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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찍은 백인, 여성들의 분노···美중간선거 가른다

중앙일보 2018.11.06 01:01 종합 2면 지면보기
이슈추적 
미국 테네시주에서 연설을 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미국 테네시주에서 연설을 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실시되는 미국 중간선거가 '상공하민'(상원은 공화, 하원은 민주)의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지난 대선과 달리 이번 선거에서 드러나고 있는 몇몇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표심 바뀐 러스트 벨트
트럼프 찍었던 고졸 백인들 이탈

핑크 웨이브의 분노
여성은 58% 민주 지지, 공화 33%

트럼프 자체가 변수
“대통령이 싫어 야당에 투표” 37%

이 변화의 큰 흐름이 오는 2020년 미 대선의 승패를 결정지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대선 때와 달라진 유권자들의 표심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이번 중간선거 3대 관전 포인트를 짚어 본다.  
  
◇러스트 벨트의 '탈 트럼프' 현상은 진짜?=지난 2016년 대다수의 예상을 뒤집고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됐던 이유는 딱 하나다. 오하이오·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미시간·아이오와 등 이른바 러스트 벨트(Rust Belt·쇠락한 중서·북부 공업지역)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당선 후에도 이 지역의 유권자를 다분히 의식한 정책을 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개정하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를 폐기하고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으로 대체한 것이 대표적이다. 중국에 무역전쟁을 선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지역의 굳건한 지지를 바탕으로 2020년 재선을 이뤄내겠다는 것이 트럼프 선거 전략의 핵심이다. 그러나 그런 기대는 이번 중간선거의 양상만 놓고 보면 위태해진 것을 알 수 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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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현재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의 조사에 따르면 오하이오·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미시간·아이오와 등 러스트 벨트의 거의 모든 주에서 민주당 주지사 후보와 상원의원 후보가 승리가 유력시되거나 다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5개 주 중 펜실베이니아를 제외한 4곳은 현재 공화당이 주지사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곳. 이게 전부 뒤집어지면 '대형 사건'이다.  
 
선거 전문가들은 "주 별로 큰 흐름을 파악하는 데는 주지사 선거와 상원 선거의 결과가 주목받는다"고 말한다. 선거예측기관인 '파이브서티에이트(538)'는 "힐러리 클린턴은 (러스트 벨트에 많은) 고졸 백인 유권자 층에서 30%포인트나 뒤지면서 졌다"며 "하지만 이번 중간선거를 통해 '고졸 백인 유권자층'이 확연히 분화된 것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즉 텍사스·조지아주 같은 남부지역 '전통적 공화당 표밭'의 고졸 백인 유권자들은 여전히 공화당에 충성하지만, 러스트 벨트의 고졸 백인 유권자는 오히려 민주당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것이다. 러스트 벨트의 '탈 트럼프' 현상이다. 이 같은 예측이 실제 결과로 나타난다면 트럼프의 재선은 힘들어질 수 있다.         
 
◇'핑크 웨이브(여성 물결)'의 분노?=CNN은 4일 "이번 중간선거는 1958년 이후 가장 큰 '성별 격차'가 생긴 선거로 기록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여성은 민주당, 남성은 공화당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긴 했지만, 이번처럼 심화된 경우는 없었다는 것이다.  
 
퀴니피악대 여론조사에 따르면 여성 유권자는 58%가 민주당을, 33%가 공화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남성은 42%가 민주당을, 50%가 공화당을 지지했다. NPR은 "미 여성 유권자의 62%가 트럼프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고, 그 중 50%는 매우 강하게 트럼프를 싫어한다"고 분석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공화당 선거전략가인 크리스틴 매튜스는 "이 같은 경향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공화당은 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힐러리 패배에 따른 분노, 고조된 정치 참여의식, 그리고 여성혐오 발언을 쏟아내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불신이 복합적으로 겹친 결과로 해석된다.  
 
이는 선거에 출마한 여성 후보들의 증가에서도 엿볼 수 있다. 미국여성정치센터의 집계에 따르면 이번 중간선거에서 상·하원에 출마한 민주당 여성 후보자는 198명에 달했다. 공화당은 59명. BBC는 "여성 입후보자 숫자는 1992년 중간선거 때의 2배로 역대 최다"라고 지적했다. 주지사 선거에도 여성 후보 9명이 출마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여성 후보는 최초의 흑인 여성 주지사를 노리는 스테이시 에이브람스 조지아 주지사 후보(44)다. 노먼 오른스타인 미 기업연구소(AEI) 연구원은 "에이브람스가 승리할 경우 바로 전국적 정치인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3일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트럼프 대통령 연설에 환호하는 대중들. [AP=연합뉴스]

3일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트럼프 대통령 연설에 환호하는 대중들. [AP=연합뉴스]

◇가장 큰 변수는 다름아닌 트럼프?=퓨 리서치의 조사 결과 "투표할 때 (현직) 대통령이 누구인지가 핵심 변수"라고 응답한 비율이 60%를 기록했다. 3명 중 2명 가량이 "대통령(트럼프)을 보고 표를 던질 것"이라고 답한 셈이다. 이 질문 항목을 처음으로 포함시킨 1982년 이후 최고로 높은 수치다. "대통령이 싫어 야당(민주)에 투표할 것"이란 게 37%, "대통령이 좋아 여당(공화)에 투표할 것"이란 게 23%였다.  
 
CNN은 "현 상황은 이라크 전쟁으로 인해 인기가 떨어진 공화당 조지 W 부시 대통령 당시의 2006년 중간 선거를 연상케 한다"고 지적했다. 당시 민주당은 상·하원을 동시에 장악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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