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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백혈병 조정위 중재안 조건없이 수용"...전원 보상키로

중앙일보 2018.11.01 17:29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던 노동자가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시작된 ‘반도체 백혈병 분쟁’ 당사자인 삼성전자와 시민단체 반올림이 지난7월 서울 충정로 법무법인 지평에서 중재합의서 서명식을 가졌다. 황상기 반올림 대표, 김지형 중재위원장, 김선식 삼성전자 전무(왼쪽부터)가 서명식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황 대표는 지난 2007년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근무하다 급성백혈병 발병으로 사망한 황유미씨의 아버지다. [중앙포토]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던 노동자가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시작된 ‘반도체 백혈병 분쟁’ 당사자인 삼성전자와 시민단체 반올림이 지난7월 서울 충정로 법무법인 지평에서 중재합의서 서명식을 가졌다. 황상기 반올림 대표, 김지형 중재위원장, 김선식 삼성전자 전무(왼쪽부터)가 서명식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황 대표는 지난 2007년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근무하다 급성백혈병 발병으로 사망한 황유미씨의 아버지다. [중앙포토]

  
 삼성전자가 반도체·LCD 생산라인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에 걸린 피해자에 대해 전원 피해 보상을 하기로 합의했다.

백혈병 최대 1억 5000만원

 
 삼성전자는 1일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이하 반도체분쟁조정위)’이 내놓은 중재안에 대해 “중재안을 만들어준 조정위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조건없이 수용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삼성전자와 백혈병 피해자 대변 시민단체인 '반올림'은 지난 7월 조정위 중재안을 무조건 수용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서둘러 구체적인 이행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발성 경화증, 쇠그렌증후군 등 환경적 요인에 의해 발병한다고 알려진 희귀질환 전체, 유산 및 사산, 선천성 기형 및 소아암 등 자녀 질환 등의 피해자에 대해서도 모두 보상하기로 했다.
 
앞서 반도체분쟁조정위원회는 이날 1984년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의 반도체·LCD 라인에서 1년 이상 일하다 관련된 질병을 얻은 전원을 피해 보상 지원 대상으로 정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중재안을 양측에 통보했다. 
 
중재안에 따르면 지원 대상은 삼성전자 최초의 반도체 양산라인인 기흥사업장의 제1라인이 준공된 1984년 5월 17일 이후 반도체나 LCD라인에서 1년 이상 일한 삼성전자 현직자 및 퇴직자 전원과 사내협력업체 현직자 및 퇴직자 전원이 해당된다. 보상 기간은 1984년 5월 17일부터 오는 2028년 10월 31일까지로 그 이후는 10년 후 별도로 정하기로 했다. 보상 대상이 되는 질병의 범위는 백혈병, 비호지킨림프종, 다발성골수종, 폐암 등 16종의 암이다. 이는 지금까지 반도체나 LCD 관련해 논란이 된 암 중 갑상선암을 제외한 거의 모든 암이 포함된 것이다. 또 희귀암 중 환경성 질환도 모두 포함됐다.
 
보상액은 근무장소, 근속 기간, 질병 중증도 등을 고려해 별도의 독립적인 지원보상위원회에서 산정된다. 백혈병의 경우 최대 1억 5000만원으로 정해졌다. 사산과 유산은 각각 1회당 300만원과 100만원으로 정했다. 반올림 소속 피해자 53명에 대해서는 기존 삼성전자 보상 규정과 이번 중재 판정의 지원 보상안을 모두 적용해 산정한 뒤 유리한 쪽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중재위는 이와 함께 삼성전자의 사과 방식에 대해 대표이사가 반올림 피해자 및 가족을 초청한 가운데 기자회견 등 공개적인 방식으로 사과문을 낭독하라고 권고했다. 이밖에 삼성전자에 대해 전자산업을 비롯한 산업재해 취약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고 중대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500억원의 '산업안전보건 발전기금'을 출연하도록 했다.
 
반도체 분쟁조정위 김지형 위원장은 “근원적인 문제 해결까지는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노동자의 건강권 보장에 한 걸음 더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소회를 남겼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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