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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없이 닭강정 튀기고, 전자레인지로 라면 끓이고 …

중앙일보 2018.11.06 00:02 종합 20면 지면보기
음식에 따라 온도·시간만 세팅하면 누구나 똑같은 맛을 낼 수 있는 에어프라이어가 최근 ‘필수 가전’으로 자리하면서 식품 회사들이 이를 겨냥한 제품들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사진은 출시 8일만에 완판된 자주 에어프라이어 [사진 신세계인터내셔날]

음식에 따라 온도·시간만 세팅하면 누구나 똑같은 맛을 낼 수 있는 에어프라이어가 최근 ‘필수 가전’으로 자리하면서 식품 회사들이 이를 겨냥한 제품들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사진은 출시 8일만에 완판된 자주 에어프라이어 [사진 신세계인터내셔날]

최근 주방 가전 중 베스트셀러를 꼽는다면 단연 ‘에어프라이어(airfryer)’다. 온라인에선 이용 후기가 쏟아지고, 대형마트 앞엔 개점 전부터 이를 사려는 사람들의 줄이 길게 늘어선다. 2011년 필립스가 최초로 에어프라이어를 내놨을 때만 해도 ‘기름 없이 튀긴다’는 방식은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높은 가격 때문에 선풍적인 인기로 이어지진 못했다. 이용 가능한 냉동식품의 가짓수가 적은 것도 문제였다. 에어프라이어가 원재료의 지방 성분만으로 음식을 조리하기 때문에 이미 튀겨서 급속 냉동한 냉동식품을 조리하기 편리했지만, 이를 만족할만한 제품 종류는 제한적이었다.
 

주방풍경 바꾸는 소형가전 트렌드
더 커지고 더 싸진 에어프라이어
3~4인 가구 겨냥 냉동식 잇따라
뜨거운 공기로 스테이크도 척척

1~2인 가구는 전자레인지 선호
찌개·군만두·피자 등 바로 즐겨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달라졌다. 보국·한경희생활가전·키친아트 등 소형가전 전문회사들이 10만원 미만의 에어프라이어를 쏟아내자 가격이 3분의 1수준으로 크게 낮아졌다. 흥미로운 건 인기 있는 에어프라이어가 대부분 대용량이라는 점이다. 이는 3~4인 가구에서 에어프라이어의 사용 빈도가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이마트 PB제품 ‘트레이더스 에어프라이어’는 5.2L의 대용량이라는 점을 내세워 인기몰이 중인데 중고나라에서 웃돈을 얹어주고 사려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다. 이마트 홍보팀 윤태민 대리는 “소비자들이 에어프라이어에 대한 관심은 크지만 높은 가격 때문에 쉽게 구매하기 어려웠다고 판단해 가격거품을 빼고 소비자의 욕구에 맞게 용량은 3~4인 가족에 맞는 대용량으로 출시했다”고 말했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 역시 지난달 ‘보면서 요리하는 에어프라이어’를 출시했다. 투명창으로 조리 과정을 볼 수 있는 데다 6.5L로 용량을 더 키워 차별화하자, 예약 판매를 시작한 지 8일만에 완판돼 다음 판매 일정을 12월로 미뤘다.
 
에어프라이어용 '올반 슈퍼크런치 치킨텐더'. [사진 신세계푸드]

에어프라이어용 '올반 슈퍼크런치 치킨텐더'. [사진 신세계푸드]

에어프라이어가 인기를 끌자 냉동식품의 종류도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본래 냉동식품은 냉장식품보다 유통기한이 길고, 조리 직후 급속 동결시켜 재료 본연의 식감과 풍미를 유지해 맛이 좋다. 하지만 오븐 문화가 익숙하지 않았던 한국에서 냉동식품은 주로 전자레인지 이용자를 겨냥한 제품 위주였다.
 
발열 패드가 있어 전자레인지에 조리해도 바삭한 식감을 내는 ‘올반 갓!구운만두’. [사진 신세계푸드]

발열 패드가 있어 전자레인지에 조리해도 바삭한 식감을 내는 ‘올반 갓!구운만두’. [사진 신세계푸드]

최근엔 식품회사들이 일제히 에어프라이어 조리 식품에 관심을 갖고 제품 개발을 하고 있다. 제품 포장지에 에어프라이어 조리온도와 시간을 추가하고, 아예 에어프라이어용 제품을 출시하기도 한다. 신세계푸드가 출시한 ‘올반 슈퍼 크런치 치킨 텐더’는 버터를 넣은 염지제에 넣어 숙성시킨 닭고기 안심에 볶은 흑미와 현미 가루를 입자감 있게 갈아 뿌려, 에어프라이어 열풍으로 표면의 수분을 효과적으로 증발시키면서 속은 촉촉하도록 만들었다. 김희국 신세계푸드 마케팅팀 대리는 “최근 뜨거운 바람으로 재료 자체의 지방과 수분을 이용해 튀기거나 구운 요리를 해주는 에어프라이어가 조리의 편의성, 웰빙 열풍을 타고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것에 주목했다”며 “특히 대용량 에어프라이어가 보편화 됨에 따라 직접 가정에서 치킨 요리를 해 먹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 더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전용 상품으로 제품을 선보였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PB제품인 ‘AAF훈제목살스테이크’와 ‘갈릭닭강정’ 역시 에어프라이어를 겨냥한 제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에어프라이어가 베스트셀러라면 스테디셀러는 따로 있다. 바로 전자레인지다. 가정 필수 소형가전인 전자레인지는 활용도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즉석밥 햇반을 시작으로 컵라면 용기에 담긴 컵밥까지 모두 전자레인지가 있어 인기를 끌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이나 찌개 제품, 속이 촉촉해야 하는 함박스테이크 등도 전자레인지와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이뿐이 아니다. 농심은 지난해 전자레인지에서 조리가 가능한 ‘신라면 블랙사발’을 출시했는데 매달 20억원 이상 판매되는 등 꾸준히 인기다.  
 
최근엔 발열 패드를 함께 넣어 전자레인지에 조리해도 바삭한 식감을 살릴 수 있는 군만두·피자 제품도 나왔다. CJ제일제당의 고메피자는 고메 바삭판을 동봉했는데 이를 활용하면 기존 냉동 피자의 눅눅한 식감 대신 바삭하고 노릇노릇한 식감을 즐길 수 있다. 신세계푸드의 ‘올반 갓!구운만두’는 제품 밑면에 놓인 발열 패드가 전자기파를 열에너지로 전환하면서 최대 200℃의 온도로 만두를 구워 바삭한 식감을 준다.
농심은 지난해 전자레인지 전용 용기에 담은 ‘신라면블랙사발’을 출시했다. [사진 농심]

농심은 지난해 전자레인지 전용 용기에 담은 ‘신라면블랙사발’을 출시했다. [사진 농심]

 
비린내 나는 생선을 전자레인지에서 편리하게 조리할 수 있는 제품도 잇따라 출시됐다. 동원산업의 ‘동원간편구이’와 신세계푸드의 ‘보노보노 마리네이드 연어 스테이크’는 전자레인지에서 30초~4분만 조리하면 된다.
 
      발열패드가 있어 전자레인지로 조리해도 오븐에서 구운듯 바삭한 '고메피자'. [사진 CJ제일제당]

발열패드가 있어 전자레인지로 조리해도 오븐에서 구운듯 바삭한 '고메피자'. [사진 CJ제일제당]

이같은 전자레인지 조리 제품들은 1~2인 가구를 겨냥한 것들로 대부분 소포장이다. 박광수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패키징 센터 수석연구원은 “제품 개발시 전자레인지와 같은 소형가전류를 염두에 두고 개발하고 있다”며 “향후 식품 시장의 성장은 현재 성장 중인 가정간편식을 중심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고, 1인 가구 증가세 또한 지속되는 상황에서 간편하게 제품을 취식하기 위한 소형가전류 사용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에어프라이어와 전자레인지 조리 식품의 인기 비결은 역시 편리성이다. 불로 조리할 때는 조리 상태를 감으로 파악해야 하는데 이들은 제품에 온도와 시간을 세팅하고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이경은 서울여자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에어프라이어와 전자레인지는 요리를 못 하는 사람도 똑같이 시간과 온도를 설정한 후 가동하면 누구나 똑같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고, 열효율이 높아 조리 시간이 짧고, 조리되는 동안 다른 일을 할 수 있어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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