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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따라와봐 … 삼성·하이닉스 반도체 더 치고나간다

중앙일보 2018.11.13 00:04 경제 3면 지면보기
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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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반도체 업계가 ‘메모리 반도체 공습’에 나선 중국 따돌리기에 나섰다. 국내 반도체 업계 양대 축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잇달아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적용한 메모리 반도체 양산에 나서며 ‘초(超)격차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술 초격차 메모리 양산 속도전
하이닉스, 2세대 8Gb D램 개발
생산성 20%↑ 전력소비 15%↓
삼성은 2세대 16Gb D램 양산
미국 제재에 중국 반도체는 주춤

SK하이닉스는 2세대 10나노급(1y) 미세공정을 적용한 8Gb DDR4 D램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제품은 이전 제품인 1세대(1x)보다 생산성은 20% 높이고 전력소비는 15% 낮다. 데이터 전송 시 주고받는 신호를 이전의 배로 늘여 데이터 전송 속도는 업계 최고 수준이다. 김석 SK하이닉스 D랩 마케팅 담당 상무는 “고속도로 요금 정산소 수를 늘리면 차량 통행이 원활해지는 원리”라며 “내년 1분기 PC와 서버에 쓰일 제품을 시작으로 모바일용까지 빠르게 양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비슷한 수준의 D램 양산을 시작했다. 지난 7월엔 보다 발전한 2세대 10나노급(1y) 공정을 적용한 16Gb 모바일 D램 양산에 돌입했다.
 
역대 최대 호황을 맞은 한국 반도체 산업에 큰 위협인 중국의 매서운 추격은 미·중 무역 전쟁으로 주춤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미국 상무부가 중국 푸젠진화 반도체에 대한 수출 제재에 나서면서다. 내년 초 D램 양산을 앞둔 푸젠진화가 미국산 장비나 소프트웨어, 부품 등을 수입할 수 없게 되면 양산 시기가 늦어질 수 밖에 없다.
 
한국 반도체 업계가 당장 얻을 득은 거의 없지만, 기술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아직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수준은 한국보다 3~5년 뒤처져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하지만 중국의 반도체 추격은 공급 급증으로 인한 ‘가격 고점 논란’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현재 중국이 양산을 앞둔 메모리 반도체와 한국 제품은 수요층이 다르다. 예컨대 중국 YMTC가 내년 초 양산하겠다고 나선 제품은 32단 3D 낸드플래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14년 양산을 시작한 제품으로, 두 업체 모두 현재는 해당 제품을 거의 만들지 않는다. 현재 이들 업체의 주력 제품은 64~72단 3D 낸드플래시다. 기술 격차는 크다. 낸드플래시는 회로를 쌓아 올리는 ‘단’이 높을수록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고, 같은 단이라도 적용되는 기술에 따라 여러 단계로 나뉜다. 예컨대 삼성전자는 2012년 20나노급(2y) D램을 개발하고 5년 만인 2017년 11월에야 다음 단계인 2세대 10나노급 D램 양산에 성공했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삼성전자는 이미 6세대(120단대) 낸드플래시 양산(내년 말)을 준비하고 있다. 최재성 극동대 반도체장비공학과 교수는 “내년 양산할 중국 제품이 말하는 인형에 적용할 수준이라면 한국 제품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쓰이는 수준”이라며 “기술 격차를 벌릴 여유가 생겼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아직 기술차이는 크지만, 중국의 기술 발전 속도는 한국 반도체 산업에 큰 위협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예컨대 2016년 설립된 YMTC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 세제 혜택 등을 등에 업고 설립 4년 만에 낸드플래시 양산에 나선다. 중국이 본격적으로 물량을 쏟아내면 가격 하락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인 D램익스체인지는 내년 D램 가격은 올해보다 15~20%, 낸드플래시는 25~30%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수요층이 다르더라도 심리적인 요인 등으로 가격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10나노 이하의 차세대 D램 양산을 위해 극자외선(EUV) 공정 도입에 나섰고 SK하이닉스도 연말 96단 4D 낸드플래시 양산에 돌입한다. 전세원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마케팅팀 전무는 “프리미엄 D램 라인업을 확대해 ’초고속 고용량 초절전‘ 메모리 시장 트렌드를 지속해서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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