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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원의 부동산 노트]6년만에 가을 이사철 강남 전셋값 일제히 하락...집값 약세 굳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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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원 중앙일보 부동산팀장 ahnjw@joongang.co.kr

6년만에 가을 이사철 강남 전셋값 일제히 하락...집값 약세 굳히나

중앙일보 2018.11.06 00:23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꺾인 가운데 전셋값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값을 낮춰 조정한 안내문이 서울 강남권 부동산 중개업소에 등장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꺾인 가운데 전셋값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값을 낮춰 조정한 안내문이 서울 강남권 부동산 중개업소에 등장했다.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10월 마지막 주인 지난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내렸다(-0.01%). 주간 하락은 지난 6월 이후 4개월 만이다. 가을 이사 철 막바지인 10월 말에 내리기는 감정원이 조사를 시작한 2012년 이후 처음이다.
  
전세시장에서도 태풍의 눈인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은 한산할 정도다. 지난주 3개 구가 일제히 하락세였다. 서초구는 10월 들어 보합세였던 넷째 주를 제외하고 모두 ‘마이너스’여서 사실상 5주 연속 내림세다. 지난 7월 전셋값이 13억5000만원까지 올랐던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4㎡가 지난달 말 11억7000만~12억5000만에 거래됐다.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이 조용하다. 10월 상승률이 0.23%로 최근 3년 평균(0.45%)의 절반 수준이다. 전셋값이 치솟던 2010년대 초반과 비교하면 3분의 1 정도도 안 된다. 그때는 10월 상승률이 0.8%를 넘기 일쑤였다.

 
전셋값 안정의 영향은 임대시장에 국한되지 않는다. 정부의 고강도 대책으로 상승세가 꺾인 매매시장에도 파장을 미치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매매시장 기세가 꺾이면 전세시장도 같이 고개를 숙였다.
  
자료: 한국감정원

자료: 한국감정원

올해 1~10월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0.22%에 불과하다. 전셋값이 하락세를 기록했던 2012년 이후 가장 낮다. 
 
올해 입주가 많았다. 부동산114의 집계로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이 3만6000여 가구로 지난해(2만7000여 가구)보다 30% 넘게 늘었고 2015~7년 3년간 연평균(2만5000여 가구)의 1.4배다. 강남권은 입주 급증이다. 올해 1만5000여가구로 지난 3년간 연평균(5000여 가구)의 3배다.  
 
실제로 시장에 나온 전세물량은 더 많다. 한동안 계속 늘며 전세시장을 압박하던 월세가 줄었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5년 30%를 넘어서 2016년 34.5%로 정점을 찍은 뒤 다시 줄기 시작했다. 지난해 32,5%였다가 올해는 4년 만에 다시 30% 아래로 내렸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누적 비율이 뚝 떨어진 27.5%다. 9~10월 두 달간은 전·월세 거래 건수 넷 중 하나가 월세였다.  
 
다른 지역보다 월세가 많던 강남권도 전세 전성시대다. 지난해만 해도 64%인 전세 비중이 9월 이후 70%를 넘어서며 올해 들어 10월까지 누적 비율이 68.3%다.  
 
그동안 월세가 많이 늘어난 데는 전셋값 급등 영향이 컸다. 주인이 전세보증금 상승분을 월세로 돌린 것이다. 저금리여서 은행 금리보다 전·월세 전환율이 훨씬 높았다. 올해는 전셋값 상승 폭이 줄며 오른 전셋값이 많지 않다. 전·월세 전환율 떨어지고 금리는 오르는 추세다. 최근 전세보증금을 끼고 주택을 사들이는 갭 투자가 성행하며 전세가 선호됐다.   
 
지금 주택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전세시장의 ‘신호’다. 전세시장 움직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가 매매시장이다. 매매시장은 가격 움직임이 요동칠 때 늘 전세시장 손을 잡고 나타났다. 동반상승과 동반하락이다. 매매시장이 침체해 있고 매매 수요가 전세로 돌아서면서 전셋값이 뛰는 때는 매매시장 약세가 굳어진 때다.    
 
매매가격이 치솟으면 전셋값도 뛴다. 자산가치가 올라가는 만큼 임대료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2005년 8.5%에서 2006년 23.5%로 2배 뛸 때 전셋값도 5.8%에서 11.7%로 따라 올랐다.  
 
매매가격이 2010년대 초반 침체기에서 벗어나 2014년 회복기에 접어든 뒤 2015년 본격적으로 6.7% 상승했을 때도 전셋값 상승률이 5.3%에서 10.8%로 두배로 올라갔다.  
 
반대로 매매시장이 갑자기 위축되면 전세시장도 움츠러든다. 매수든, 임대든 수요자가 좀체 움직이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집값이 내려갈 것 같으니 두고 보자며 살던 집에 웅크리고 있다.  
 
2003년 노무현 정부의 강력한 주택시장 안정대책 이후 그다음 해 집값이 ‘마이너스’가 됐을 때 전셋값도 하락세로 바뀌었다. 금융위기를 맞아 집값이 고꾸라지기 시작하던 2008년 전셋값도 약세로 돌아섰다. 지난 4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시행에 들어가고 강남권 집값이 약세로 돌아섰을 때도 전셋값은 가라앉았다.  
 
자료: 한국감정원

자료: 한국감정원

전셋값 안정세는 이제 매매시장 발목을 잡는다. 지난해 이후 갭 투자가 집값 급등세를 가져온 매매시장에서 집값과 격차가 벌어진 전셋값은 힘이 되지 못한다.   
 
갭 투자 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10월 말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과 전셋값 차이가 2억8000만원이다. 1월보다 5000만원 늘었다. 강남구에선 격차가 6억5000만원에서 7억5000만원으로 1억원 늘었다.  
 
매매가격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전셋값이 집값 상승의 지렛대가 되지 못하고 자칫 수렁이 될 수 있다. 내년 입주물량이 더욱 늘어나기도 한다.  
 
전세시장을 흔들 수 있는 변수가 없지는 않다. 재건축·재개발 이주 수요다. 올해 정부 규제 등으로 사업이 늦어진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에서 내년부터 이주가 잇따를 전망이다. 
 

자료: 부동산114

자료: 부동산114

재건축 이주 수요가 몰릴 강남권에서 올 연말 1만 가구의 헬리오시티 이후 입주 물량이 많지 않다. 전세가 들썩이면 가라앉은 집값도 자극받는다. 앞으로 전세시장이 매매시장 향배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집값이 오르는 데 전셋값이 버팀목이 되고 전세는 얼마든지 다시 돌아설 수 있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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