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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가 미성년 여신도 20여명에 그루밍 성폭력"…경찰, 조사 나서

중앙일보 2018.11.08 15:30
인천 한 교회의 30대 목사가 10~20대 여성 신도들을 상대로 '그루밍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피해자 조사에 나섰다. 그루밍 성폭력은 피해자와 친분을 쌓아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적으로 가해 행위를 하는 것을 뜻한다.
8일 인천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 수사계에 따르면 경찰은 9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모처에서 A목사에게 그루밍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들을 대변하는 정혜민 목사를 만나 조사하기로 했다.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기독교 내 '그루밍 성폭력' 폭로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뉴시스]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기독교 내 '그루밍 성폭력' 폭로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뉴시스]

인천지역의 한 교회 담임목사의 아들인 A목사는 전도사 시절부터 지난 10년간 중·고등부와 청년부를 담당하면서 여성 신도들을 상대로 그루밍 성폭력을 저지른 의혹을 받고 있다. A목사가 피해자들에게 "사랑한다", "결혼하자"며 성희롱·성추행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A 목사 부자의 처벌을 요구하는 청원의 글을 올렸다.
지난 6일엔 서울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년간 그루밍 성폭행을 지속해서 당했다"며 피해자 수만 최소 26명"이라고 주장했다.
또 "피해자 대부분이 미성년자다. 더 많은 피해자가 있을 것"이라며 "피해자들이 A목사를 찾아가 '잘못을 뉘우치고 목사직을 내려놓으라'고 요구했지만, 오히려 협박과 회유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A목사는 지난달 15일 해당 교단에서 목회 활동을 할 수 없는 제명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제명 처분은 다른 교단에서는 목회 활동을 할 수 있어 피해자들은 A 목사가 아예 목회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면직 처분을 요구하고 있다.  
 
내사에 착수한 경찰은 A 목사와 피해자들이 합의하고 성관계 등을 했더라도 당시 피해자 나이가 만 13세 미만이었다면 A 목사에게 형법상 미성년자의제강간죄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 전경. [중앙포토]

인천지방경찰청 전경. [중앙포토]

경찰은 먼저 정 목사를 상대로 피해자 조사를 한 뒤 정식 수사로 전환할 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필요하다면 피해자들을 직접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피해자 조사가 끝나면 A목사를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A 목사는 현재 국내에 머무르면서 경찰 수사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성폭력이나 강제추행의 경우 친고죄가 폐지되면서 강제성이 있으면 피해자가 고소하지 않더라도 수사할 수 있다"며 "상황을 종합적으로 따져 혐의 적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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