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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탄대회에 사무실 점거까지…홍영표는 지금 노조와 전쟁 중

중앙일보 2018.11.10 10:00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와 노동계 사이의 전선(戰線)이 점차 확대되는 모양새다. 노동계가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노동 정책이 현 정부가 표방한 ‘노동 존중 사회 구현’과는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반기를 들면서다. 
 
노동계는 특히 정부 정책의 입법 책임자인 홍 원내대표를 겨냥하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대우자동차 용접공이자 노조 사무처장을 지낸 대표적인 노동계 출신 국회의원이다. 그러나 노동 현안과 관련한 정부·여당 안을 양보할 수 없는 입장이라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6월 10일 제주시 문대림 제주지사 후보 선거사무소 앞에서 민주노총 제주본부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이날 문 후보 선거사무소 앞에서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법 폐기를 요구하는 민주노총의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뉴스1]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6월 10일 제주시 문대림 제주지사 후보 선거사무소 앞에서 민주노총 제주본부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이날 문 후보 선거사무소 앞에서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법 폐기를 요구하는 민주노총의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뉴스1]

금속노조 한국지엠(GM) 지부 노조원 50여명은 지난 8일 인천 부평구 갈산동 홍 원내대표 지역 사무실을 기습 점거했다. 이들은 ”홍 원내대표가 한국지엠 법인 분리 문제를 결자해지하길 촉구하며, (홍 원내대표와의) 면담이 이뤄질 때까지 절대 농성을 해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임한택 지부장 등을 비롯한 노조 간부들은 점거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앞서 한국지엠 노조는 지난 2일에도 홍 원내대표 지역 사무실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여당의 원내대표이자 부평구 국회의원인 홍 의원이 지엠의 법인 분리 사태에 책임 있는 역할을 하기는커녕 오히려 노조를 압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부평구에서 표 구걸할 생각 말라”는 원색적인 표현도 동원했다. 지난 2월 한국지엠 경영 정상화 사태 때 노사 임금단체협약(임단협) 등의 중재자를 자처했던 홍 원내대표가 한국지엠의 연구개발(R&D) 법인 설립에는 침묵하고 있다는 게 비난의 이유다.

 
최종 한국지엠 부사장(오른쪽)이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중소기업은행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임한택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지부장. [뉴스1]

최종 한국지엠 부사장(오른쪽)이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중소기업은행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임한택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지부장. [뉴스1]

노조는 “사측의 법인 분리 결정은 생산 공장을 한국에서 철수시키려는 전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홍 원내대표는 "한국지엠이 경영 정상화 협상 과정에서 산업은행의 지원을 받는 대신 최소 10년간 생산시설을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실제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지난달 2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지엠은 한국에서 철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집권여당의 원내대표가 한국지엠 경영진의 결정을 직접 나서서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엠 노조원들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열린 법인분리해결 촉구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한국지엠 노조원들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열린 법인분리해결 촉구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하지만 홍 원내대표가 마냥 노조를 외면하기는 힘들다. 한국지엠 부평공장이 홍 원내대표 지역구에 있어서다. 홍 의원실 관계자는 9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국감 전에도 홍 원내대표와 임한택 지부장이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점거 농성 이후에도 의원실 쪽에서 먼저 연락을 해 만남을 조율하고 있다"라며 “일부러 피하는 게 아닌데, 사무실 점거까지 하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광주형 일자리'도 민노총 소속 현대차노조가 반기를 들고 있다. 앞서 홍 원내대표는 지난달 24일 광주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예산은 당에서 책임지고 최대한 지원하겠으니 광주에서는 합의만 해주면 된다”고 호소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그러나 현대차노조는 지난 6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형 일자리는 임금 하향 평준화와 노동자의 고용안정에 심각한 위기를 조장하는 정책”이라며 “끝까지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홍 원내대표는 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노동계도 무조건 반대 말고 사회적 합의 위한 대화에 응해주길 바란다”며 “반대만 하는 것은 책임 있는 경제주체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탄력근로제 확대를 두고도 홍 원내대표는 노동계의 반발에 직면해 있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 6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과의 간담회에서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현행 최장 3개월에서 6개월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여야 원내대표 회동 뒤에는 이런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연내 처리하겠다고 했다. 이에 민노총은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고 “논의 자체를 멈추라”며 반발했다. 김명환 민노총 위원장과 김주영 한노총 위원장은 9일 정부의 탄력근로제 확대 방안을 저지하기로 합의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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