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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군사합의 예산 101억 슬그머니 증액 요청했다

중앙일보 2018.11.09 00:10 종합 4면 지면보기
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전체회의에서 남북협력기금 예산이 “문재인 정부의 쌈짓돈으로 전락했다”(유기준 자유한국당 의원)는 비판이 나왔다.
 
정부는 내년도 편성한 남북협력기금 사업비 1조977억원 중 7079억원의 세부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다. 여기에는 3526억원이 남북 철도·도로 협력사업 예산에 포함돼 있다.  <중앙일보 11월 8일자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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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정병국 의원은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상태에서 (남북협력기금) 예산안은 통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무소속 이정현 의원도 “국회에 예산 심의를 하는데 내용을 줄 수 없다는 것은 무조건 닥치고 통과시켜 달라는 것이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철도·도로 협력은) 북한과의 협의를 통해 공사 방식·구간이 정해지고 총사업비가 결정된다”며 “올해만 비공개로 한 게 아니라 남북 간 철도·도로 사업이 시작된 2000년 이후 비공개로 처리돼 왔다”고 설명했다.
 
이날 외통위에선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적대세력들이 악랄한 제재 책동에만 광분한다”는 발언도 논란이 됐다. 김무성 한국당 의원은 “이런 발언을 한 김 위원장이 여전히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보느냐”고 조 장관에게 따지자, 조 장관은 “완전한 비핵화 의지가 달라진 게 아니라 북·미 협상에서 나름의 생각을 표현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통일부 장관이 북한 대변자처럼 이야기한다. 김정은이 이런 미친 소리를 하면 비판적 입장에 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외통위에 출석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한국 정부가 주창하는 대북제재 완화 목소리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 것 같냐”는 윤상현 의원의 질의에 “비핵화가 불가역적으로 진전이 된다 하는 상황에서 제재완화 논의가 가능치 않겠는가 하는 게 입장이고, 지금으로서는 그럴 (제재완화) 단계가 아니라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고 답했다.
 
강 장관은 또 8일로 예정됐던 미·북 고위급 회담이 무기한 연기된 이유에 대해 “북측으로부터 ‘서로 일정이 분주하니까 연기를 하자’는 통보를 받았다고 미국이 설명해 줬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이 사실을 전달받은 시점에 대해선 “(7일) 오찬 행사 중 (이도훈) 한반도본부장으로부터 급히 연락을 받았다”고 답했다.
 
“미·북 고위급 회담이 늦어지면서 2차 미·북 정상회담까지 줄줄이 미뤄지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전망에 대해 강 장관은 “미국에서 (연기를) 발표하면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공개적으로 ‘나중에 열릴 것’이라고 얘기했다”며 “(미·북이) 시기적으로 재조정을 계속하고 있다.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건 지나치다”고 반박했다.
 
한편 국방부가 남북 군사합의 이행을 위해 101억원의 예산을 뒤늦게 증액(增額)해 달라고 국회에 요청한 것으로 8일 전해졌다.
 
자유한국당 백승주 의원실에 따르면 국방부는 군사합의 이행을 위해 2018~2019년 150억1000만원을 책정했다. 올해는 40억1000만원, 내년에는 110억원이다. 그러나 내년도 예산 110억원 중 101억4000만원은 이미 국회에 제출된 정부 예산안에는 반영되지 않았던 금액이다. GP 시범 철수에 81억8000만원, 서북도서 포병부대 순환훈련에 19억6000만원을 추가로 책정했다.
 
이에 대해 이날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 출석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다 산출하지 못했던 예산 소요가 있었다.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달 23일 9·19 군사합의서를 국회 동의 없이 국무회의 심의만 거쳐 비준했다.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거나 입법사항이 필요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제처의 유권해석을 내세웠다. 그러나 두 주 만에 군사합의 일부 이행을 위한 예산이 100억원 넘게 늘어났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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