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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 소액공모 최대 100억으로 늘린다

중앙일보 2018.11.02 00:02 경제 3면 지면보기
최종구. [뉴시스]

최종구. [뉴시스]

앞으로 중소·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창업기업) 등이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구하기가 보다 쉬워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1일 당정 협의를 거쳐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자본시장 혁신 과제’를 발표했다.
 

금융위, 자본시장 활성화대책
작은 기업 자금 조달 문턱 낮춰
크라우드펀딩은 연 7억 → 15억
개인 전문투자자 요건도 완화

정부는 중소·벤처기업이 은행뿐 아니라 자본시장에서도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 지금은 절차가 까다롭고 규제가 많아 일반공모가 가능한 상장사 외에는 자본시장에서 돈을 조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 금융위에 따르면 중소기업 자금 조달 수단 중 은행 등에서의 대출은 73.4%에 달하지만, 자본시장을 통한 직접금융은 2.2%에 불과하다. 혁신 기업을 많이 만들어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자본시장의 자금이 작은 기업들로 흘러 들어갈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줄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번 대책은 중소·벤처기업이 조달 가능한 자금 규모를 확대하고, 이들에게 돈을 댈 수 있는 잠재적 투자자들의 범위를 넓히는 데 중점을 뒀다. 구체적으로 소액 공모 가능액을 ‘10억원 이하’에서 ‘최대 100억원 이하’로 확대하기로 했다. 소액 공모는 일반 공모와 달리 증권신고서를 내지 않고도 자금을 공모할 수 있는 제도다. 외부감사 보고서를 제출하는 기업은 100억원 이하까지 조달할 수 있고, 그게 아닌 경우에도 30억원 이하까지 조달할 수 있도록 했다. 불특정 다수로부터 십시일반으로 자금을 모집하는 크라우드펀딩도 대상과 금액을 ‘창업 7년 이내 기업에 한해 연간 7억원’에서 ‘모든 중소기업, 연간 15억원’으로 확대했다.
 
자본시장 혁신과제 주요 내용

자본시장 혁신과제 주요 내용

개인 전문투자자 요건도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지금은 ▶금융투자상품 잔고 5억원 이상인 동시에 연 소득 1억원 이상 ▶총자산이 10억원 이상일 때만 자격을 부여했다. 앞으로는 ▶금융투자상품 잔고 5000만원 이상을 1년 이상 유지한 경우 ▶연 소득 1억원 이상인 개인 또는 부부합산 1억5000만원인 가구 ▶주거 중인 주택 제외 순 자산이 5억원 이상인 가구 등의 개인도 전문투자자가 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투자 경험이 있는 금융투자업계 종사자 및 관련 자격증 보유자, 변호사, 회계사 등도 전문투자자로 인정해주기로 했다. 전문투자자 전용 사모펀드에는 SNS 등을 통한 공개 모집 광고도 허용된다.
 
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은 채 자금을 공모한 뒤 증시에 상장하는 투자목적회사인 비상장기업 투자전문회사(BDC)도 등장한다. BDC는 비상장사나 코넥스 상장사에 총자산의 70%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일반 투자자도 BDC의 상장 주식을 매입하면 곧 비상장사 등에 자금을 지원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자본금 요건 완화 등을 통해 중소기업금융 전문 증권사의 출연을 유도하고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증권사의 자율성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자본시장이 중소·벤처기업 등의 자금조달 기능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을 염두에 두고 개편안을 만들었다. 관련 세제를 개편하는 방안도 관계 부처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정훈 금융위 자본시장정책관은 “BDC 등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를 관련 부처와 협의할 계획이다. 또 증시가 양도소득세 강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만큼, 거래세에 대한 논의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고 부연 설명했다.
 
정치권 등에서는 최근의 주가지수 폭락과 관련해 증권거래세 인하 또는 폐지 여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세제 관련 주무부처장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금 단계에서 언급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본시장 발전과 혁신기업 육성을 두루 고민해 고무적인 방향으로 대책을 만든 것 같다. 하지만 아직 세부 내용이 확정되지 않아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진석·이후연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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