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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왜 그만둬" 밤엔 맥주집 대표…이게 사이드 허슬

중앙일보 2018.11.06 02:49

회사를 왜 그만둬요, 제 소중한 본업인데!

 
‘세탁소옆집’의 공동대표 김경민씨가 말했다. 세탁소옆집은 2017년 10월 서울시 성동구 금호동에 문을 연 부티크 맥주 편집숍이다. 시큼한 맛이 매력적인 ‘사워 비어(Sour Beer)’를 중심으로 세계 각국의 수제 맥주를 판매하고 있다.

부티크 맥주 편집숍 '세탁소옆집'을 창업한 외국계 기업 직장인들

 
세탁소옆집을 창업한 두 명의 공동대표(김경민씨, 조윤민씨)는 자신을 사이드 허슬러(Side Hustler)라 부른다. 사이드 허슬(Side Hustle)이란 회사 밖에서 개인의 성장을 도모하는 별도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세탁소옆집의 대표들도 외국계 기업에 다니며 맥주 슈퍼를 차렸으니 사이드 허슬러인 셈이다.
 
세탁소옆집 김경민 대표 [제공 fol:in]

세탁소옆집 김경민 대표 [제공 fol:in]

얼핏 보면 은퇴한 직장인이 치킨집을 차린 것과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불과 여덟 평짜리 가게에서 두 사람이 벌인 일들을 알고 나면 생각이 바뀔지도 모른다. 세탁소옆집은 가게를 찾은 손님에게 디제잉을 가르쳐주고,  파티를 열어 데뷔 무대를 제공하는 등 다른 가게에서 보기 어려운 독특한 콘텐츠를 만든다.
 
아파트로 둘러싸인 금호동 거리를 경리단길 버금가는 '힙(Hip) 플레이스'로 만드는 금리단길 부흥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플리마켓을 열고, 체육부를 결성해 한강을 달리는 등 맥주 장사를 넘어선 콘텐츠 비즈니스로 금호동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세탁소옆집 매장 내부

세탁소옆집 매장 내부

 
두 사람은 회사 일을 마친 뒤 가게 문을 열어 오후 11시까지 장사를 한다. 체력적으로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해내는 세탁소옆집 대표들과 만나 사이드 허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금리단길에서 부티크 맥주 편집숍 '세탁소옆집'을 운영하는 김경민, 조윤민입니다. 주위 사람들은 저희를 ‘민민시스터즈’라고 불러요!
 
지금 하는 일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직장에서의 일과 퇴근 후의 일 모두.
경민님은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벤처캐피탈 500스타트업코리아에서 오퍼레이션 디렉터로 일하고, 윤민님은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시니어 프로그램 매니저로 일하고 있어요. 두 사람 모두 회사 일을 마치면 세탁소옆집 주인장으로 변신해 손님들에게 새로운 맥주를 알리고, 그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려 애쓰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어떻게 알게 되었나요?
윤민님이 일하는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 경민님이 일하는 500스타트업코리아가 입주사로 들어와 있어요. 2015년에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친해졌고, 마음이 잘 맞아 프로젝트가 끝나고도 계속 붙어 다니다 창업까지 함께하게 됐습니다.
 
세탁소옆집 조윤민 대표 [제공 fol:in]

세탁소옆집 조윤민 대표 [제공 fol:in]

사이드 허슬이 뭔가요?
실리콘밸리에서 흔히 쓰는 말인데, 자기 미래를 위해 회사 밖에서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을 말해요. 실리콘밸리는 경쟁이 심한 만큼 경쟁에서 눈을 돌려 새로운 일에 뛰어드는 사람이 많거든요. 물론 실력 있는 사람도 많고, 스타트업 생태계가 잘 구축되어 있어서 가능한 이야기예요. 그러니 다들 망설임 없이 사이드 허슬에 도전하고, 회사는 이런 활동을 응원해줘요.
 
사이드 허슬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둘 다 스타트업 지원과 투자 쪽 일을 하다 보니 성공한 창업가나 실패한 창업가들을 가까이서 보고 있어요. 그걸 보면서 이렇게 하면 망하는구나, 저렇게도 성공할 수 있구나! 같은 걸 배웠죠. 그래서인지 창업이 두렵지는 않았어요. 늘 회사 밖에서 해볼 만한 일이 없을까 고민하고 있었죠. 그렇게 머리를 맞대고 앉아 술을 마시다가  “이왕 마시는 술, 돈 벌면서 마셔보자”라는 이야기가 나와서 세탁소옆집을 차렸어요.
 
퇴근하고 일하는 게 힘들지는 않나요?
가게를 열면서 서로 합의한 것 중 하나가 각자 운동할 시간을 보장해주자는 거였어요. 체력관리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번갈아 쉬는 식으로 스케줄을 짰고요. 힘들지 않냐고 물어보는 분들이 정말 많은데, 정말 괜찮아요. 도저히 스케쥴이 안 되거나 힘에 부칠 때는 지인들을 아르바이트로 고용하기도 해요. 솔직히 힘든 점이 딱히 없어요. 진짜로. 정말로. 다행인 것 같아요. 아직은 힘든 게 없는데 앞으로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라 그 과정이 힘들지도 모르겠네요.
 
세탁소옆집 진열대에 붙어 있는 장식 [제공 fol:in]

세탁소옆집 진열대에 붙어 있는 장식 [제공 fol:in]

본인에게 '일'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일을 통해서 배우고 성장하는 것 같아요. 대인관계나 업무 능력의 향상은 물론이고 생각의 틀과 시야도 넓어지죠. 세상만사에 관한 이해도도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즐길 수 있느냐죠. 일을 즐기지 못하면 배우고 성장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하고 싶은 말은 “Have Fun Get your Shit Done!”
 
세탁소옆집을 운영하면서 얻은 것이 있다면?
세탁소옆집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커뮤니티를 만들어서 단체복을 맞춰 입고 운동을 하거나 여행을 다니고 있어요. 우리 가게에 소속감을 가진 사람들이 생긴 것이 정말 뿌듯해요. 그리고 외국인 커뮤니티에서 세탁소옆집이 힙플레이스가 되었다는 거. 가게에 외국 손님이 정말 많이 와요. 전세계로 인맥을 넓힐 수 있으니 너무 좋죠. 마지막으로 독특한 맥주와 술을 접할 기회가 늘어났다는 거? 말로 하려니 너무 많네요. 확실한 건 회사에서 할 수 없는 일을 실컷 해보면서 삶의 질이 높아진 것 같아요. 사실 퇴근하고 나면 외롭거든요. 그런데 가게가 생기니 밤마다 손님이랑 마주 앉아 대화도 나누고, 맥주도 마시고, 아이디어도 공유하고, 내 삶에 위로가 되는 공간이 생겼다는게 가장 큰 성과라고 할 수 있겠네요.
 
두 사람은 최근 지식플랫폼 폴인(fol:in)에서 창업기 연재를 시작했다. 직장인들이 마음의 큰 부담없이 사이드 허슬을 시도해보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리고 9일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는 일의 방식에 대한 세미나인 SWDW(서울워크디자인위크)에 참여해 <나만의 사이드 허슬 프로젝트를 만들어라>라는 제목으로 워크숍을 열기도 한다. 

 
두 사람은 "각자 회사 밖에서 벌여보고 싶은 일들을 그리고, 이것을 어떻게 비즈니스로 발전시킬 수 있을지 가능성을 점검해보는 시간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의 창업기워크숍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는 폴인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김대원 에디터 kim.dae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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