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퇴직연금 수익률은 가입자 하기 나름, 투자 비중 따져봐야

중앙일보 2018.11.03 14:00
[더,오래] 김성일의 퇴직연금 이야기(18)
우리나라의 미래를 어둡게 전망하는 여러 이유 중 하나가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초저출산국이라는 것이다. [중앙포토]

우리나라의 미래를 어둡게 전망하는 여러 이유 중 하나가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초저출산국이라는 것이다. [중앙포토]

우리나라의 미래를 어둡게 전망하는 경제 전문가가 많다. 여러 이유 중 하나가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초저출산국이라는 것이다. 인구 유지에 필요한 합계 출산율은 2.1명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에 턱없이 모자라는 1.2명이 된 것이 벌써 15년이 넘었다. 급기야 그 줄어든 인구가 생산가능인구로 편입되면서 미래에는 시장이 반 토막 날 것이란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세금을 낼 인구가 줄고 세금을 소비할 인구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늘어나니 나라의 미래가 암담해질 수밖에.
 
미래 국가 재정에 필요한 조세 부담액을 시뮬레이션해 본 결과 정부가 증세하면 1인당 세 부담은 2016년 580만원에서 2060년엔 6403만원으로 11배가량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금 7세인 아이는 50세가 되는 시점에 현재 부모가 내는 세금의 16배인 1억2873만원(현재가치 기준)의 세 부담을 지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다고 수출 주도의 경제인 우리나라가 전 세계 국가들이 구매해갈 최상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낼 가능성도 크지 않아 보인다. 어쩌면 최상위 선진국들이 이미 이런 시장을 선점해 버렸는지도 모른다.
 
이런 미래의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도 나름대로 국민연금을 개혁하는 등 노력을 하고 있지만 얼마나 의미가 있을지 답답하기만 하다. 결국 개인은 좀 더 적극적으로 퇴직연금 운용에 나서 노후 재원을 확보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퇴직연금은 가입자 하기 나름이기 때문이다. 운용에서 최소한의 ‘자기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제도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퇴직연금 가입자들 대부분은 자신이 가진 권리를 행사하기는커녕 그 위에서 낮잠을 자는 현실이다.
 
최근 금융투자협회에서 실시한 퇴직연금자산운용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퇴직연금 적립금은 여전히 원리금 보장상품 위주로 운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표1>. 또 은행이 다른 사업자에 비해 원리금 보장상품 비중이 높고, 적립금 액수가 클수록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표1> 상품투자 비중 평균. 퇴직연금 적립금은 여전히 원리금 보장 상품 위주로 운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표 금융투자협회 "퇴직연금, 자산운용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절실", 제작 유솔]

<표1> 상품투자 비중 평균. 퇴직연금 적립금은 여전히 원리금 보장 상품 위주로 운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표 금융투자협회 "퇴직연금, 자산운용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절실", 제작 유솔]

 
근로자 31%, 상품 투자 비중 얼만지 몰라
<표2>를 보면 상품투자비중 미인지 고객이 31%에 이르고, 원리금 보장상품 70%를 넘은 가입자가 40%에 육박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퇴직연금 가입자의 자산운용이 매우 소극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표2> 상품투자 비중별 분포. 표 2는 퇴직연금 가입자의 자산운용이 매우 소극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표 금융투자협회 "퇴직연금, 자산운용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절실" 2018. 07. 16, 제작 유솔]

<표2> 상품투자 비중별 분포. 표 2는 퇴직연금 가입자의 자산운용이 매우 소극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표 금융투자협회 "퇴직연금, 자산운용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절실" 2018. 07. 16, 제작 유솔]

 
반면 이런 결과를 두고 퇴직연금 가입자의 권리 찾기가 안 돼 있다고 보는 걸까. 권리 찾기란 가입자가 퇴직연금 제도의 혜택을 거의 누리지 못한다는 의미다. 퇴직연금제의 가장 강력한 장점은 가입 기간의 비과세 혜택이다. 투자 이익이 비과세됨으로써 적립금을 키워나가도록 한 것이다. 원리금 보장상품 이자나 주식의 배당수익 모두 비과세다.
 
그러므로 이익이 났다면 그만큼 적립금이 커지고 이를 다시 투자해 이익이 나게 운용한다면 이것이 복리 투자 방법이 된다. 물론 당연히 투자는 위험이 따르므로 늘 수익만 올릴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자본시장의 역사가 오래되고 퇴직연금제도의 역사가 깊은 나라는 세계 경제 위기로 순간적인 손실이 났더라도 그리 오래지 않아 회복된 거소 사실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위 <표2>에서 알 수 있듯이 자신의 상품 투자 비중이 얼마인지 모르는 근로자가 무려 30%에 달하고, 적립금 규모가 작은 근로자의 실적배당형 상품 투자비중이 현저히 낮다. 이는 근로자의 퇴직연금 가입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이뤄지고, 관리해 주는 기능도 작동하지 않는다는 간접증거다. 그 기능이란 퇴직연금 가입자 교육과 정부 당국의 적극적인 홍보가 그것이다.
 
퇴직연금 권리 찾기에 나서야
가입자들은 이제라도 우리나라 퇴직연금제도를 노후복지 대비 수단으로 바라보아야 할 때이다. 퇴직연금제도가 제대로 기능하도록 가입자 권리 찾기에 나서야 한다는 이야기다. 누가 나를 위해 무엇을 해 주겠지 하고 기다리지 말고 스스로 권리를 찾는 것 외엔 다른 방도가 없다.
 
김성일 (주)KG제로인 연금연구소장 ksi2821@nate.com
 
관련기사
공유하기
김성일 김성일 한국연금학회 퇴직연금 분과장 필진

[김성일의 퇴직연금 이야기]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로 급속히 고령화하는 나라입니다. 100세 시대를 온전히 살아가려면 자산을 연금화해 오래 쓰도록 해야 합니다. 퇴직연금제를 활용하는 개인이 늘고 있는 건 그래서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 활용도는 낮은 수준입니다. 퇴직연금제는 앞으로 수 년 내 직장인의 가입이 의무화될 뿐 아니라 모든 소득이 있는 사람에게 개방될 전망입니다. 미국에선 우리의 퇴직연금제에 해당하는 401K 도입으로 월급쟁이 연금 부자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노후생활의 안착을 책임질 퇴직연금 활용법을 제시합니다.

Innovation Lab
Branded Content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