬세한 문제”라며 구체적인 언급은 자제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양국을 더 좋은 미래로 이끄는 일이 될 것”이라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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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일본 언론들은 “대립을 격화시키지 않도록 양국에 촉구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한·미·일 관계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들은 “미국 정부가 원론적인 차원에서 문제 해결을 촉구할 수는 있겠지만, 본인들이 중요한 역할을 할 생각이 없고 오히려 이 문제와는 거리를 두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태도는 과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오바마 정부의 접근법과는 전혀 다르다. 당시엔 오바마 대통령 본인이 문제 해결에 적극적이었다. 한·일의 대립은 자신이 표방한 ‘아시아 중시 정책’에도 맞지 않고, 대북 억지력에도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그래서 2014년 4월 방한했을 당시 “위안부는 끔찍하고 지독한 인권침해”라고 말해 일본에 문제 해결을 압박했다. 물론 “아베 총리와 대화를 하라”고 한국에도 권고했다.  
 
오바마 정부는 앞서 2013년 말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이례적으로 “실망했다”는 논평을 내놓는 등 아베 정권의 주변국 무시에 대해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오바마 정부는 2015년 12월 한·일 양국 간 위안부 합의가 도출된 직후엔 백악관이 직접 나서 오바마 대통령의 숨겨진 역할을 홍보한 적도 있다.
 
트럼프 정부는 이와는 다르게 한·일 과거사 문제에 불개입한다는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서울의 정부 당국자는 “일본 정부는 한국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주장을 국제사회에 퍼나르려 하는데 미국 정부가 아예 불개입, 중립으로 간다면 우리로선 별로 불리할 게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다른 쪽에선 트럼프 정부가 한·일 과거사 문제를 놓고 중립을 넘어 무관심으로 일관할 경우 한국 정부에도 유리할 게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12일 일본을 방문해 13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만나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징용 판결에 대해 어떤 발언을 할지가 주목된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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