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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똑바로 누웠을 때 C라인 목…받쳐주는 부분 4㎝ 높아야 꿀잠

중앙일보 2018.11.13 00:02 2면 지면보기
최근 TV와 온라인에서‘마약 베개’‘기절 베개’ 같은 별명의 베개가 화제다.정신을 잃고 쓰러지듯 숙면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이렇게 ‘꿀잠’을 갈망하는 사람이 많다니, 그만큼 현대인의수면의 질이 낮아진 탓이다. 잠을 자더라도 개운하지 않고 어깨 근육은 늘 돌덩이처럼 뭉쳐 있으며 절대적인수면 시간 또한 부족하다. ‘잠 건강’이 주목 받기 시작하며 숙면을 돕는 다양한 베개들이 대거 등장했다.잠자는 습관과 신체 조건, 촉감까지 고려한 맞춤형 꿀잠 베개의 시대다.
 

숙면 이끄는 베개

한국인은 잠자는 시간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짧다. 남성 기준 하루 7시간41분으로 9시간인 중국이나 8시간38분인 미국보다 한 시간가량 덜 잔다. 불면증으로 치료 받는 환자도 늘고 있다. 환자 수는 2013년 약 42만 명에서 지난해 56만 명으로 매년 8%씩 증가했다. 수면 부족으로 인한 만성피로나 불면증에서 벗어나려면 침실을 숙면을 부르는 환경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엔 특히 베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지난해 불면증 치료 56만 명
특허 받은 라멜라 스프링을 넣어 지지력을 높인 독일 프롤리의 베개

특허 받은 라멜라 스프링을 넣어 지지력을 높인 독일 프롤리의 베개

인터넷 검색창에 ‘꿀잠 베개’를 입력하면 1만 개 이상의 제품이 검색된다. 어디서부터 골라야 할지 막막한데 꼭 기억해야 할 숙면의 조건은 하나다. 잠잘 땐 내 몸이 에너지를 가장 적게 쓰는 자세를 유지해야 좋다는 것. 이브자리 수면환경연구소 조은자 연구원은 “인체의 머리 뒤통수는 튀어나오고 목 부분은 들어가 있는데 누워 있을 때도 이렇게 ‘중립 자세’를 유지해야 에너지 소비가 가장 적다”며 “그래야 심신이 편히 쉴 수 있고 다음 날을 위한 에너지가 충전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숙면 자세를 장시간 유지하려면 베개의 역할이 중요하다. 베개를 선택할 땐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높이와 모양, 그리고 베개 속 재료다.
 
뒤통수 부분이 쏙 들어가고 양옆이 높은 이브자리의 측면용 베개

뒤통수 부분이 쏙 들어가고 양옆이 높은 이브자리의 측면용 베개

가장 먼저 고려할 것은 베개의 높이다. 숙면 자세와 가장 밀접히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목뼈는 C자 커브 형태를 이루고 있다. 옆에서 보면 목젖 부위의 뼈가 튀어나온 모양이다. 누워 있는 동안 이 구조를 잘 받쳐주지 않으면 목에 무리가 간다. 강남 자생한방병원 유한길 원장에 따르면 높은 베개를 사용해 고개가 일자로 꺾이면 목에 긴장 상태가 지속돼 다음 날 목이 아프다. 낮은 베개도 문제다. 심장보다 머리가 더 아래에 있으면 혈액순환이 되지 않아 얼굴이 붓거나 근육과 척추에 긴장이 생긴다. 유 원장은 “천장을 보고 누워 있는 모습을 옆에서 봤을 때 베개의 목 부분이 약 4~5㎝ 올라와 있어야 하고 옆으로 누울 땐 어깨높이 때문에 목의 높이가 더 높아지므로 8~10㎝ 정도를 권장한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베개의 모양은 뒤척이더라도 움직임 없이 인체 구조를 잘 지지해주는 형태인 게 좋다. 최근 출시된 대부분의 기능성 베개가 귀 양쪽 옆과 위아래 부분은 높이가 높고 가운데 뒤통수 부분이 움푹 파인 것이 많다. 모두 인체의 구조를 고려한 것이다. 고전적인 자루형 메밀 베개의 경우 사람이 움직이다 보면 안의 속 재료도 한쪽으로 쏠리는 등 모양이 변형될 수 있는데 목 건강에는 좋지 않다.
 
부드러우면서 탄력 있는 베개 속 재료인 엘라스틱 파이프 소재.

부드러우면서 탄력 있는 베개 속 재료인 엘라스틱 파이프 소재.

꿀잠을 위해 베개의 높이·모양을 과학적으로 선택해야 한다면 속 재료(소재)는 100% ‘개취(개인의 취향)’다. 부드럽고 포근한 잠자리를 원한다면 솜이나 솜털, 깃털 소재를 고른다. 하지만 너무 부드러워 목을 지지하지 못하는 데다 심하게 눌릴 경우 공기가 잘 통하지 않아 쉽게 습기가 찬다는 것이 단점이다. 그래서 땀과 열이 많은 사람에게는 권하지 않는다.
 
독특한 소재 넣은 제품 선봬
지난 10년간 인기를 끌었던 메모리폼과 라텍스는 사람들이 자주 헷갈리는 소재다. 라텍스는 고무나무의 수액을 추출해 만든 천연 물질이다. 탄성과 지지하는 힘이 메모리폼보다 좋아 자면서 자주 움직여 베개가 눌려도 금세 되살아난다. 숙면 자세를 유지하기 위한 좋은 소재에 속하며 국내 기준으로는 80% 이상 라텍스를 포함해야 ‘천연 라텍스’로 인정받는다.
 
메모리폼 베개는 폴리우레탄이라는 섬유로 만드는데 라텍스보다 보드라운 느낌이다. 손으로 꾹 누르면 모양대로 새겨졌다 천천히 올라오는데, 라텍스보다 탄성·지지력이 약해 근력이 약한 노인에게는 크게 권장하지 않는다. 메모리폼은 밀도가 높을수록 비싸고 지지력이 좋다.
 
독특한 소재들도 눈길을 끈다. 피톤치드를 함유한 편백나무잎을 말려 베개 속 재료로 쓴 천연 베개도 있다. 열을 머금는 메모리폼의 단점을 보완한 소재도 나왔다. 노그노플렉스2는 메모리폼보다 통기성이 5배 우수하고 복원력도 높다. 폴리에틸렌으로 만든 파이프(빨대) 모양의 말랑말랑한 마르코빈즈나 엘라스틱 파이프는 지지력이 강하면서도 바람이 잘 통해 땀이 많은 사람들에게 좋다. 베개 안에 특수 스프링을 넣어 바람이 잘 통하고 신체 압력을 조절하도록 한 제품도 있다. 베개의 크기도 따져본다. 잘 뒤척이는 사람은 어깨 넓이보다 20㎝ 정도 큰 것을 이용해야 자는 동안 베개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윤혜연 기자 yoo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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