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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변호사들 “강제징용 배상, ICJ서도 일본이 질 것”…근거는?

중앙일보 2018.11.07 09:08
아베 일본 총리(왼쪽)과 강제징용 피해자 이춘식(94)씨 김상선 기자, 청와대사진공동취재단

아베 일본 총리(왼쪽)과 강제징용 피해자 이춘식(94)씨 김상선 기자, 청와대사진공동취재단

일본 변호사 100명이 한국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자국 정부의 대응을 비판하며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가와카미 시로(川上詩朗) 변호사와 야마모토 세이타(山本晴太) 변호사 등은 지난 5일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구에 있는 참의원회관 회의실에서 '한국 대법원 판결에 대한 변호사들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일본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할 경우 일본이 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피해자가 납득하고 사회적으로도 용인된 해결 내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일본 변호사들은 강제징용 배상 문제의 핵심은 "인권문제"라고 지적하며 "피해자 개인의 청구권이 소멸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변호사들은 2007년 중국 피해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사례로 들었다.
 
당시 일본 최고재판소(대법원)은 중국 피해자들에게 "재판상 권리가 상실됐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지만 "청구권이 소멸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힌 점을 근거로 들었다. 
 
즉, 일본 정부 측도 1991년 중국 측에 한국 대법원과 유사한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개인의 청구권이 소멸하지 않은 데다 국제법상으로도 피해자는 재판받을 권리가 있다"며 "이 때문에 일본이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해도 일본이 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변호사들은 "피해자와 사회가 받아들일 수 없는 국가 간 합의는 진정한 해결이 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대표로 나선 가와카미 변호사는 "이번 한국 대법원 판결에 대해 '국제법상 있을 수 없다'는 아베 신조 총리의 발언에 위화감을 느껴 긴급 성명 발표를 하겠다"며 "급하게 마련된 성명으로 현재까지 100여명이 동참했다"고 밝혔다.
 
이날 배포된 공동성명 자료에는 변호사 89명, 학자 6명 등 총 95명이 서명한 것으로 기록됐고, 의견을 함께하는 변호사들은 계속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일본 정부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 한국을 ICJ에 단독 제소할 방침이라고 산케이신문이 6일 보도했다. 산케이는 한국 정부가 대법원이 일본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에 명령한 손해배상을 대신 이행하는 등의 조처를 취하지 않을 경우를 가정해 이런 방침을 굳혔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일본 정부는 해외 주재 공간을 통해 자국의 입장을 해외 각국에 알리는 등 해외 언론을 통한 여론전을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은 대법원 판결 직후 "극히 유감이다.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담화를 발표한 뒤 연일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외신 인터뷰에서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험담을 쏟아내는 가하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은) 폭거이자 국제질서에 대한 도전"이라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는 "개인의 청구권은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소멸하지 않는다"는 한국 대법원 판결 취지는 설명하지 않고, 한국이 협정을 깼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제 사회에서 한국의 신뢰도를 깎아내리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외교부는 "한국 사법부 판단에 대해 절제되지 않은 언사로 평가하는 등 일본이 과잉대응하고 있는 것에 심히 유감스럽다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삼권분립의 기본원칙에 따라 행정부는 사법부 판단을 당연히 존중하여야 하고, 이는 일본을 포함한 어느 자유민주주의 국가도 예외일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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