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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늘리려, 지구대 찾아 난동부리고 사람 때린 BJ 구속

중앙일보 2018.11.09 11:19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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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수를 늘리기 위해 경찰 지구대를 찾아가 일부러 난동을 부리고 이를 생중계한 40대 남성이 구속됐다. 부산 사상경찰서는 공무집행방해, 특수상해 미수, 상해,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유튜브 1인 방송 진행자인 김모(48)씨를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경찰 지구대 난동 장면 뿐 아니라 지인을 폭행해 기절시키는 장면 등을 여과 없이 실시간 방송해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의 인터넷 생중계는 2010년부터 시작됐다. 당시엔 유튜브가 아니라 아프리카 TV에서 BJ로 활동했다. 사상경찰서 관계자는 “일상을 보여주는 생활방송으로 채널 구독자가 60만명에 이르렀고, 벤츠를 몰 만큼 광고수익이 막대했다”며 “남들에게 BJ가 직업이라고 말할 정도로 광고수익이 꾸준히 들어왔고 화려한 생활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초 아프리카 TV는 김씨 채널을 폐쇄했다. 아프리카 측은 내용이 선정적이어서 생중계에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김씨는 지난 3월 채널을 유튜브로 옮겨 ‘사상 노숙자’라는 이름으로 방송을 시작했다. 김씨는 구독자를 빨리 늘리려는 욕심에 폭행 장면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엽기적인 방송을 시작했다. 지난 9월에는 김씨가 ‘사람을 죽이러 가겠다’고 말하며 이동하는 모습을 방송했다. 놀란 시청자 5명이 경찰에 김씨를 신고했다. 김씨는 경찰에 붙잡혔지만 특별한 혐의가 없어 훈방 조처됐다.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된 김모(48)씨가 유튜브에 개설한 방송채널 화면 캡처.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된 김모(48)씨가 유튜브에 개설한 방송채널 화면 캡처.

같은 달 13일 김씨는 자신의 집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지인 얼굴을 주먹으로 때려 기절시키는 모습을 실시간 방송했다. 지난 10월 23일에는 경찰 지구대를 찾아와 경찰에게 욕설하며 난동을 부리다 현행범으로 수갑을 차기 직전까지 휴대전화로 실시간 방송했다. 구속된 김씨는 부산구치소에 송치된 상태다. 경찰은 방송통신심사위원회에김씨의 방송 채널을 폐쇄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씨 방송의 채널 구독자는 1168명이었다.  
 
김씨가 구독자 확보에 조급했던 것은 구독자 수가 광고 이익과 비례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튜브는 유튜버가 제작한 영상에 광고를 삽입하고 그 수익을 45(유튜브) 대 55(유튜버)의 비율로 나눠 갖는다. 지난해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의 자료에 따르면 인기 유튜버인 ‘도티’ ‘허팝’ ‘대도서관’ 등은 연 9억원이 넘는 수입을 올렸다. 
 
구글코리아에 따르면 구독자가 10만 명 이상인 국내 유튜브 채널은 지난해 1275개에 달했다. 2015년 368개, 2016년 674개와 비교하면 매년 두 배씩 증가하고 있다. 고수입을 올리기 위해 선정적인 장면을 방송하는 일도 많아지고 있다. 사상경찰서 관계자는 “현행법으로는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장면을 방송하는 BJ를 사후에 처벌할 수밖에 없다”며 “개인 인터넷방송 사업자가 상습 불법 불량 BJ를 영구히 퇴출하는 등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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