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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2% ‘삼바 쇼크’ … 힘겨운 바이오주

중앙일보 2018.11.13 00:04 경제 1면 지면보기
12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뜬 주가지수. 이날 코스피는 0.27%, 코스닥 지수는 2.40% 내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 분식 회계 논란으로 바이오주 낙폭이 컸다. [뉴시스]

12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뜬 주가지수. 이날 코스피는 0.27%, 코스닥 지수는 2.40% 내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 분식 회계 논란으로 바이오주 낙폭이 컸다. [뉴시스]

간신히 ‘10월의 악몽’을 끝내고 바닥을 다지는 중인 한국 주식시장에 또 다른 복병이 등장했다. 이른바 ‘삼바 쇼크’다.
 

분식 회계 여부 결론 앞두고 급락
법무장관 “단서 나오면 수사 예상”

“최악 땐 상장폐지” 공포, 투매 확산
제약·바이오 불똥, 코스닥 2.4% 하락

12일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는 직전 거래일보다 8만2500원(22.42%) 폭락한 28만5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불과 열흘 전인 11월 2일만 해도 주당 40만원을 웃도는 가격에 팔리던 주식이었다. 삼성바이오 감리 결과에 대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의 최종 판단이 곧 발표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가가 급전직하하고 있다.
 
증선위는 14일 삼성바이오가 고의로 분식회계를 저질렀는지에 대한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삼성바이오가 2015년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꾸는 등 회계기준을 변경한 것이 고의적 분식회계였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당시 이를 통해 삼성바이오가 보유한 이 회사 지분 가치가 장부가액(2900억원)에서 시장가액(4조8000억원)으로 급등했고, 2011년부터 계속 적자를 기록하던 삼성바이오는 1조9000억원의 흑자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삼성바이오는 “국제 회계 기준에 따른 정상적 회계 처리”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금융감독원은 두 차례의 감리에서 모두 고의적 분식회계라고 판단해 증선위에 중징계를 요구했다.
 
증선위 발표를 앞두고 이날 주가가 급락했다는 건 시장이 ‘금감원 승리’ 가능성을 더 크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상황은 점점 삼성바이오에 불리한 쪽으로 돌아가고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삼성바이오가 자회사 회계처리 기준 변경을 두고 삼성물산 등과 사전 논의를 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내부 문건을 공개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12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삼성바이오가 특혜 상장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구체적인 단서가 확인되면 수사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때문에 상장 폐지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공포심이 작용하면서 주식 ‘투매’ 현상이 일어났고, 결국 주가는 20% 넘게 급락했다.
 
물론 아직 상장 폐지 가능성을 언급하긴 이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상장 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올릴지는 지금 단계에선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 제48조에 따르면 ‘상장 또는 상장 폐지 심사 과정에서 제출한 서류에 투자자 보호와 관련해 중요한 사항이 거짓으로 적혀 있거나 빠져 있는 사실이 발견된 경우’나 ‘국내 회계 기준을 중대하게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한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에는 상장 폐지 심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
 
12일 주요 바이오 종목 등락폭과 등락률

12일 주요 바이오 종목 등락폭과 등락률

이날 증시에서 삼성바이오가 일으킨 파장은 만만치 않았다. 셀트리온(-11.98%), 셀트리온제약(-10.2%), 셀트리온헬스케어(-10.3%), 신라젠(-9.14%), 바이로메드(-6.51%) 등 코스피·코스닥에 상장된 주요 제약·바이오주는 일제히 주가가 급락했다. 제약·바이오 종목 비중이 큰 코스닥 시장은 더 큰 영향을 받아 이날 2.40%나 하락한 670.82에 장을 마감했다.
 
10월 급락에 ‘삼바 쇼크’ 등 돌발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증권사들의 내년 전망은 더욱 우울해졌다. 증권사들이 이날까지 내놓은 내년 코스피 지수 예상 등락 범위는 1850~2400 수준에 그쳤다. KB증권은 1900~2370선으로 내다봤고, 하나금융투자와 메리츠종금증권은 1900~2400선을 제시했다. 대신증권은 1920~2340선, 삼성증권은 1950~2360선을 설정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내년 코스피 지수가 1850선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장밋빛 전망이 넘치면서 올해 코스피 고점을 2800선까지 예측했던 지난해 연말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조현숙·이후연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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